새벽에 눈이 떠져 유투브에서 흘러 흘러 노래를 들었다.
그러다 ˝엄마가 딸에게‘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고, 노래를 들으며 멍하니 댓글을 읽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꿈에 안 나오시는 건 다시 태어나셨을 거라 믿는 한 댓글이 그만 날 울렸다.
오열하는 나를 두고 출장 준비를 해야 하는 남편은 ‘괜찮아 괜찮아 괜찮을 거야‘ 고작 그런 위로밖에 못 했고 그것만으로도 기차를 놓칠까 서둘러 길을 나서야 했다.
우리 어머니는 10년이 넘도록 꿈에 안 나타나고 계신다.
나는 무의식에서 어머니를 까맣게 잊고 있는 거냐며 야박한 나를 원망해왔다.
그런데 만의 하나 억의 하나 이 세상에 정말 윤회라는 게 있으면 어떡하지? 울 어머니가 다시 태어나신 거면 어떡하지? 그걸 내가 까맣게 모르고 있는 거라면? 울 어머니는 사랑받고 있을까? 그 와중에 태어난 데가 미얀마라면? 혹은 부모가 상종 못 할 버러지라면? 어쩌지? 내가 뭘 할 수 있지?
망할. 정말 윤회라는 게 있다면 울 어머니는 꼭 금수저 집에서 태어나 오냐오냐 둥기둥기 최고로 사랑받는 존재여야 한다. 우리 어머니가 살아내신 그 고단한 삶은 열배 스무배로 보상받아야 한다. 그미의 마지막 선택조차도 존중받아 더 대우해줘야 한다. 이번 기일에는 무량수전에 가 연등을 달아야겠다. 내가 불교를 안 믿는다고 우리 어머니 홀대하기라도 하면 아미타불 가만 안 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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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20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잘 지내시죠?
오늘은 슬픈 얘기네요. 저는 아직 다행히 어머니가 계시지만 이제 진짜 연세가 많으시니 한번씩 엄마가 없을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울컥해요. 윤회가 있다면 당연히 조선인 어머님은 어딘가 금수저로 태어나셨을거예요. 그래야 공평한거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