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목욕시간이야
제인존슨 지음, 박혜원 옮김 / 세상모든책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목욕시간은 저녁의 하이라이트다.
누나 밥상 옆에 붙어앉아 밥풀을 얻어먹은 거로는 성이 안 차는 해람이가 배고파다고 보채기 시작하면,
부리나케 화장실로 달려가 욕조 물을 맞춰야 한다.
칭얼거리는 해람이를 온갖 생쇼로 달래가며 부리나케 목욕을 시킨 뒤엔 마로 차례.
이젠 제법 혼자 씻는 흉내를 내지만 해람이 분유를 먹인 뒤 내가 머리를 감겨줘야 하고 밑을 씻어줘야 한다.문제는 마로가 머리 감는 것도, 밑 씻는 것도 싫어한다는 것.
조그만 욕실 안에서도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도망 다니는 딸아이랑 실갱이하는 사이,
해람이가 포만감에 잠이 들면 다행이지만, 대개는 화장실 앞에 진을 치고 나오라고 성화이다.
그러니 마로의 물기를 제대로 닦아줄 사이도 없이 해람이 달래기에 여념없고,
물 닦고 로션 바르라는 엄마의 잔소리에도 마로는 온 집안에 물 뚝뚝 떨어뜨리며 제 놀 일에 바쁘다.
간신히 해람이 재운 뒤엔 마로 붙잡아 옷 입히고 양치 시키고 잠자리에 들게 하면,
아수라장이 된 화장실부터 치워야 한다.

그러니 버니의 엄마를 보면 존경심이 든다.
목욕 안 하겠다고 버팅기는 버니에게 화도 안 내고,
다른 토끼 4마리를 한꺼번에 목욕시키는 와중에도 버니와 숨바꼭질 놀이까지 해준다.
간신히 목욕 시키기를 끝냈는데 그제서야 목욕하겠다는 청개구리 버니에게도 부드럽게 웃어준다.
심지어 버니 목욕이 끝난 사이 난장통을 만들어놓은 다른 토끼 4마리에게도 성을 안 내니,
성인군자가 따로 없다고 내가 감탄하는 사이,
마로는 장난꾸러기 아기 토끼와 자기를 동일시하며 흐뭇~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설 2007-05-11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한번에 둘 목욕시키는 거 너무 힘들어요. 저는 그래서 하루씩 건너뛰면서 시키네요. 도저히 힘이 부쳐 안되겠더라구요. 이제 여름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요..

조선인 2007-05-11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고백하면 해람이만 매일 목욕시켜요. 마로는 도망치면 잡을 재간이 없어요.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