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맥루한의 <미디어의 이해>의 인터넷 응용 버전에 해당하는 책.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꾼 건 사실이고 문제는 얼마나, 어떻게냐이다.
2. 조선 태조는 1395년(태조 4) 큰 종을 만들어 전각을 지어 걸어두고 새벽과 저녁마다 종을 울려 시민들의 활동시한을 정해주었다고 한다. 국가가 종을 울려 시간을 알린 우리나라의 역사는 신라시대 혜공왕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반면 서양에서는 중세시대 성당에서 기도시간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종을 치곤 했다. 국가가 시간을 통제하기 시작했는지, 종교가 그랬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유의미하겠다.
물론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건 공공 시계 대신 개인 시계의 범용화가 인간에게 어떤 자율적인 변화를 야기시켰는지이다.
3. 아미시는 기계에 대한 도구주의자 보다 결정주의자의 주장을 지지하는 예시다. 기계가 인간의 생각과 종교관을 바꿀 것이 두려워 아미시는 기계를 멀리 하는 것이다.
4. 뇌구조의 변화가 독서와 집필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저자가 이 책을 쓰는 동안 인터넷의 단절을 택했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대개 독자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인터넷과 단절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책을 읽으며 단상을 책 구석 포스트잍에 끼적이는 대신 북플을 쓰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