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란 무엇인가 - 그레이트북 6
버트란드 러셀 지음 / 그레이트북 / 199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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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작은 중국의 북경대학에서 행한 버트란트 러셀의 철학강의에 기초하고 있다. 즉 러셀의 렉처시리즈를 그 자신이 책으로 직접 편집한 내용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전공자를 위한 철학전문서적이라기 보다는,일반인을 위한 교양서에 가까와 보일 정도로 그 내용이 수월하다. 그렇다고 깊이가 없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책의 전반에서 러셀의 탁월한 철학적 깊이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읽기 쉬우면서도, 깊이를 느끼게 하는 책,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명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모든 내용이 내 구미에 맞는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물론 그것은 러셀의 오류라기 보다는 내자신의 사색과 소양의 깊이가 너무도 부족하기 때문에서이리라. 그럼에도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비판을 위한 논리전개에서 다소 납득이 가지 않고 불분명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이다. 철학은 수학적 인문학이라 할 정도로 엄밀하고 체계적인 학문이지만, 비판에 관한 러셀의 논리전개에 있어서는 다소 불연속적인 단절성이 나타나고 있다.

방법적 회의에 의해, 사색하는 자신의 존재성을 발견한 데카르트이래, 철학이 자신의 존재성과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엄밀성을 납득시킬 정도로 더이상 전진하지 못해서 일까? 아니면 철학을 즐기려는 일반인들을 위해 깊이있는 분석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탓일까? 비록 자신의 존재성과 세계와의 연결고리에 대해 명확한 해결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이 책은 철학을 이해하는데 있어 어떤 다른 책보다도 수월하고 명료하며 깊이 있는 명저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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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대왕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20
피에르 브리앙 지음 / 시공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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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말 감동적인 서사시임에 틀림없다. 알렉산더대왕에 대한 역사적 기록들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기 보다, 파편화된 흔적으로 유럽전역과 서아시아의 이곳 저곳에 걸쳐 흩어져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흔적들의 어느 한 조각까지도 버리지 않고 주어담아, 완벽하게 재조립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삽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자료와 회화 조각 등은 그러한 사실들에 대해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물론 그러한 자료들마저 알렉산더의 생존기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가 죽은 훨씬 이후에 만들어진 작품들이란 점에서 더욱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그러나 광범한 대륙의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알렉산더 관련자료 및 관련작품의 분포상황은 충격적으로 와 닿기에 충분하다. 그것이야말로 그의 정복활동의 부정할 수 없는 흔적이기 때문이다. 알렉산더에 의해 전파된 헬레니즘문화가 인도에서 간다라 양식과 결합하여, 석굴암과 같은 동방불교예술의 기원이 되었다는 점은 세계공동체에 대한 일종의 자부심과 역사에 대한 무한한 경외심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역사적 경외심을 초래한 기원들에 대해 추적하고 있다. 또한 퍼즐맞추기 식으로 전개되는 알렉산더의 일대기에 대한 추적은 역사에 대한 또다른 묘미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비록 이 저작의 사실여부에 대해서는 그 어느누구도 알 수 없지만, 퍼즐맞추기를 통해 점점 사실에 접근해 간다는 자체가 우리를 더욱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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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개론 - 새론서원 105
이상신 지음 / 신서원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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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은 '역사'에 대해 단지 '과거에 있었던 사실'이나 '흥미있는 이야기거리'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한 인식이 어느 정도 부합될런지 몰라도, 역사학은 다른 인문학 대표적으로 철학과 마찬가지로 엄밀한 학문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역사연구의 기본은 100% '자료에 근거해서' 논리를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자료에 근거해 실증적으로 사실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논리는 정말 단순하기 그지없지만, 역사학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사료를 해석하고 비판하는 방식이라든지, 역사서술의 여러가지 형식들이라든지, 역사인식이론이라든지, 역사의 개념에 대한 규정이라든지, 역사의 시대구분이라든지 그어느 것 하나 단순하지 않고,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철학처럼 복잡하고 깊이 있는 학문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가들은 역사학에 대한 입문서 개론서들을 학자로서의 말년에 쓰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고매한 학문적 축적과 성과를 바탕으로 자신이 축적한 역사의 이론들을 정리할 때, 그것은 역사에 대한 훌륭한 철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H.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가 바로 그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이상신교수 역시 학자로서의 말년에 이 연구서를 집필하였다. 오랜 기간 서양사학을 연구해오셨다는 경륜이 느껴질 정도로 이 책은 깊이 있는 이론서임에 틀림없다. 특히 역사인식이론편이나 역사사상을 다루고 있는 편은, 역사와 철학이 접목하고 있는 부분처럼 이해되기도 한다. 물론 일반인들에게 있어 이 책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소지가 있다. 그러나 역사학에 입문하려는 사람들, 지적 갈증에 메말라 있는 사람에게는 훌륭한 갈증해소제가 될 수 잇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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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의 시대: 20세기 역사 -상 까치글방 130
에릭 홉스봄 지음 / 까치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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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에릭 홉스봄'은 국내에서도 꽤 잘 알려진 역사학자이다. 그가 집필한 역사책은 출간 족족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특히 근대이후의 역사를 시리즈물로서, 시대별로 구분하여 서술한 책들로 유명하다. '혁명의 시대' '제국의 시대' '자본의 시대'에 이어 시리즈물의 마지막작품으로, 20세기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이 바로 '극단의 시대'이다.

이 저작은 20세기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 즉 1.2차 세계대전, 유럽을 붉게 물들였던 사회주의운동, 사회주의운동의 일환으로 2차 세계대전의 파시즘기에 전개되었던 레지스탕스운동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또한 세계대전 이후 서구 특히 미국의 호황을 설명하고 분석하면서 '황금의 시대'로 간주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이 외에도 이 책은 20세기에 일어났던 중요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 어느 것도 간과하지 않을 만큼 폭넓으면서도 심도가 있다.

그러나 '극단의 시대'가 홉스봄의 다른 시리즈물과 대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자신이 살아온 시대의 기록이라는 점이다. 역사가는 모름지기 멀리 떨어진 숲을 바라보며 거시적인 윤곽을 스케치하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홉스봄에게 있어 '극단의 시대' 이전의 작품들이 모두 거기에 해당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거시적인 숲의 윤곽이라기 보다는, 직접 숲속에 들어가 나무의 자세한 모습까지도 구체적으로 생동감있게 묘사하고 있다. 자신이 살아온 시대를 분석하고 연구하고 해석하는 학자들은 그 시기를 어떤 시대로 상정해야 할지 큰 혼동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생동감있는 자신의 삶의 한 부분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흥분을 느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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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전후의 현대사 - 일월총서 14
부루스 커밍스 / 일월서각 / 198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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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반도의 분단과정에 대해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방공간을 서술한 기존의 역사서적은 반공주의적 시각에 치우친 경향이 농후한데, 이 책은 균형잡힌 시각에서 해내외 학자들의 연구성과를 게재하고 있다.

내용구성면에서도 분단의 세계사적 배경과 분단의 경과 그리고 분단의 고착화과정으로 구분하여, 남북분단에 대한 총체상들을 체계적으로 접근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는 브루스커밍스의 '한국의 해방과 미국정책'과 와다하루끼의 '소련의 대북한정책'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커밍스는 한국전쟁의 근본원인을 소련의 팽창정책에서 구하였던 기존 사학계의 전통주의적 해석에 도전, 수정주의논리로서 미국의 대한정책을 한반도분단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진단한 바 있다. 와다하루끼 역시 북한에 대해 실증적인 연구와 업적을 많이 낸 일본인 학자로 유명하다. 특히 그는 김일성연구에 있어 걸출한 성과를 낸 바 있다. 이들의 논문은 주로 80년대에 발표되어 한국역사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바 있는데, 이 책에 게재된 수 편의 논문 역시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수작들임에 틀림없다.

또한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한국현대역사의 귀중한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다. 분단의 근원을 추적하고자하며 이에 관심있어하는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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