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광복회 운동사
장덕순 / 지양사 / 198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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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기의 독립운동단체하면 쉽게 떠오르는 것은 신민회 신간회 애국단 의열단 흥사단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단체들은 민족주의계열의 지도아래 있었거나 직간접적으로 우익계열과 연관되어 있었기 때문에 독립운동의 주류로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바로 현재의 중고등학교 국사교육에 있어 사회주의계열의 독립운동부분이 거의 배제되어 있는 이상, 이러한 민족주의 계열단체의 독점현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일제시기 사회주의진영의 단체에서도 활발한 독립운동이 전개되었을까? 만약 존재했다면 어째서 국사교육의 범주에서 그러한 사실이 제외될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문제는 중요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의문에 대해 실마리를 풀어주고 있다. 함경북도 지방에서 활발히 활동한 좌익계열의 비밀결사체, 이름조차 생소한 조국광복회의 활약상에 대해 베일을 벗겨내고 있다. 조국광복회는 만주에서 유격투쟁을 전개하던 좌파세력과 연계돼 활동했던 민간비밀 결사로서 보천보전투를 통해 널리 이름을 떨친바 있다. 그 이후 혜산사건으로 말미암아 단체원 약 800여명이 검거되기에 이르면서 조직이 와해되기에 이른다. 단체의 규모나 활약 등 좌익계열의 독립운동 현황에 대해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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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주은래
소숙양 / 녹두 / 199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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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레닌주의적 혁명을 지향한 지도자들 중에서 주은래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도 드물 것이다. 그것은 혁명의 성공이후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일당 독재를 향해 과거의 혁명적 열정을 방치해버렸던 것과 달리, 주은래는 죽는 순간까지도 그러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은 소수의 인물중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혁명의 성공 이후에도, 볼리비아의 열대림속으로 뛰어들어 거기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쿠바의 혁명영웅 체게바라가 주은래와 마찬가지로 대중과 영원히 함께 한 지도자였다.

모택동 주덕과 함께 늘 중국혁명의 중심에 있었던 주은래는 20년대의 혁명운동과 34년부터 시작된 25000리의 대장정 등을 마친 후, 1949년 혁명의 성공과 함께 정계에 화려하게 복귀하지만 문화대혁명의 혼란속에서 정적들의 집중 포화를 받으며 위기에 처하게 된다. 강청을 위시한 4인방은 권력을 잡기 위해 주은래와 등소평을 집중 공략하지만, 늘상 인민을 이익을 위해 일하며 정략적인 음모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의 품성은 천하가 다 알고 있었고 모택동과 인민들 역시 결국엔 그의 손을 들어 주었다. 중국의 개방과 개혁을 모색함과 동시 외교전략의 전기가 된 모택동과 닉슨의 핑퐁외교 역시 그의 위대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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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양장) - 백범 김구 자서전
김구 지음 / 돌베개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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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분단이후 통일을 위해 헌신했던 민족지도자들중 우익계의 인물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대표적인 인물은 단연 백범 김구이다. 물론 김규식도 있지만 엄밀히 말해 그는 중도계열에 속했던 지도자임에 틀림없다. 그 외의 통일지향적 인물로는 대체로 중도좌익계나 좌익계의 인물들을 거론할 수 있을 정도로 우익계의 역사관은 너무도 척박한 편이었는데, 이것은 반공이데올로기를 신조로 삼은 우익계열의 분단지향적이고 패권지향적인 정치의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우익의 거두로서 김구선생이 역사의 후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은 대체로 이러한 사정에 기인하고 있었다.

백범은 우직하고 신념이 강한 정치가로서 누구보다도 민족의 독립과 통일을 갈구했지만, 해방과 함께 귀국한 이래 그의 정치역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모스크바삼상회의의 결정을 반대하는 등 반탁의 선두에 서서 국제열강과의 협상을 단호히 거부했으며 이런 경력으로 말미암아 좌익계열에서는 극우반동세력으로 인식했고, 미국측에서 역시 호의적인 감정으로 바라보려하지 않았다. 미국이 그에게 씌운 또다른 애칭은 '테러리스트'라는 꼬리표였다. 상해에서의 독립운동시 여러 의거들을 주도한 바 있었고 또 해방 이후에도 우익단체를 규합하는 등 의심을 살만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행적은 통일을 지향하는 현재의 역사관에 있어 다소 부정적인가로 귀결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는 위대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자신의 이러한 행위가 남북통일에 걸림돌이란 사실을 깨달은 이래, 줄곧 통일운동의 선봉에 서서 활동했기 때문이었다. 남한은 물론 북한에서도 김구선생의 이러한 행위를 애국적 결단이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극우계열의 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좌익계열에게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죽는 날까지 통일을 지향한 그의 헌신적인 태도에서 였을 것이다. 이 책은 조국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모든 것을 받쳐 싸웠던 한 민족지도자의 자서전으로서 그의 굳건한 신념이 그대로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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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세계문학총서 6
밀란 쿤데라 지음, 김규진 옮김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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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오직 한 번 우리를 스쳐갈 따름이다. 그것은 전혀 반복되지 않을 뿐더러, 리허설도 없기에 그냥 묵묵히 운명처럼 맞이할 뿐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삶에 대해 어떤 준비도, 상세한 계획도 세울 수 없다. 그냥 아무런 느낌없이 삶을 맞이해야만 한다는 생각때문에 우리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해서 그것은 덧없는 세월 속에 묻힐 따름이며, 점점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멀어져 간다. 그렇다면 과연 삶이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것이며, 우리들이야말로 그런 삶을 유지할 숙명에 처한 회의론자들에 불과한 것일까?

결코 그럴 수 없다. 우리는 분명 삶을 회의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허약한 존재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볍게 느껴지는 존재에 대한 회의야말로 그 무엇보다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리허설이 없는 한 번 뿐인 삶, 어떠한 준비도 계획도 세울 수 없는 삶, 그러기에 허공을 가르는 깃털처럼 가볍게만 느껴지는 우리들의 삶과 존재에 대한 의식! 그러나 그것이 가벼워질수록 존재에 대한 회의 역시 우리를 점점 무겁게 짓누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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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퇴의 귀부인 1
웨난 지음, 이익희 옮김 / 일빛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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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고학에 대해 생각해왔던 기존의 느낌은 헐리웃 영화 '인디아나존스'에 영향받은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나의 고고학에 대한 동경은 영화의 신비적 요소와 결부된 동경이었을 뿐, 그것이 고고학의 현실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은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을 읽고나서 나는 고고학이 과연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었고, 고고학에 대해 품어왔던 막연한 동경 역시 나의 정서와 무관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만약 먼 훗날 고고학자가 되어 있다면, 아마도 이 책이 지대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 <마왕퇴의 귀부인>은 중국 남서쪽 장사지역의 고분에서 발굴된 중국 고고학의 기념비적 성과에 대해 다루고 있다. 잘 보존되어 있는 유물과 미이라를 통해 거꾸로 역사적 사실을 역추적해 나가는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보다도 더욱 감동적이었다.

결코 고고학이란 역사학에만 국한된 분야가 아니라 역사학,의학,영상학,지질학,해석학,보존학 등 각종의 분야를 포괄하고 있는 종합학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결코 역사학만으로는 고고학을 지탱해나갈 수 없으며, 각기 제 학문들이 톱니바퀴 돌아가듯 조화를 이루어야만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영화속에서 느꼈던 고고학의 신비는 말그대로 영화에 의해 제조된 것임에 다름 아니엇다. 옛 유물을 발굴해내는 과정이야말로 엄청난 고분을 축조했던 고대의 노예들 못지 않은 노동과 수고를 감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유명한 고고학자 하내의 말을 빌면, 위대한 고고학적 성과란 어떤 스케일의 유적을 발굴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발굴해냈는가의 문제라 한다. 이 점 역시 고고학의 성과와 힘든 노동이 비례하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고학은 유쾌하고 매력적인 학문임에 틀림없다. 수천년 전의 유적을 토대로 과거의 사실을 재현해낼 수 있다는 점이 얼마나 가슴이 뛰고 흥분되게 만드는가?

이 책에 의하면 2000년 이상된 미이라를 해부한 데이터를 토대로 그녀의 사인을 규명하고 있으며, 그녀의 질병이라든지 식생활 자라온 환경까지도 유추해내고 있다. 물론 그러한 유추와 유물들에 의해 얻어진 데이타를 근거로 2000년 전의 역사를 사실과 흡사하게 재현해 낸다. 그 사실은 물론 과거의 사료를 기초로 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론 사료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즉 고고학이야말로 사료의 빈 공간 즉 역사에서 누락돼 왔던 사실들을 메워줄 수 있는 귀중한 역사의 보고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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