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쓴 현대북한의 이해
이종석 지음 / 역사비평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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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북한에 관한 거의 모든 테마를 다루고 있을 정도로 포괄적인 저작이다. 북한에 관한 연구방법론, 수령체계의 정착과정, 해방직후 북한의 국가건설과정,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북한사회의 주도세력인 로동당 건설과정, 로동당의 여러 외곽단체들, 북한사회의 전망과 위기의 분석, 주체사상 등 북한에 관한 핵심적인 관심사들을 소개하고 있다.

물론 너무도 광범한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깊이에 있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핵심적인 부분을 제대로 캐치해낼 정도로 이종석 교수는 이 분야의 대표적 전문가 중 한분이기 때문이다.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에 관한 주제로 석사학위 논문을 통과한 이종석교수는 조선로동당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을 내기까지 북한사에 관한 폭넓은 연구를 해왔고, 이미 나온 기존의 논문들이 그의 탁월성에 대해 입증해주고 있다.

근래들어서는 대북정책관련 티브이 토론회에 자주 등장하며,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등 남북관계개선에 대해 심혈을 쏟아오고 있다. 이러한 경륜이야말로 그의 학문적 깊이와 탁월한 통찰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책은 왜 우리가 앞으로도 햇볕정책을 고수해야만하며, 그 외의 어떤 대안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있고 광범한 논리전개를 통해 시사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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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 1 - 결정과 발발 나남신서 477
박명림 지음 / 나남출판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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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은 풀리지않고 있는 수많은 수수께끼들을 가진 전쟁중의 하나이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였던 '남침인가 북침인가'의 문제 역시 오랜 논쟁거리가 되어 왔다. 사실 전쟁직전까지만 해도 38선에서의 양군충돌은 늘 지속되는 일상사의 하나였다고 한다. 때문에 비록 국부적인 전투였다 할지라도 남한에서 선제공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는데, 어느 학자에 의하면 남한측에서 먼저 옹진반도를 공격함으로써 6.25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주장을 한 개진한 바 있다. 물론 그것은 사실이 아님이 이 책에 의해 밝혀지고 있지만, 모든 책임을 북측에 떠넘길 수도 없는 일이다. 6.25가 북한 최고 지도자의 순간적 충동과 그의 결정 및 명령으로 단순하게 일어난 사건은 분명아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너무도 많은 사연이 얽혀 있었다. 통일을 지향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간의 알력이 존재했으며, 또한 이들에 의해 국가수립상의 정통성논쟁이 늘상 개입하는 실정이었다. 불행하게도 전쟁이후의 남한역사는 이러한 진실을 회피하고, 6.25를 단순히 북한의 적화욕과 소련의 팽창정책이 맞아 떨어진 전쟁으로 단순화시키는 오류를 범해 왔다. 이러한 감정적인 대응방식과 접근방식은 도저히 납득이 불가능한 것이었으며, 따라서 일부 사람들은 북한이 남침했다는 견해에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해 왔다.

북한이 남침했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역사적 진실에 의해 이성적으로 한국전쟁에 접근하려는 방식보다, 반공주의적 시각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내몰면서 감정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아이러니컬하게도 남침에 대한 오해의 소지는 더욱 커지게 되었다. 적어도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 상당수의 지식인들과 반체제인사들이 그렇게 믿고 있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역사적 접근 방식을 단호히 거부하고 이성적으로 한국전쟁의 진실을 파헤치고 있다. 6.25가 일어나기 전 북한의 최고 지도층 차원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고, 내부적 결정이 이루어진 후 김일성과 모택동 그리고 스탈린간의 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내려지는가에 대해 저자는 치밀한 추적을 거듭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옹진반도를 남측에서 먼저 침략했다는 주장이 허구임을 논증하고 있으며, 6.25가 어떤 과정으로 전개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히 고찰한다. 제2권에서 6.25의 기원에 대해 더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적어도 제1권은 전쟁의 결정과 전개에 대해 탁월한 식견과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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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통계자료집 - 1946.1947.1948년도, 자료총서 13
한림대아시아문제연구소 엮음 / 한림대아시아문화연구소 / 199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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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북한경제동향을 파악하는데 있어, 해방직후의 북한경제상황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인 전제이다. 왜냐하면 북한에서 계획경제체제로의 이행은 47년부터 본격화되었기 때문이다. 47년 인민경제계획 수립을 위해 북한내 경제정보에 관한 각종 지식과 통계의 작성은 필수적인 과제로 대두되고 있었다. 이를 위해 46년 말 북한정부는 인민위원회 산하에 기획국을 설치함과 동시에 이 기관에 북한의 경제통계를 작성할 것을 지시하였다. 기획국에서는 북한의 각종 산업상황 즉 공업 광업 농업 등으로부터 인구 기후 토지 호구 물가 등 경제전반에 이르기 까지 46년 말을 기준으로 각종 통계를 작성하였다. 북한 정부는 47년말 이 통계표를 극비서적으로 출간한 바 있는데, 바로 이 책 '북한경제통계자료집'이 그것이다.

한림대학교의 방선주교수가 당시의 극비서적을 발굴해냄으로써, 이 귀중한 통계집이 세상에 재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해방직후의 경제통계 외에도, 그 통계를 기초로 북한정부가 어떻게 47년 인민경제계획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었는지를 산업전반에 걸쳐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계획경제체제로의 이행과 국가건설의 두가지 목표를 위해 매진하고 있었던, 해방직후 북한정부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둘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런 치밀한 계획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현재북한사회가 경제적으로 낙후된 원인을 찾고자 한다면 그것은 여러 학자들이 지적하다시피 현실사회주의의 계획경제체제가 갖고 있는 구조적 모순에 기인하고 있겠지만, 북한에서 47년 시행된 계획경제체제가 한시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정권의 형성에 관해 연구하려는 학자나, 해방직후 북한의 경제상황을 이해하고 싶은 일반인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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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의 기원 - 일월총서 71
브루스 커밍스 지음, 김자동 옮김 / 일월서각 / 198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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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커밍스의 역작 '한국전쟁의 기원'은 발간이 되자마자 한국의 역사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고 말았다. 그도그럴 것이 소련의 팽창주의정책에 의해 한국전쟁이 발발했다는 기존의 전통주의적 시각을 완전히 거부하고, 한국전쟁의 원인을 전혀 상반된 시각에서 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같은 전통주의적 시각은 반공주의외에는 어떤 대안도 없던 극도의 이데올로기적 대립 속에서 산생된 역사의 비극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커밍스는 과감히 그 틀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쳤고, 드디어 그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커밍스에 의하면 소련의 팽창주의정책보다도 미국의 대한반도정책이 남북분단과 한국전쟁의 더 직접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수정주의로 잘 알려진 커밍스의 이론은 급속히 확산되어 이제는 하나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거기에는 소련의 팽창주의에서 한국전쟁의 원인을 규명하던 전통주의적 견해가 급속히 위축된 데에도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커밍스의 탁월한 통찰력에 힘입은바 크다.

미국 역시 반공적 메카시즘의 망령이 학계의 분위기를 옥죄고 있던 현실속에서 진보적인 사관의 등장이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 물론 한국전쟁과 남북분단의 역사를 왜곡할 수밖에 없었던 남한의 현실보다는 그래도 양호한 편이었지만, 미국사학계의 분위기 역시 반공주의에 매몰되있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서대숙이라든지 로버트 스칼라피노 교수가 당시의 관점에서는 북한역사에 대한 진보적 논문을 발표했다해도, 그것 역시 어디까지나 반공적 관점에 입각하고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세월히 흐르고 80년대에 접어들면서 커밍스라는 뛰어난 통찰력의 역사학자가 등장했고, 그의 논문은 일약 한국전쟁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을 초래하는데 절대적인 기여를 했던 것이다. 지금은 물론 한국전쟁에 대한 수정주의적 이론이 너무도 일반화되어 식상감마저 들기도 하지만, 마치 현대에는 너무도 보편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당시에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도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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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 시공 로고스 총서 12 시공 로고스 총서 12
제러미 번스틴 지음, 서창렬 옮김 / 시공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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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 모든 것이 놀라움 투성이였다. 특허청에서 근무하는 청년이 어떻게 그토록 위대한 논문을 써낼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 첫번 째 의문이었다. 사실 정규대학원생의 신분으로서 논문 한편 내는 것도 어려운데, 틈틈히 취미생활로 해온 연구논문이 세상의 모든 것을 뒤바꾸어버렸다니 이보다 더 놀라운 일이 어디있겠는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인슈타인이 정규대학과정을 다니면서 현대물리학의 흐름을 잘 파악했더라면, 그러한 논문은 나올 수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왜냐하면 아인슈타인의 논문주제는 당시 물리학계의 유행에서 한참이나 뒤쳐진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요즘의 우리나라 학계만 살피더라도, 학문연구 주제면에 있어 굉장히 유행에 민감한 편이라 한다. 그러나 아인쉬타인과도 같이 자기가 고수하는 길을 끊임없이 밀어붙인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두번 째의 놀라움은 시간과 공간을 하나로 결합시켰던 그의 천재성에 있었다. 사실 시간과 공간에 관한 주제는 고대철학자들의 단골 연구메뉴였을 정도로 그 연원이 깊은 편이다. 물론 근대에 와서도 헤겔 등과 같은 철학자들이 형이상학적 관점에서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이 고심했었다. 그러나 단지 사유만에 의한 해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간단한 수학적 공식에 의해 누구라도 이해하기 쉽게 이론으로 정립한 바 있다.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특수상대성이론'이다. 시간과 공간은 별개의 것이라는 기존의 관념은 완전히 깨지고, 그제서야 시간과 공간이 완전히 연계된 것임을 사람들은 확신하게 되었다. 따라서 시간여행의 가능성이라든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주제들이 이 이론에 근거하여 발전하게 되었다. 세계관을 뒤바꾼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그야말로 21세기의 가장 위대한 존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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