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는 예전에 사 두었지만 어제 잡았습니다.
침대에 누워 베갯머리에서 몇 장 읽다 자려고 했는데
오히려 몇 장 읽다가 벌떡 일어나서 앉아서 읽었어요.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전공이 다른 일본 남자애가 있었는데
한국어-일어를 연습할 파트너를 찾더군요.
일어-영어도 아니고 한국어-영어도 아니고 미국에서 왜 한국어-일어를 찾는거지 했었는데
만나서 얘기를 하다가 주섬주섬 여권을 꺼내 보여주는데 낯익은 대한민국 여권이더라 이겁니다.
그 남자애는 한국말을 아버지 어머니 정도밖에 못했거든요. 듣기는 약간 나았지만.
평생 일본에서 살고서도 한국 여권을 가지고 다니고,
또 한국 여권을 가지고 다니면서도 한국말 한마디를 못하는 그 처지가 참 기가 막혔지요.
아버지도 한일 관계 논평위원을 하신다면서, 국제관계 공부를 해서 자기도 꼭 그런 일을 하고 싶다더군요.
그러기 위해 한국말을 꼭 배우고 싶다면서...
결국 몇번 가르쳐주다가 제 코가 석자가 되어 -_-;; 바빠서 도저히 시간을 못 내겠다고 했더니
어찌나 안타까워하면서 심지어 시간당 돈을 주겠다고까지 하는 것을;;;
팔짝 뛰면서 그런거 아니라고, 내 공부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다고
어쩔 수 없이 거절해야만 했는데 참 미안했더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주일에 몇 시간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매몰차게 그랬는지..
시간보다도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던 때였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참..그 아이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이 책이 더욱 마음에 와 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