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멘은 이제까지의 다른 오페라 주인공들이 보여주던 순수하고 지고한 사랑과는 아주 다른 식의 사랑을 하는 여자다. 카르멘은 절대로 '사랑은 식었지만 이놈의 정 떄문에' 상대와 지겨운 만남을 지속시키는 법이 없다. '죽은 뒤에라도 영원히 그래만을 사랑해요' 라는 낭만적인 사랑의 유형을 유감없이 깨뜨리는 오페라의 혁명녀 카르멘은 이렇게 뜨거움과 냉혹함을 동시에 갖춘 여자다. 이 오페라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다. 희생? 남자들이여. 꿈도 꾸지 말지어다.'-53쪽
오페라 <카르멘>에서 작곡가 비제는 남녀의 사랑을 아름다운 색깔로 칠하지 않고 일부러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드러낸다. 원래 남녀의 사랑이란 그렇게 지고지순한 것이 아니고, 떄로는 야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그는 말하려 한다. 열정을 불사르다가도 금방이라도 냉정하게 상대방을 거부할 수 있는 사랑, 이것이 비제가 그리려한 사랑의 모습니다.-78쪽
여인들이여. 그대라면 사랑을 가지고 장난을 친 남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남자들이여, 그대라면 나를 버리고 친구의 품에 안긴 여인을 용서할 수 있을까? 이들이 지금 새로운 파트너에게 갖고 있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모차르트는 과연 천재다. 200년 전 사람이 어떻게 이처럼 복잡미묘한 사랑의 감정들을 알았을까.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이처럼 완벽하게 음악으로 표현하였을까?-111쪽
이들이 연애학교에서 얻게 되는 교훈은 이런 것이다. 사랑은 소중하게 다뤄야지 잘못하면 깨진다는 것. 그러니 함부로 사랑을 시험하지 말라는 것.-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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