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나코양을 그리워하면서 특별히 좋아하는 나나코 드라마를 몇 개 다시 보고 있는데  
물론 야마토나데시코가 최고지만 이 100년 이야기(百年の物語)도 개인적으로 아주 기억에 남는 드라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보통 드라마랑은 달리 TBS 창사특집(?)으로 3일 연속 방영했던 드라마인데,
각각 증조할머니, 할머니, 손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3편 모두 나나코가 주연을 했었던
그야말로 나나코 파워로 밀고 나간 드라마...
물론 상대역도 각각 하라다 류지, 오오사와 다카오, 와타베 아츠로로 실력파들만 모아놓았고,
1편의 구라키 히토미, 이즈미 핀코, 2편의 비토 다케시 등등 매편 조연으로 등장하는 배우도 정말 호화진.
 
요새 같아서는 이런 기획도 불가능에 가깝고 이렇게 원톱으로 세울 여배우도 없다... 
아니 남배우라고 해도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는...-_- (요즘 일본드라마 심각 -_-)  

우쨌든 3부작 드라마 중에 우익 드라마(?)라는 욕을 먹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가장 임팩트가 적었던
(이라기보다 동생으로 나오는 녀석이 너무 짜증나서 -_-) 2편을 제외하고 1편과 3편은 그야말로 전설에 가까운데,
우리나라는 아마도 와타베 아츠로의 명연기가 빛난 3편이 단연 인지도가 높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배우는 그냥 발연기만 아니고 멋있으면 장땡 ;; 주의라서 누가 연기를 잘하고 이런 건 별 생각 없이 보는 편인데
3편에서 와타베 아츠로의 연기는 그야말로 레전더리. 오히려 원톱인 나나코가 묻히는 경향이 ㅡㅡ;;;
그러고보면 1편과 3편의 연결고리가 탄탄한 데 비해 2편은 약간 외전에 가깝고...그래서 더욱 존재감 부족;;;
물론 세 편 중에서 유일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이 3편이라는 것도 한 몫 하겠고...
 

    

그러나!!!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깊게 본 것은 바로 1편...!
신분 차이로 이루어질 수 없는 러브스토리에 광분하는 나의 취향에 꼭 들어맞았기도 하고...
극본 역시 명불허전 하시다 스가코(橋田壽賀子).
우리나라에는 아마도 '오싱'의 극본가로 알려져 있을텐데, 한마디로 일본의 김수현? -_-;;
아니, 그 이상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 강력한 할머니.
3편 중 하시다 스가코가 각본은 맡은 건 이 1편뿐이고, 오싱에서도 잘 보여주었듯이 눈물 짜내는 능력이 ㅎㄷㄷ하다...ㅠㅠ

지주의 딸과 소작농의 아들 사이의 가슴아픈 사랑, 그리고 정략 결혼, 관동 대지진, 전쟁 등을 둘러싸고
연결될 듯 연결될 듯 하면서 자꾸 엇나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인데 
방영 당시(아마도 2000년 9월로 기억) 나는 이 드라마를 생방으로 사수하면서 
진짜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많이 울어본 기억이 없을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이불 붙들고 울었는데 완전히 다 젖어서 그 이불을 덮을 수 없을 정도였으니...ㅠㅠ  

(여기부터 다소 스포;;)
 
특히 대성통곡을 한 부분이 바로 요 캡쳐 부분...
아들의 전사 소식을 듣고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던 소작농 어머니가 아들이 그렸던 지주의 딸 초상화를 보며 
'아들이 아무리 사랑해도 손이 닿지 않는 사람이었다'며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는 그야말로 온 방안을 굴러다니며 엉엉 울어댔다.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도 잘 우는 나지만 지금까지도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그만큼 눈물을 흘려본 적은 없는 듯...

이 드라마가 더욱 신기한 이유는, 당시 일어를 거의 못했는데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는 것. 
특히 이 1편은 시대적 배경 상 고어까지는 아니더라도 요즘 잘 쓰지 않는 말들이 많이 나오고
설상가상으로 남주인공과 그 어머니가 강력한 -_- 사투리를 구사하는 바람에 지금 보아도 응? 하는 부분이 가끔 있는데 
뭘 어떻게 알아들어서 그렇게 감정이입을 했는지...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주제가 'Only Love'도 기가막히게 어울렸다...

어제 1편을 슉슉 잠깐 돌려보면서 울었던 부분에서 또 울고 또 울고...
나에게는 100번 보고 100번 울라는 의미에서 100년의 이야기인 듯 하다..




 

동영상이 다 3편밖에 없네 ㅠㅠ 다들 3편만 광분하는 듯 흑흑흑  
3편도 재미있지만 1편이 더 가슴아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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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09-03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 방안을 굴러다니며 울어댔다. 는 얘기에 하하. 웃으면서 왜! 왜!!!!! 저는 눈물을 줄줄 ;;;;
이 드라마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나나코 양은 도대체 누군가. 하는 수준인 주제에 이렇게 징징 울 수 있는 건 바로 키티님의 글의 힘 때문이겠죠. ㅠ_ㅠ

그렇지만 저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은 너무 슬퍼서 싫어요. 이 세상의 연인들은 모두 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ㅠ_ㅠ; (왜 또 울고 있는 건지;;;)

그렇지만, 그렇지만, 배우는 발연기만 아니면 되고, 멋있으면 장땡. 이라는 키티님의 의견에는 완전 공감. -_-;;;;;

Kitty 2010-09-06 06:36   좋아요 0 | URL
어흑 달밤님 이 드라마 정말 슬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나코양은 2000년대 초반에 날렸던 여배우랍니다 결혼하고 나서는 TV에 잘 안나오게 되어버렸어요 ㅠㅠ
저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너무 싫어요 그래서 해피엔딩 좋아라합니다!!
다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도 결국에는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보는데
배신당하면 눙무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