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다빈치 코드의 프리퀄이라는 천사와 악마를 보고 왔습니다
원래 이런 영화 전혀 취향 아니고 댄 브라운 책도 읽은 적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빈치 코드 책, 영화 모두 보지 않았고 앞으로도 볼 계획 없음;)
오늘 빠지기가 힘든 자리라 얼떨결에 가서 보았는데 이거 생각보다 재밌네요 ^^;;;
이번주에 개봉한터라 표가 없어서 밤 10시걸 보는 바람에 보다 졸지 않나 좀 걱정했는데
이건 뭐 시작하자마자 미친듯이 달리는 통에 졸기는 커녕 바들바들 떨며 눈을 땡그랗게 뜨고 봤습니다 ㅋㅋㅋㅋ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마시고, 그냥 블럭버스터 오락 영화라고 보시면 후회안하실거에요.
개봉 전부터 종교계에서 말이 많았다 어쩌구 하는데, 뭐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ㅋㅋ
좀 끔찍한 장면이 많은데, 여자분들은 아악~ 하면서 얼굴을 묻을 옆지기나 남자친구를 데려가시거나
아니면 가디건이라도 가져가서 가리시면 됩니다 ㅋㅋㅋ
러닝타임 2시간이 훌쩍 넘는데, 진짜 과장 아니고 시간 볼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어요.
원작을 안읽은터라 더 재미있게 본 것 같아요. 마지막에 반전(?)이라면 반전이 몇 번 있거든요.
좀 예상이 된 반전이긴 하지만...;;
일행 중에 원작을 읽은 사람이 있었는데 책보다 영화를 훨씬 더 잘 만든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건 그렇고, 영화를 보면서 계속 생각한건데,
얼마전에 보았던 사이먼 샤마의 파워 오브 아트!!!!!!! 특히 베르니니편!!! 역시 최고에요.
수수께끼를 푸는데 베르니니 작품이 아주 큰 역할을 하거든요. 그 중에서도 이 <성 테레사의 엑스터시>가 제대로 나오죠.
이 영화 보면서 베르니니편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아 진짜 파워 오브 아트는 명작 중 명작이에요. 여기서 다시 한 번 DVD 장사 해봅니다. ㅎㅎ
여기에 featuring된 8명의 예술가의 작품들은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접하게 되든,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시선, 새로운 감동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이 영화는 블럭버스터의 탈을 쓴 로마 관광 홍보물이랍니다 -_-b
첫장면에 나오는 시스티나 채플부터 판테온, 산타 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그리고 카톨릭 이야기니 당연히 바티칸의 세인트 피터스 성당,그리고 역시 베르니니의 광장...
아무래도 베르니니 보러 로마를 한 번 가줘야 할 것 같아요 ㅠㅠ
그냥 길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발에 막 채이는 베르니니 분수들 ㅠㅠㅠ
마지막에 로마에 갔던게...그러고보니 엄마랑 같이 갔던...거의 10년전? -_-;;
둘 다 로마 초행길이 아니어서 바티칸은 건너뛰기로 하고 그날 저녁 베네치아로 넘어가려고 기차 예약까지 했는데
아이스크림집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갑자기 엄마가 바티칸 성당을 꼭 다시 가고싶다는 겁니다;;
아놔 엄마 이제와서 그럼 어떡하냐고요 ㅠㅠ
시계를 보니 허거걱...5시가 훌쩍 넘었고 (당시 가이드북에 6시까지라고 되어있었음)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을 간 후 지하철역 출구부터 미친듯이 뛰어서 바티칸 성당 입구에 도착하니 5시 50분 -_-
아슬아슬하게 세이프로 들어갔는데, 문닫는 시간은 6시까지가 맞지만 일단 입장만 하면 내쫓지는 않는다고 하더군요.
몇백 미터 이상을 전속력으로 뛰어온 터라 너무 힘들어서 잠시 땅바닥에 주저앉아서 정신을 차린 다음
성당 내부를 둘러보니 미친 모녀처럼;; 뛰어오기는 했어도 역시 다시 오길 잘했다 하며 감동적으로 본 기억이 있네요.
그 때 저야 젊었으니(?) 기운차게 뛰었지만 엄마도 절대 뒤쳐지지 않고 쫓아오신거 보면 역시 신앙의 힘은 위대한거 같아요 ㅋ
그러고보니 엄마 돌아다니시는거 불편하지 않으신 동안 다시 한 번 꼭 모시고 가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쩝.
(아빠는 여행을 싫어하셔서 저희집은 항상 모녀여행단 ㅠㅠ)
그나저나 영화 얘기로 시작했다가 삼천포로 빠져 놀러가야겠다는 결론이 나는건 역시 주말이라서 그런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