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음식을 참 좋아하는 편인데다 미국에는 워낙 멕시코 음식점이 많아서 자주 먹게 되는데
아무래도 미국식으로 개량(?)된 멕시코 음식이다보니 진짜 멕시코 음식은 어떨까 궁금했었던 차.

소깔로 구경을 마치고 아픈 다리도 쉴 겸 식당을 찾아나섰다.
Cinco de Mayo (5월 5일) 거리에 가이드북에 소개된 식당이 몇 개 있어서 그쪽으로 향했다.
멕시코시티에는 이렇게 날짜 이름이 붙은 거리가 많은게 특징이다.
나중에 멕시코 사람에게 왜 날짜를 거리 이름으로 쓰냐고, 무슨 날이길래 그러냐고 물어보았더니
멕시코 역사상 중요한 날이나 기념일을 거리 이름으로 붙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식으로 말하면 광화문로를 8월 15일로라고 부르는 셈이라고나 할까 ㅋㅋ

가이드북에 추천된 식당 Cafe popular가 보이길래 가까이 다가갔더니 허거걱 20명쯤 줄을 서있다.
이게 뭐야 -_-;; 하면서 두리번거렸는데 아무래도 밥먹는 줄이 맞는 듯 싶다.
그래서 맨 꽁다리에 가서 쭈볏쭈볏 줄을 섰다. ㅠㅠ
내 앞에 선 아저씨가 나를 아래위로 흝어보더니 뭐라뭐라 말을 하는데 말이 너무 빨라서 잘 알아듣기가 힘들다 흑
한 5분쯤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총을 받으며 줄을 서다가 도저히 너무 힘들고 덥고 지쳐서 포기하고
다른 식당 Cafe blanco를 찾아 나섰다. 다행히 거기에는 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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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자체는 굉장히 캐주얼한 분위기인데 종업원은 모두 영국 집사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_-;
카운터에 앉아서 메뉴를 보고 있는데 아저씨가 대뜸 빵을 내와서 깜짝 놀랐다. 기본으로 주는 빵인 것 같았다.
크래커같은 과자 두 봉지와 같이 쟁반에 담겨있었는데 인심도 좋다 ㅋㅋ
(나중에 먹어봤지만 퍽퍽한 맨빵이라 맛은 없었다 -_-)

메뉴를 들고 약 10분간을 고민고민한 끝에 Taco de pollo (치킨 타코)를 시켰다. 값은 약 5불.
도대체 뭐가 나올지 두근두근하며 기다리던 내 앞에 아저씨가 놓고간 것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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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지 ㅠㅠ
뭐 싸먹을 건덕지도 없이 둘둘 말아가지고 나왔고,
치킨은 타코 안에 들어있다고 쳐도 토마토 살사 뭐 이런건 다 생략?
딸랑 과카몰레 하나 나오고 위에 얹은 흰 것의 정체는 뭐임? 치즈냐??

잠시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다가 용기를 내서 타코를 하나 들고 과카몰레에 찍어서 양배추랑 같이 먹어보았다.

헉!!!!!!!!!! 맛있다!!!!!!!

치킨은 타코 속에 말아서 살짝 튀겼고, 과카몰레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아보카도 살사였다.
새콤하고 고소한 아보카도 살사는 치킨 타코와 완전 환상의 찰떡궁합!
허겁지겁 타코 세 뭉치를 눈깜짝할 사이에 먹어버리고
접시 바닥에 남아있는 살사를 긁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와 진짜 맛있다~~ 이게 본고장 타코의 맛이군!
감격에 배를 두드리며 숙소로 둘아오는 길은 즐거웠다.

(나중에 돌아다니면서 보니 평소에 먹던 것처럼 생긴 싸먹는 타코도 있었다. 종류는 다양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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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8-04-10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저 허연 게 덮여 있는 타코를 들고 초록빛이 나는 아보카도 살사에 찍어 먹는 건가요? 아.. 난감해... 칼이랑 포크 같은 건 나오나요?

Kitty 2008-04-11 05:02   좋아요 0 | URL
네 ㅋㅋ
칼이랑 포크는 당연히 주는데 그냥 손으로 먹었어요.
보기는 좀 뜨악해도 엄청 맛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