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설렘
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반쯤은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반쯤은 여행 후유증을 앓으며 풀장에 발을 담그고 읽었다.
딱 기대한 정도의 내용에 딱 기대한 정도의 구성이라 호평도 악평도 하기 어려운 애매한 책.
그만큼 이제 여행 관련 서적하면 안봐도 척일 지경이 되었지만
그래도 새로운 책이 알록달록한 표지로 유혹하면 다시 못이기는 척 집어들게 된다.

이 책은 방콕 카오산에서 '장기 여행자'들을 취재한 인터뷰집이다.
카오산은 확실히 독특한 곳이다. 막연히 그 어딘가와 닮은 것 같으면서도 어딘지 색다른 곳.
시끌복잡한 방콕 한복판에 있으면서 별천지같이 뚝 떨어져 전혀 다른 시계가 째깍이는 곳.
'휴가 단기 여행족'인 나에게는 그리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았지만,
내 주변에도 카오산에 중독되어 자꾸만 그곳으로 돌아가는 지인들이 있기에
카오산이라는 말만 들어도 생각나는 이름들이 있다.
장기 여행자라고 해서 당연히 외국 여행자들을 위주로 한 책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한국 여행자들의 이야기가 많아서
오랜만에 내가 아는 카오산 중독자들의 얼굴을 떠올려가며 읽어내려갔다.

영어 한마디 못하면서 은퇴 후 손잡고 장기 여행을 나온 장년 부부,
17-18세의 어린 나이에 과감히 학교를 휴학하고 장기 여행을 하고 있는 아이들.
뜬금없이 태국 시골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미국 소녀 등등 배경도 국적도 모두 다르지만 
한결같이 카오산에서 슬리퍼를 찍찍 끌며 여행, 아니 삶을 만끽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누구나 떠날 수 있다, 여행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말은 쉽지만
가족에 직장에 학교에 줄줄이 복잡한 세상에서 그게 어디 그렇게 쉬운가. 
그래서 훌쩍 떠나지 못하는 마음을 이런 책으로 달래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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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7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tty 2007-07-27 12:5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
그런 것이 있었군요.
오랜만에 글을 올리니 새로운 기능이 많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