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지음 / 이레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함민복의 힘은 순수, 그리고 친화력이다. 그는 어떤 것에도 결코 맞서거나 싸워 이기려고 하지 않는다. 그 처연함이 오히려 아름다움을 빚어내고, 급기야는 시가 되는 것이다.  그는 가난, 외로움, 권력에 대한 무기력, 부조리 등을 그저 온 몸으로 받아낸다. 받아들이며 친화한다. 그러므로 착한 정신과 착한 마음을 가지고 착한 손으로 쓴 그의 글은 감상할 틈도 없이 독자의 가슴을 파고들어버리는 것이다. 
  

     학창시절, 사랑했던 여인, 그리운 어머니, 오가다 만난 시르죽한 민초들, 강화도의 친구들. 독자는 수줍은 듯한 저자의 목소리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슬픈 이야기를 슬프게 하고 슬프게 듣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함민복은 슬픈 이야기를 아름답게 한다. 고통스런 이야기도 아름답게 한다. 도무지 아름다운 이미지를 끌어낼 수 없을 것 같은 사물에서도 아름다움을 끌어내고야 만다. 온갖 것으로부터 아름다움을 퍼올리는 착한 시인 함민복. 일찍이 이렇게 아름다운 모국어의 배치를 만나본 적이 있던가? 시인다운 시인, 타고난 서정시인. 그에 대한 세간의 평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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