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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 33 - 역사로 읽는 예수와 그의 시대
콜린 듀리에즈 지음, 김소정 옮김 / 이른아침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적지 않은 신약배경사를 읽었지만 시오노 나나미나 요세푸스를 통하여 예수 시대의 배경을 얼기설기 엮어가기를 더 재미있어 하던 나로서는 이 책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나는 로마에 관련된 이야기는 될 수 있으면 많이 구해서 읽으려고 노력하였다. 무엇보다 쉽게 가르치고자 하는 교사로서의 노력 때문이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신약성경을 몇 차례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금방 알게 될 것이다. 신약성경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은 AD33년을 중심으로, 당시에 일어났던 사건, 당시에 살았던 중심 인물들, 당시의 사회배경 등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저자는 독자들이 당시의 로마와 이스라엘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힘을 다 해 돕고자 했다. 이 책을 읽고 신약, 특히 복음서를 읽는다면 사고의 지평이 확연하게 넓어질 것이다.
이 책이 재미있다고 해서 결코 학문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어떤 배경사 책에서도 얻을 수 없었던 요긴한 정보들이 적지 않다. 신학책이 아니기에 일방적이지 않으며, 본격적인 역사서가 아니기에 딱딱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문적 성과들이 담겨 있으며, 자료의 출처도 상세하게 밝혀놓고 있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시종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의 이력을 보면 그가 복음주의적 기독교에 배경을 두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지만, 이 책은 그의 신학적 견해를 주장하기 위해서 기록된 것이 아니다. 오로지 독자들의 판단에 맡길 뿐이다. 아마도 그는 주장보다는 정보를 제공하여, 독자들이 신약성경을 다시 읽어볼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의 독특한 구성과 내용에도 불구하고, 번역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용어선택이 적절치 않은 것은 이 분야에 대한 역자의 지식이 모자란 탓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가진 영양가는 과소평가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