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라고 해도(시31:14)


  산악인 허영호씨가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한 뒤에 쓴 글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 있습니다.

 

  “8,700미터 지점에 도달하였을 때의 일이다. 아직까지 남은 거리는 148미터-전 구간이 깍아지른 얼음절벽이고 보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 지, 과연 살아서 정상 정복에 성공할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마침 8,700미터 지점은 밖으로 돌출되어 있어 휴식을 취하기 안성맞춤이었다. 함께 휴식을 취하던 셰르파(짐을 나르는 인부)앙리타가 느닷없이 말했다. 공연히 목숨 걸고 정상까지 올라 갈 필요 없이, 그냥 여기에서 사진만 찍고 내려가자고 말이다. 돌출된 그 지점에서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 있는 것과 똑같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가 중요한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동안 자기가 셰르파를 해 주었던 사람들도 실은, 다 여기에서 사진만 찍고 곧장 내려갔다고 말이다”.

 

  그 때 허영호씨가 앙리타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 곳에 태극기를 꽂고 그 뒤에서 양팔을 치켜든 채 기념 촬영을 한 뒤에 하산했더라도, 아무도 그 사진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에 얼마든지 사람들을 속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허영호씨는 앙리타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습니다. 그의 마음 속에는 8,700미터의 지점이 아니라 8,848미터의 에베레스트 정상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에베레스트의 정상을 마음에 담고 있는 사람은, 그 이외의 모든 에베레스트의 유혹으로부터 자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사는데, 남들도 다 그러는데” 라고 하면서 우리는 삶의 기준을 다른 사람으로 두어버릴 때가 참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속에는 하나님이 계시고, 하나님의 말씀이 담겨있습니다. 수없는 유혹들이 삶의 곳곳에서 우리를 공격해 오겠지만, 우리는 그 곳에서 머물러 있을 수 없습니다. 모두가 다 그 길로 간다 해도 하나님이,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님이 내게 주신 양심이 허락지 않는다면 그 길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도 그들처럼 살아야지”하고 말했다면, 나는 주님의 자녀들을 배신하는 일을 하였을 것입니다 시73:15


우리는 명심해야 합니다. 옳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가기 때문에 그 길을 따라간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조롱하고 하나님의 자녀들을 배신하며 나 자신을 속이는 일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러므로 아래와 같은 시편기자의 고백은 곧 우리 자신의 고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주님만 의지하며, 주님이 나의 하나님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시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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