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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이란 무엇인가
김세윤 지음 / 두란노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특히 기독교 지도자들과 설교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신학의 오해는 신앙의 오류를 불러오고, 신앙의 오류는 선교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오랫동안 근본주의자들이 교권을 장악해 온 한국적 상황에서 신학적 교정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과제이다. 이런 정황에서 김세윤 박사의 책들이 쉬운 해설판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본서는 무엇보다 복음의 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예수가 전한 복음과 사도들이 전한 복음이 연장선상에 있으며, 다만 구원사적 시점의 차이와 관점의 차이가 있을 뿐임을 분명히 하고, 예수님이 전한 복음은 약속이었고, 그의 죽음은 약속의 성취였으며, 부활은 성취의 증거가 되었음을 논증한다. 그리하여 사도들은 부활의 증인으로 자신들을 인식하였던 것이다. 내어줌과 받아들임의 구조,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개념과 복음의 포괄성을 읽을 때는 감동이 밀려온다.
복음을 믿음으로 받아들인 자들은 하나님의 통치를 받게 되고, 이중계명의 요구를 받게 된다. 즉 하나님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회복된 관계에서 샬롬을 경험한 이들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샬롬을 이루어가야 한다. 특히 '이신칭의'의 문제에 있어서 법정적 개념만이 아닌 관계적 개념을 인식해야 한다. 즉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으로 인해 의를 획득하게 되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관계 안에서 의무를 다하는 관계적 의를 실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종말론적 유보구조'를 인식하고,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르게된 자녀로서 주권의 전이(Lordship transfer)를 확실히 하여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고 예배하며, 복음으로 인해 치유된 경험을 가진 사람들로서 이 땅에서의 삶은 '첫열매'의 의미임을 깨닫고 이웃들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샬롬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복음전파의 근거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선교적, 제자도적 의미에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이루어가는데 헌신해야 한다. 예수의 주되심을 고백하고 그 주권에 순종하기를 서약한 사람들의 공동체인 교회는 이 세상에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주권을 실현해가는 일꾼(agent)이며, 주예수 그리스도의 사단과의 전쟁에 징집된 군사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스스로 예수의 주권에 의존하고 순종하여 하나님 나라의 샬롬을 확대해야 하고, 세상을 향하여 "예수가 주이시다"라고선포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사단의 죄와 죽음의 통치에서 회개함으로 나와서 진정한 주예수 그리스도의 의와 생명의 통치 아래로 들어오라고 촉구하여야 한다.
"성경에 무식하고 신학적 통찰력이부족한 가운데 오로지 "보수"만을 외치는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을 시대와 처지를 물론하고 오로지 종교개혁자들식으로만, 그러니까 바울의 "의인됨"의 범주로만, 그것도 포괄적으로 옳게 이해된 "의인됨"이 아니라 오직 "무죄선언됨"(acquittal)의 측면으로만 이해된 "의인됨"의 범주로만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그들이 "보수"한다는 성경의 많은 가르침을 무시해버리는 우를 범할 뿐 아니라, 복음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그리하여 복음이 가져다주는 구원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큰 오류를 범하는 것입니다."(p.210)
정확한 진단이 아닐 수 없다. 성경이 말하는 복음의 포괄성을 외면하면 신학과 신앙의 부조화, 신앙과 삶의 괴리로 인해 한국의 개신교는 갈수록 형식적인 종교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