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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존 쉘비 스퐁 지음, 김준우 옮김 / 한국기독교연구소 / 2001년 12월
평점 :
일반화하지 않고, 합리화하지 않고, 모든 의문과 현상과 현장에 정직하게 맞서 나가는 저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의 모든 문제의식과 진단과 분석에 공감한다. 그가 학자만이 아닌 현장의 목회자이기 때문에 그의 문제의식은 훨씬 더 피부에 와 닿는다. 시대와 교회와 사람을 끌어안고자하는 목회적 양심, 지성을 얼버무린 맹목적 신앙에 대한 회의, 신학과 신앙과 현장을 조화시키고자하는 열정. 이 모든 것에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여전히 공허하다. "머리가 거부하는 것을 양심이 예배할 수 없다"는 그의 공언은 지성의 메아리는 깊이 울릴지라도, 삶의 모든 면을 다 어우를 수는 없는 것이다. 더 깊이 아파보고, 더 깊이 부딪혀보고, 더 깊은 절망의 나락을 경험한 사람들은 신앙을 머리로만 영위하지 못한다.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그의 개혁에는 동의할 수 없다. 내가 경험한 나, 내가 경험한 타인들은 저자처럼 강하지도, 의롭지도, 영특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사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혼란은 인간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