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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삶
레기네 슈나이더 지음, 조원규 옮김 / 여성신문사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결혼 전 "새로운 소박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던 구판을 가지고 독서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 흥미있게 읽었을 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많이 얻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정신 없이 살다보니 '소박함의 가치'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린 듯하다. 다행히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 별 노력하지 않아도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이 참에 아내에게도 이 책을 읽힐겸 다시 구입하여 읽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느낌은 변함이 없다. 소비를 억제하고 신중하게 돈을 쓴다고 해서 생활의 질이 떨어지는것은 아니다.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대개 정신세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다. 소비하기 위해 돈을 벌고, 과시하기 위해 소비하는 악순환은 지성인의 삶이 아니다. 저자의 말대로 소비는 인격의 표현이다. 신분과시를 위해 소비를 쉬지 않는 어리석음보다, 내면의 가치, 즉 가족의 가치, 휴식의 가치, 우정과 사랑의 가치 등에 더 무게를 두는 삶을 지향해야 한다. 저자가 가르쳐주는 단순함, 적은 것에 대한 선호, 순수함을 즐길 수 있을 때 삶의 질은 훨씬 더 향상될 것이다. 물질지향적 삶보다 가치지향적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문화가 침체되는것은 사회의 심장에 피로가 쌓였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소비, 무분별한 섹스, 너무나 많은 새로운 것들, 엽기적인 사건들이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소박함이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고 스스로 선을 긋는 능력이다. 한계에 도달한 경쟁사회에서 마치 수레바퀴 속의 햄스터처럼 기능하는 대신에 자신의 삶과 소비에 의식적으로 결정권을 갖는 것이다.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내는 것이다. 지금 이것들을 사들인다고 정말 행복해질 것인가 하고 자문해보는 것이다. 그 대가로 주어지는 것은 내적인 자유, 홀가분함, 근심과 생활에 대한 불안으로부터의 해방, 어쩌면 행복 그 자체가 될 것이다."
저자의 말에 동의하는가? 이제 용기가 발휘되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