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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기다리는 사람들 - 다시 읽는 막심 고리키
막심 고리키 지음, 안의정 옮김 / 맑은소리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선생에 관하여
" 선생이란 작자들은 하나같이 그 모양이라니까. 우리보고는 늘 적게 먹으라고 가르치면서 저희들은 하루에도 열 번씩 쳐먹어 대거든 ".
여자에 관하여
" 입으로는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자네를 사랑하다고 종알거리지. 그러나 자네가 바늘 끝으로 여자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그녀는 자네의 가슴을 갈갈이 찢어 버릴거야 ".
아름다움에 관하여
" 랏다에 대해선 뭐라고 이루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구만. 혹 바이얼린을 제 영혼처럼 잘 아는 이가 있다면, 그녀의 아름다움을 음악으로 연주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귀족에 대하여
" 키우던 돼지새끼에서부터 자기 양심까지 닥치는 대로 팔아먹는 건 당신네 귀족들이나 하는 짓이지! "
노인에 대하여
" 그는 늙었으나 여전히 억세고 강인한 힘을 자랑하는 한 그루의 떡갈나무처럼 보였다 ".
대중에 대하여
" 어련하겠나? 러시아 사람들이란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늙은이가 다 되어 태어나는걸. 하나같이 악마처럼 음험하지......"
거짓말-혀에 대하여
" 무얼 그리 툴툴거렸을까? 그들이 하도 거짓말을 잘 하니까, 신이 그렇게 고약한 혀를 내려 준 모양이야 ".
삶에 대하여
" 요즘 사람들은 사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삶을 흉내내고 있을 뿐이야. 나는 흉내를 내는 데 한평생을 써 버리고 마는 사람들을 숱하게 보아 왔지. 흉내나 내면서 하루하루를 허송하다가, 더 이상 스스로를 속일 수 없게 되면 사람들은 팔자를 원망하기 시작하지 ".
행함에 대하여
" 생각만으로는 길가의 돌멩이 하나 움직이지 못합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
노동에 대하여
" 모든 건 흙이란다. 그리고 흙 위에 있는 모든 것은 죽어가게 마련이지.......그러므로 사람은 노동과 겸손으로 살아가야 하는거야 ".
간절함에 대하여
" 도와주십시오, 나리들!
그것은 망가진 바이얼린의 제일 굵은 현에서부터 가는 현까지를 손바닥으로 긁어내리는 것 같은 소리였다 ".
빗소리에 관하여
" 굵은 빗방울이 대지에 떨어지는 소리는 무언가를 예언하듯 신비롭게 들렸다 ".
고리키의 단편소설집 [아침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읽고 오랫동안 가슴에 울림이 남아 발췌해 보았습니다. 고리키가 성취해 낸 수일한 이미지들과 도저한 언어의 배열은 두고 두고 영감을 줄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곱씹어 읽어보면 폐부에 와 닿을 것 같은 보편성이 있기에 설명 없이 올려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