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1899~1986,87세) <죽음과 나침반> 우리 인생 자체가 맥거핀을 필요로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열중할 것을 찾아 미로 속을 헤매다 환한 빛이 비쳐오는 출구를 어렴풋이 보는 순간 죽는 것일지도 모른다.
에드거 앨런 포(1809~1849,40세) <검은고양이> 고양이, 마녀, 실명, 공포, 두려움, 정신적 압박, 결혼, 아내, 책임, 사랑, 증오, 권태, 살인, 죽음, 사이코패스, 스릴러, 나르시시즘 등등 한 편의 단편에 이 모든걸 담아낸 걸작. 수많은 것들을 언급해보지만 그보다 넘친다.
마크 트웨인(1835~1910,75세) 남북전쟁(1861~1865) <거짓말에 관하여> 거짓말은 항상 악인가? 진실은 항상 선인가? 거짓말도 선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된 두 노인의 아름다운 사기극.
세르반테스(1547~1616,69세) <세비야의 건달들> 원제 '린꼬네떼와 꼬르다디요'(Rinconete y Cortadillo) 두 촌놈의 서울 구경. 대항해 시대 에스파냐 제국이 가톨릭이라는 가면을 쓰고 살인과 도둑질을 통해 부유해졌듯이, 그 속에 사는 사람들도 가톨릭의 가호 아래 약탈과 도둑질로 살아갔다. 동네도둑을 도시도둑에 비하면 순수하듯이, 도시도둑도 국가도둑에 비하면 무척 순수하다. 세르반테스는 풍자의 대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