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숲속으로 내 친구는 그림책
매리 홀 엣츠 지음 / 한림출판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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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의 책들은 너무나 화려하다. 복잡하고 빡빡하게 돌아가는 사회만큼이나  책들도 완벽을 추구하며 만들어진다. 그래서인지 모처럼 편안하고 여유로운 혹은 만만한 느낌을 갖게 해준 소중한 책이다.
`나무 숲 속'에 이은 작품인 이 책은 흑백의 그림과 이야기가 조화를 이루어 편안함을 주는 작품이다. 고깔을 쓴 남자아이가 나팔을 들고 다시 숲 속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호기심을 안고 들어간 숲 속에서 장기 자랑이 펼쳐진다. 코끼리, 하마, 원숭이 뱀, 작은 생쥐 등 모두모여 아이의 사회로 장기자랑을 한다. 목이 긴 기린이 목을 길게 뻗는 것도 장기요, 사자가 큰 소리로 으르렁거리는 것도 장기이며, 하마가 입을 크게 벌리는 것도 장기이다. 모두들 나이 많은 코끼리에게서 아주 잘했다는 칭찬을 받는다. 아이는 물구나무서기를 보여 주었는데 코로 땅콩을 집으려다 실수로 웃어 버렸다. 동물들은 아이의 웃음을 보고 감탄한다. 그 웃음에 일등상을 주었다. 칭찬도 받고 신나게 행진도 했다. 아빠가 부르는 소리에 동물들은 모두 사라지고 아이는 아빠에게 자랑을 한다. 동물들이 자기처럼 웃을 수 없어 무척 부러워하더라고.
 오직 인간만이 웃을 수 있다고 한다. 더구나 아이의 순진한 웃음은 아빠도, 우리 모두가 부러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 이 책을 보고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것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으면 좋겠다. 자신의 장기를 뽐내는 동물들을 보며 동물의 특징을 알고 발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는데도 도움이 될 것 이다.
 판화기법을 이용하여 만든 이책의 그림은 똑같은 것 같으면서도 앉은 자세나 표정이 조금씩 달라서 비교해 보는 재미를 선사해준다.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부드럽고 섬세한 그림들이 이야기의 느낌을 잘 전달해 주고 있다.
 도시에서 자라나는 요즘 아이들은 숲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서 숲도 떠올려 보고  어디선가 보았던 동물들을 상상 속에서나마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키도 덩치도 다르지만 코끼리의 등에 타고 앵무새의 안내를 받으며 행진하는 즐거운 꿈을 꿀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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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세상의 돈이 모두 내 것이라면 - 좋은책문고 11
윌리엄 브리튼 지음, 김두남 옮김, 박현자 그림 / 유진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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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우리들은 돈의 중요성을 잘 안다. 특히 IMF를 겪으면서 어린이들까지도 경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돈이 가장 중요한 가치척도인 것처럼 인식하게 되었다. 돈으로 인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부자되는 법을 소개한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시기에 어린이들에게 과연 돈이란 무엇이며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윌리엄 브리튼은 현직 중학교 교사로서 미스터리와 마법 등의 신비한 소재를 다루는 이색적인 작가로 주목받았다. 갖가지의 돈더미 속에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흑인 소년을 그린 책의 표지는 제목과 잘 어우러져 흥미를 끈다.
 이 책은 꿈 많은 소년 켄틴의 특별한 경험을 통해 돈과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다. 켄틴은 난쟁이 노인을 우물에서 구해준 대가로 소원을 빌 수 있게 되었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한 소원이 바로 '세상의 돈을 모두 갖는 것'이었다. 그러나 세상의 돈을 모두 가진 켄틴은  행복해지기는커녕 큰 혼란과 어려움을 겪게 된다. 켄틴은 세상의 돈을 모두 소유할 뿐 그것을 사용할 수 없으니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켄틴이 돈을 쓰면 세상의 모든 돈이 다 그의 것일 수가 없다. 그래서 그 돈은 다시 켄틴에게 돌아오고 마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장난감 돈을 화폐로 사용하기로 했을 때에는 그것마저도 켄틴에게로 오고 말았다.
 켄틴은 문제를 해결하며 돈은 노동의 대가이며, 물물교환의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돈은 사람들 사이의 약속에 의해서 화폐로 인정받고 통용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린이들도 어떤 경제 서적보다도 쉽게 이야기 속에서 돈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 소원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한 켄틴은 작은 선물을 받는다. 바로 그렇게도 갖고 싶었던 10단 변속기어가 달린 자전거를. 그리고 낚싯대와 우정까지도.  진정 행복은 많은 돈이 가져다 준 것이 아니라 작은 선물과 사랑에서 얻은 것이다.
 이 책은 분량이나 내용으로 보아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권장할 만한 도서이다. 삽화가 거의 없는 책의 구성이 자칫 책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외면당하기 쉬우므로 처음 책을 권할 때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본 내용이라서 일단 책을 읽기 시작하면 쉽게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은 모두의 관심사이고 아이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어릴 때부터 경제교육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의 의미나 기능을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돈은 많을수록 좋다고 자칫 잘못생각하기 쉬운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경쾌한 이야기로 올바른 인식을 갖게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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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과 함께 읽는 일본 문화 이야기 - 안방에서 세계여행-제노포브스 가이드 유시민과 함께 읽는 문화이야기 16
유시민 편역 / 푸른나무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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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미 상당부분의 일본 문화를 흡수해 버렸다. 일제 강점기가 계기가 되고 지리적으로 가까우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그래서인지 마치 우리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는 부분도 여러 군데 있었다. 역사적으로 불편한 나라이기에 이해보다는  비판의 시각으로 바라보았지만 막상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여지는 글을 읽고 나니 일본과는 어쩔 수 없는 닮은 꼴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내부 고발자나 후천적 인사이더로, 일본의 문화에 대하여 상당히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다. 흔한 관광가이드와는 달리 일본의 문화를 소개함으로서 그들의 의식 구조를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서양인 시각으로 본 일본은 같은 동양인으로서의 시각과 사뭇 다르다. 어떤 면에서는 소개라기보다는 비판이나 조롱으로까지 보이는데, 더군다나 우리의 감추고 싶은 부분이라서 더 눈에 거슬리는 것 같다.
 자동으로 나오는 친절, 체면을 중시하며, 모호한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이지만 그들의 문화라고 본다면,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리라 본다. 이해를 못한다 해서 그 나라 문화를 비판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 비록 자신들이 인정한 단점이라 할지라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세계화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한 나라의 문화라는 것이 보는 시각에 따라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소개서건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다는 점을 감안 한다면 이  책은 다른 어떤 책보다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일본을 소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문화의 전면개방을 앞두고 있는 우리는 그들을 좀더 정확히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이 도움이 될 수있을 것이다. 더불어 거기에 비친 우리 자신의 모습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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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굴 먹는 거야! - 내 아이 생각을 바꾸는 책
오바라 히데오 지음, 시모타니 니스케 그림, 홍주영 옮김 / 함께읽는책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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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생태계의 기본 성질을 파악하고 생태계의 순환을 이해하여 자연스럽게 환경문제를 인식하도록 만든 책이다. 과학 도서가 자칫 재미가 없을 수도 있는데, 이 책은 각 단락마다  먼저 추상적인 그림을 제시한 다음 본문 해설을 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자연이 순환되는 것이라는 데에 초점을 맞춰 식물, 동물, 미생물 등의 역할과 순환에서  맡고 있는 일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책의 제목에서 글쓴이의 의도를 나타냄으로써 미리 읽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책의 구성 면에서 그림은 유아적인데 비해 그 상징성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내용이 초등학교 생물의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림을 곁들여 내용을 설명하고 있어서, 부모나 교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저학년 아이들에게도 유익한 책이다. 그러나 질소, 광합성, 미생물 등의 어려운 단어를 이해하며 읽으려면 5학년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4학년에서 동식물에 대한 기본 지식을 습득하고 5학년에서는 식물과 동물의 환경이나 미생물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교과 과정에 나오는 내용을 읽음으로써 관심도 더 가지게 되고 독서효과도 클 것이라 생각한다.
 내용이 광범위하다 보니 여러 가지 공부할 것이 많지만 다음 세 가지 정도는 알고 넘어가야 하겠다. 첫째,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서 미생물의 역할을 이해하여 자연이 순환되는 것임을 안다. 생물의 시체나 배설물을 미생물이 먹어(분해) 질소나 탄소 등 무기물을 만들고 그것을 다시 식물이 이용한다. 미생물이 생물을 무생물로 되돌려 놓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둘째, 생태계 순환에 있어서 식물의 위치와 동물과의 관계를 이해한다. 식물은 물, 이산화탄소, 질소 같은 '무생물'과 햇빛에너지를 사용하여 자기 몸을 만드는데, 이것이 바로 무생물이 생물이 되는 과정이다. 또한 이 식물은 초식 동물이 먹고, 초식동물은 육식 동물에게 먹히는 먹이 사슬로 이어진다. 한편 먹이 피라미드에서는 위로 올라갈수록 개체 수가 줄어들며 맨 위에는 인간이 존재하는 것이다.   
 셋째, 자연과 인간은 공생관계임을 알고, 이를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인간도 순환되고 있는 자연의 일부분임을 알고 인간이 더 이상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더불어 살아야 하는 자연의 순환을 이해함으로써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주변의 생물을 삶을 영위해 나가는 공동체로 받아들여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내용을 요약하는 그림이 있는데 작가의 의도를 잘 알 수 있는 그림이긴 하지만 비위약한 어린이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화장에 대해서도 자연의 순환 고리를 끊는 행위로 표현하였는데, 이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요즘 우리 나라에서는 화장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매장할 때에 생기는 무분별한 토지 잠식으로 인한 경관훼손을 막고 국토이용에 장애를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생각할 때 두 가지 제도의 장단점을 설명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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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치와 소새와 개미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4
최민오 그림, 채만식 글 / 다림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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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소설로 유명한 채만식의 우화를 그림책으로 만든 " 왕치와 소새와 개미"는 동화와 본격 소설의 중간에 위치하는 성격의 글이다. 서로 못마땅한 얼굴을 하고서 등지고 있는 왕치와 소새, 또 둘을 바라보고 있는 개미의 모습에서 뭔가 한판 승부를 예고하는 표지그림이다. 우화소설을 물활론적 사고에 입각하여 아이들의 문학으로 재화한 이 작품은 의인화되어 있는 왕치, 소새, 개미를 통하여 인간의 여러 가지 성격이나 태도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머리가 벗겨진 왕치, 주둥이가 나온 소새, 허리가 잘록한 개미 등 동물의 생김새를 이야기 소재로 삼아 재미있게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원본의 한자어나 옛말을 현대의 어법에 맞게 고치면서 작가만의 판소리계 사투리와 말맛을 살려 이야기의 재미를 더했다. '부우연, 얼큰한, 구수우한 , 짭짤한, 골콤한 ’ 등에는 우리말의 맛깔스러움이 그대로 살아 있다. 더구나 글자 크기를 달리하여 어휘의 강약을 표현한 부분이 돋보인다.
 하는 일 없이 더부살이만하던 왕치를 골려 주기 위해 소새와 개미는 돌아가면서 잔치를 준비하자고 제안한다. 먹는 즐거움만 생각하고 선뜻 찬성을 하고 나선 왕치는 결국 자신의 차례가 되어서는 곤욕을 치른다. 죽음의 문턱에서 간신히 살아나고도 오히려 능청스럽게 너스레를 떤다. 이런 왕치의 모습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순간순간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감사함에 인색한 우리를 표현하고 있다.
 흑백과 칼라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그림은 글의 재미를 더해 읽는 이에게 생동감을 준다. 상황에 따라 세 동물의 표정변화가 풍부하여 주인공들의 감정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흑백으로만 처리된 일부분은 수묵화의 깊은 느낌을 전달하기도 한다. 소새가 주둥이로 잉어의 눈을 꿰어 낚아채는 장면, 잉어가 왕치는 잡아 먹는 장면은 실로 생동적이다. 잉어의 뱃속에서 풀쩍 뛰어나오는 왕치의 모습을 펼친 면에 하나 가득 채운 과감한 구도는 상황을 극대화하고 있다. 
 본문이 조금 긴 듯 하지만 재미있는 그림이 곁들여 있어서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이 읽기에 적당하다. 한편 이 책은 동화구연에 적절한 책이다. 사투리, 속어 등의 말맛을 적절히 살려 구연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이다. 늘 게으른 왕치는 친구들의 미움을 산다. 하기 싫은 일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결국 다른 친구들이 곤란을 겪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집단 생활의 규칙체계를 익힐 수 있다. 또한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얄밉기만 하던 왕치지만 때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염려하며 자신의 잘못인양 걱정을 한다. 친구란 즐거움도 어려움도 함께 하는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어리석고 염치없으며 거만한 왕치와  괴팍하고 인정 없으나 재치있고 부지런한 소새와  부지런하고 너그러우며 낙천적인 개미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노력없이 손쉽게 결과만 얻으려는 사람들, 항상 불평만 늘어놓는 사람들, 나와는 상관없다는 듯 차가운 웃음을 던지는 사람들. 세 동물들의 내력담을 통해 이기적인 태도를 버리고 조화로운 공동체 생활을 추구하자는 작가의 우회적인 꾸짖음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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