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썩은 사랑니를 빼고 그 옆에 충치를 치료하고 아말감으로 때워놓은 것이 빠져나왔다.

까맣게 잊고 있던 나에게 졸지에 지출이 생기게 된 것이다.

평소 온 가족이 이빨이 부실한 관계로 오징어는 물론이요, 진미채 반찬도 꺼려하던 내가 어쩌자고 버터구이 오징어는 먹어가지구 화를 자초한 것이다.

그 길로 치과로 달려가 비교적 싼 것으로 하기로 하고 10만원이란 거금을 지불하고 일단락을 지었다.

그러고보니 우리 가족이 입안에 들인 돈만해도 엄청나다.

그 대표로 내 입안은 온통 누런 색으로 빛나고 앞 쪽은 더 비싼걸로 감쪽같이 감췄다.

남편도 씌운이가 족히 너댓개는 될 것이요. 때때로 때운 것까지....

얘들이라고 다르지는 않다. 내가 소아과 빼고 가장 자주 데려간 곳이 치과이고 어렸을 때부터 소리 한번 안 지르고 치료받는 것이 기특할 뿐이다.  상황이 이러니 본전 생각이...

오죽했으면 아들에게 치과의사가 되라고 했겠는가?(지 장래희망은 게임프로그래머란다.)

근데 얼마전 아들 학교에서 자신의 미래의 명함을 만들어 오라는 과제가 있었는데 치과의사와 게임 프로그래머란 두 직업을 동시에 갖기로 하고 명함을 마늗ㄹ며 생각해 봤다.

근데 치과의사가 되기에는 치명적인 결격사유가 발견되었다.

원래 왼손잡이인 아이를 오른손 잡이로 키우기로 우리 부부가 합의를 보았던 것이다.(남자가 왼손잡이로 살아가기가 여러 모로 불편하다는 남편의 주장에)

그 결과 아들은 왼손잡이도 오른 손잡이도 아니게 여러가지 폐해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글씨와 식사를 오른손으로하는데 글씨는 말 그대로 괴발새발이고 아직 젓가락질도 서투르다.

체육의 수행점수를 못 받아오는 것도 그때문이지 싶다.

이렇게 손이 섬세하지 못한 아이에게 치과의사는 무리지 싶다.

혹시 바늘 구멍만한 충치 구멍을 터널을 만들어놓을지도 모를 일이니.

이쯤에서 지가 하고 싶다는 일을 시켜야하나?
그렇다면 꼼꼼한 딸에게 희망을?
근데 그것도 녹녹치는 않다.

그 얘는 막내 특유의 개성과 고집으로 절대 타협이 없다.

오빠처럼 병행정도두 안된다.

에잇, 차라리 내가 해 볼까나???

지금부터 수능 공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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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7-1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소식 있기를.....^^

미완성 2004-07-12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오징어 하나때문에 너무 큰 고생을 하셨네요..어쩌나..나쁜 오징어들!!
느네들은 어찌 그리 한도 끝도 없이 질기단 말이더냐!!
아드님이 부디 오른손잡이에 길들여지길 바라며..(뭔말인가;;)
저희 초등학교땐 양반젓가락 잘 쓰기 운동을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펼치셔서
젓가락으로 콩알 집기 시험도 봤었어요 ㅠㅠ 그땐 짜증도 나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좋은 아이디어였던 것같애요^^
좋은 부모님이 된다는 건 참 힘든 일이네요..ㅠㅠ 바람꽃님, 너무 고생이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