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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배케이션
김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어릴적 많은 꿈중의 하나가 바로 세계여행이었다. 누구나 꿈에 그리는 세계여행, 아마도 8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책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미지의 나라를 구경삼아 다닌다는것, 그것은 모험과 설레임으로 가득찬 희망사항이다. 그래서 다들 결혼하면 신혼여행으로 해외를 택하는가 보다. 아름다운 여행지를 고르며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최근에는 장기휴가로 멀리 유럽에서 1주이상을 보내고 오는 커플도 늘어가는 것을 보았다.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는 바쁜 직장인에게 여행은 사치이겠지만, 책을 통해서라도 먼 이국의 삶을 엿보고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셰익스피어 배케이션, 첨에는 셰익스피어의 문학을 탐구하는 여행인가 싶었다. 그런데, 이말은 빅토리아여왕이 한달정도를 유급으로 독서휴가를 주었다고 하는데서 생겨난 말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세종대왕도 사가독서(賜暇讀書)라고해서 젊은 선비에게 휴가를 주어 학문에 전념하게 한 제도가 있었다고 한다. 암튼, 우리에게는 꿈같은 장기휴가를 저자는 무려 1년동안의 휴가를 얻었다. 그리고 그가 다녀온 나라들과 만난 사람들에 대해 기록한 것이 이책이다.
저자가 참 독특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 유명한 나라와 도시를 방문하는것이 아니고 잘 들어보지 못한 곳을 돌아다녔다. 몰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작은 나라인듯싶은데, 여기에서 보낸 시간들에 대한 감동이 남달랐나보다. 몰타가 사실 서양인들에게는 꽤 유명한가보다. 전체 인구보다 3배나 많은 외국인들이 관광을 하는 곳이라고 한다. 몰타, 카프리섬,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부라노, 들어보지 못한 작은 마을에서 부터 파리나 리스본,바르셀로나,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참 오랜동안 많은 곳에서 만난 사람들, 풍경들, 강렬한 인상들, 그 기록 하나하나가 마치 내가 저자와 함께 따라다니며 둘러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거의 페이지마다 각지의 사진들이 들어있어 더욱더 여행지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들어온다. 책을 읽다가 눈을 감으면 보이는 듯한.. 그래, 이곳에도 언젠가는 한번 가보리라 생각하며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여행, 나도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지나고 나면 기억에 남는것이 없어 많이 아쉽다. 사진도 자주 찍는 편이 아니라, 어떤때는 사진도 없어서 나중에서야 한번 와본곳이라고 어렴풋이 생각나기도 한다. 기억에 남든 남지않던간에, 여행을 통해 지친 심신에 자유를 주고 가슴을 활짝 펴는 것은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느낄수 있는 활력소가 아닐까? 일부러 시간과 돈을 들여 떠나는 여행인데, 복잡하고 유명한 곳을 찾아떠날 필요는 없을것 같다. 이런 여행책자를 통해서 미리미리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을 찜해두고 싶다. 다음번에도 사진이 많이 있는 그런 여행책자를 좀 더 읽어봐야겠다. 그래서 언젠가는 나도 마음을 편히 둘수 있는 작고 아름다운 나만의 장소를 정해서 떠나야겠다.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의 여유를 만끽하며 읽고 싶은 책을 들고 낯선곳을 찾아가는 여행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