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에서 영성으로

지성에서 영성으로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0년 2월

이시대 최고의 석학으로서의 이어령교수, 그분의 책을 접해보지는 않았지만, 몇몇 칼럼에서 자주 만났던것을 기억한다. 우리나라의 지성인으로 추앙받는 그가 기독교인이 되었다고 해서 교회에서 가끔 이어령교수를 언급하셨던것이 기억나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기독교인으로 변화되기 가장 어려운게 지식인이기에 도데체 무엇이 이분을 회심케 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성인이 되고난후 예수를 믿고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많은 분들을 보면서 그분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다. 믿지 않는 친구들과의 헤어짐이 있고, 주변의 껄끄러운 시선들이 기독교인으로 첫발은 딛는 이들을 힘들게 했다고 한다. 어릴때부터 신앙을 가진 사람은 주변환경이 비슷하기때문에 느끼지 못하는 이런 모습들이 이 책 서두에 나타나있다. 그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고, 지식인으로서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많은 글들을 써왔었고, 그간의 사회적 위치를 보더라도, 70이 넘은 나이에 뒤늦은 회심이라니, 그래서 그가 당면하게 되는 시선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역시 비슷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던 적이 있었기에 그런 시선들에 더 안타까움이 있지 않았을까?
 
그가 암으로 투병하는 딸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또는 하나님과의 약속때문에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게된 배경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딸의 기도가 씨앗이 되어 그로 하여금 기독교에 대해서 이미 상당수준의 지식을 갖추고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가 딸의 병치료를 위해 하와이까지 옮겨간 이야기, 암의 재발, 그리고 자폐증상을 보이는 자녀, 많은 어려움이 계속해서 몰려오는 가운데, 하나님의 기적같은 치료를 통해 그분을 오래전부터 찾으시던 하나님의 섭리가 담겨있지 않았을까?
 
신앙을 가진후로 시도 쓰게 되고,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글로써 마음껏 펼쳐가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 부러움이 몰려온다. 인생의 유턴을 경험한 자가 누리는 기쁨에 대한 부러움이라고 할까? 그런 마음들이 느껴진다. 다른 어떤 사람들처럼 열광적인 신앙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담담히 그 자신을 보여주는 저자의 모습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를 향해 박수를 보내주고 싶고, 그를 위해 더 기도해드리고 싶다. 크리스찬으로서의 지성과 영성을 겸비한 그가 더 큰 위대한 일들을 이제 시작하게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