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들의 비밀 생활
수 몽크 키드 지음, 최정화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으면서 드는 전체적인 배경분위기는 마치 오래전 인기있었던 미국드라마 '초원의 집'이 생각이 나곤했다. 물론, 시대적 배경은 전혀 다르다. 이 책은 흑인들에게 아직 참정권이 없던시기에 투표권이 주어지려는 시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메리카의 흑인들은 노예로 살아온 수많은 세월을 지나 노예해방이 이루어졌음에도 여러곳에서 차별이 많이 남아있었다. 백인과 함께 할 수 없는 공간적 제약 때문에 마틴루터킹 목사의 흑인인권운동은 미국을 강타하기도했다. 비로소 흑인에게도 참정권이 발효되기 시작했지만, 미국의 각 주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주인공 릴리가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특히나 흑인차별이 심한동네다.

 

열네살 릴리는 엄마가 죽던날에 대한 죄책감으로 항상 억눌려 살고 있고, 아버지라고 부를수 없을정도로 가혹한 티 레이와 흑인유모와 함께산다. 산다기보다 죽지못해 갇혀지내는 형편인데, 유모 로잘린이 참정권 신청하러 가던길에 폭행을 당하고, 경찰서에 감금되는 일이 발생된다. 릴리가 우여곡절끝에 탈옥시키는데, 이를 계기로 아버지 티레이를 떠나 엄마의 사진속에 있던 티뷰론을 찾아간다. 여기까지는 이 책의 도입부라고 할 수 있겠다. 어찌어찌하여 찾아가게 된곳이 흑인 세자매가 살고 있는 양봉집인데, 이곳에서 머물면서 일을 도와주면서 일어나는 특이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벌들에게는 독특한 생활양식이 있다고 한다. 여왕벌을 중심으로 철저한 역할분담, 그리고, 모두가 가족이다. 그 안에 일어나는 벌들의 생활이 여기저기 소개된다. 이방인이 벌들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을까? 릴리는 백인소녀이고, 흑인 세자매는 모두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큰 언니는 마치 어머니처럼 모든것을 품어안는 사람이고, 우울증증세를 앓고 있는 막내와 릴리를 싫어하는 준. 그리고 일을 도와주는 흑인소년. 이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곳은 비록 아픔이 있어도 모든것을 치유하는 안식처처럼 포근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흑인 마리아라고 하는 독특한 종교생활을 하는 이들 주변에서 릴리가 갖는 여러가지 방황들과 마음속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들이 잘 표현되고 있다. 바탕에 깔려있는 인종차별의 이야기와 더불어 한 백인 소녀의 성장소설이라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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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0-10-12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