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에서
김훈 지음 / 해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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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훈이다.

역사의 재료들을 가지고 와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그 스케일이 시간이라는 연보를 오가며, 세대간의 상처와 애증, 그래, 그건 애증이다. 애증의 관계를 스토리로 엮어가고 이다. 이야기꾼은 이야기로 승부해야 한다. 그게 소설의 힘이다.

문학에다 대고 자전적인 것을 강제할 순 없으나, 자전적일 때 더 힘이 있다.

 

D.H.Lawrence는 자전적 소설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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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 가는 길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15
하일지 지음 / 민음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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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 가는 길/ 하일지/ 민음사

경마장 가는 길
뭔가 호기심인지 하여튼 매력이 있었기에 이 책을 사고자 한 것이리라.
포스트모더니즘의 경향을 띤 책이라고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이 정작 무엇인지 잘 모른다.
포스트모더니즘 사조가 정작 ‘경마장 가는 길’에 영향을 미쳤다면 무척 강한 호기심으로 다가가고 싶은 것이 내 심정이다.
작가의 사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표현은 무척이나 좋았고 흥미로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학’이라는 그 알 수 없는 영역에 호기심과 매력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아직 나 자신이 어려서 뒤에 작품해설의 단어들을 보고서 조금씩 나의 관점을 확장시키고자 하지만 아직도 나의 통찰insight는 작다.
하일지...작가의 의도에서 보면 어쩌면 첫 번째 의도, 그러니깐 독자를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도록 하는 의도성에 내 자신은 성공한지도 모른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다 생각하고 싶고 그걸 통해서 또한 관점들을 넓혀가고자 한다. 나의 신앙을 위협하고 하나님의 존재까지 흔들리게 하는데 기여한 소설이지만 내 생각은 내 신앙을 지킬 수 있는 범위와 영역, 범주 내에 자유롭게 사고하고 싶다.
‘경마장 가는 길’에서 주인공 R이 유학갔다 와서 본 한국의 현실상황을 보면서 그가 비판하고 J에게 내뱉는 말들은 한 번 깊이 묵상해 볼 충분한 필요성이 있는 듯하다. 저자의 너무나 사실적인 표현에 의한 탓인지 아니...그의 영향으로 우리 자신들의, 나 자신의 모순과 허영을 발견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J의 허영심 가득찬 행동, 진정한 자신의 실력이 아닌 것을 자신의 것인양 고집하고 우기는 한 여성을 통해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또한 J의 부모를 보면서 한국의 대부분 인간이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 자신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주인공 R은 사실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한국, 우리가 사는 땅의 모순들을 내뱉고 있다. 물론 단지 프랑스에서 건너온 한 개인의 관점이라고 누군가가 이 소설을 비난할 수 도 있겠으나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이 소설에 대한 나의 느낌은 대단하다이다.
내가 남성이라 그런지 주인공 R과 J의 섹스의 장면은 나에게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물론 성숙한 작가의 관점에선 섹스가 하나의 도구일 뿐이지만...
주인공 R은 자신에 대해 알라는 식의 말도 하고 있다.
그러니깐 한국은 너무 ‘관계’에 치중하고 있다며 ‘진정한 나’라는 것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성경적인 관점-그냥 들었다. 제한된 관점에선 관계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 어마어마한 소설을 몇 자의 단어로 일축해 버린다는 것은 너무나 지나친 사기이다.
하여튼 이 소설은 획기적인 소설이라 칭하고 싶다.
G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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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왕을 죽였는가
이덕일 / 푸른역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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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왕을 죽였는가/ 이덕일/ 푸른 역사

흥미로움. 감흥. 감동. 울분. 비탄. 짜증. 열받음...이 모든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낀 책...
멋진 책...

결론은
-‘조선은 아름답다’
-‘조선은 추악하다’

2000년 11월 9일 목요일 새벽에...

<누가 왕을 죽였는가> 개정판에 부쳐

1. 대윤과 소윤, 그리고 사림파 사이에서(제12대 인종) - 이질 증세와 주다례
폐비 신씨와 두 윤씨 왕후
서른다섯 중년 왕비의 출산
백돌아! 백돌아!
홀로된 첩과 약한 아들을 어찌 보존하겠소
문제의 '주다례'
1년을 넘기지 못한 임금의 장례식
곤장이 다리보다 더 굵으니
문정왕후를 다시 보겠구나


-중종에 이어 즉위한 ‘인종’에 얽힌 비화, ‘인종의 죽음’, 그 이후 문정왕후의 여왕노릇...이 엄청난 역사의 비화를 보며 가슴이 박동질되고 심장이 요동친다. 어마어마한 사실의 폭로상에 전율!...
소윤. 대윤. 사림파. 훈구파. 주다례.....

2. 방계 승통의 콤플렉스와 임진왜란 속에서 (제14대 선조) -중풍과 찹쌀떡
을축년에 하교받은 하성군
누가 적당한가?
선조의 추락, 광해군의 부상
주상의 뜻
어젯밤엔 편히 잤다
반대파 숙청에서 폐모까지
문제의 찹쌀밥
용서해야 할 도리는 없다
사실처럼 굳어진 독살설

-방계승통의 콤플렉스에다 예측할 수 없는 변덕으로 왕권강화에 힘썼던 선조의 죽음은 개인적으로 합당하다. 세자책봉문제에 너무나 우유부단했던 선조. 그로 인해 힘겨웠던 광해군. 그 뒤 광해군의 행적....인조반정...

3. 현실과 명분의 와중에서(소현세자) - 학질과 의관 이형익
피눈물 흘린 삼전도의 치욕
볼모로 가는 두 형제
명.청이 교체되는 대륙의 한복판에서
부정父情 아닌 부정否定
소현세자 추대 사건의 진상
아담 샬과의 만남
비운의 귀국길
인조에게 쏠린 몇 가지 의혹
원손이 아닌 대군을 후사로 삼겠다
세자 일가의 비극
조선의 좌절, 세자의 좌절

-인조의 권력유지의 집착으로 자신의 장남 ‘소현세자’를 독살시키는 비극은 조선의 비극이었다. 소현세자는 ‘거인’이었지만 아쉽기만 하다. 사람됨과 넓은 기개, 통찰과 비전...
어느 것 하나 나무랄데 없는 소현세자를 죽인 인조는 죽일 놈이다.
가슴에 벅찬 감동과 흥분과 울분이 뒤범벅된 장이다.
...소현세자의 좌절은 그야말로 조선의 꿈과 좌절이었다. 소현세자가 순조롭게 즉위하여 청국에서 익힌 세계 정세에 대한 식견을 바탕으로 정사를 펼쳤다면, 인조의 쿠데타로 야기된 그 모든 국난들은 긍정되고 오히려 옥동자를 낳기 위한 산고로 평가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조와 반정의 주역들이 소현세자를 제거하고 원손마저 제거함으로써 소현세자의 꿈은 지상에서 사라졌다...(p. 108)

4. 사라진 북벌의 꿈(제17대 효종) - 종기와 어의 신가귀의 산침
소현세자의 유산
용상에 가려진 효종의 아킬레스건
모든 것은 북벌로
효종의 딜레마
북벌 대 춘추대의의 대타협
손을 떠는 어의 신가귀
현종이 문제 삼은 어의 이기선과 송시열


-...문치정치에서 무치정치로 변화코자 노력한 효종의 북벌정책은 조선사대부의 간교하고도 자기집착적인 반대로 인해 좌절된다. 북벌에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선 ‘국왕권’이 더 강화되어야 했으나 사대부의 지독한 기득권, 헤게모니의 집착과 이익고수에 아무런 실도 못 맺고 재위 10년을 마감한 효종...
소현세자와 좀 더 다른 관점으로 대외정책을 펴볼려했지만...썩어빠진 문치정치인들!!!
효종의 갑작스런 서기에 따른 여러 가지 괴이한 사건들....

5. 예송시대에 가려진 죽음(제18대 현종) - 복통과 뜸 치료
효종의 모후 자의대비과 입어야 할 복제
부모가 자식상에 3년복을 입지 못하는 4가지 이유
임금의 예는 일반 사대부나 서민과 다르다
예론을 금하노라
며느리상에 시어머니가 입어야 할 복제
어찌 앞뒤가 서로 다른가?
신하가 되어 임금에게 박하니
현종의 이례적인 조치
현종의 복통과 병상을 지키는 사람들


-두 차례의 예송논쟁의 파문 속에서 집권당인-‘서인들의 나라’란 소릴 들을 정도의-서인들의 독침 가능설을 미진하게 남겨 놓고 현종이 갑자기 서거했다. 참으로 큰 뜻을 펴고자했던 선대왕과 그 아들 현종은 이렇게 비운의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조선왕조의 정통성의 문제는 이토록 반복, 번복되었다.


6. 이복형제의 비극(제20대 경종) - 게장과 생감 그리고 인삼차
남인이란 당적이 붙은 아이
반대하려면 물러가라
두 모자의 운명
연잉군과 연령군을 부탁한다
왕세제를 책봉하소서
경종의 진심
목호룡의 고변
적발하여 정법하라
게장, 생강 그리고 인삼차
사도세자 비극의 시작


-경종은 장희빈의 아들이다. 여러 가지 많은 정통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노론(집권당)을 참고 참았던 경종은 결국 소론을 지지하며 노론을 전복시킨다. 하지만 노론의 지지세력을 얻은 세제 연잉군(영조)의 잔재가 그의 독살을 불러온 것이 아닌가?
숙종의 장기간 정치 이후 ‘경종’의 등극 그러나, 아주 짧은 재위 기간...그리고 죽음...
골 때리고 문드러질 조선의 역사여!!!




7. 개혁군주의 좌절(제22대 정조) - 홧병과 연훈방
세손은 세 가지를 알 필요가 없다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3대 모역 사건
규장각과 장용영 그리고 화성
새로운 정치 세력을 찾아서
나의 가슴속 화기가 어찌 더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연훈방 처방
유일한 목격자, 정순왕후
정순왕후의 세상


-사도세자의 혈육이었던 정조는 영조와의 관계를 잘 조절함으로써 왕위를 차지했다. 영조의 당색을 거부하고 남인을 등용하고 규장각, 장용석, 화성을 세우는 등 민생치안과 왕권강화를 계속하였다. 정조는 물론 대대적인 개혁과 숙청작업을 꿈꾸었지만 결국 원대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정순왕후 김씨’에 의해 독살 당했을지 모른다.
영조, 정조는 조선사의 큰 획을 그은 인물이었다. 정조는 말 그대로 Revolutionalist'이다. 영남 만인소를 통해 남인등용을 기회로 엿보았지만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홧병과 지병 그리고 노론의 주체세력인 정순왕후의 계략으로 죽고 만다. 또한 정조는 의관 못지않은 ‘의학지식’도 있어 자기 지병을 자가 진단하기도 한 개혁군주였다. 안타까운 역사의 한 단면이다.

8. 식민지 조선 백성들의 군주(제26대 고종) - 해외 망명 계획과 식혜
홍선군의 아들 명복
고종과 일본의 악연
국내의 혼란과 일본의 내정간섭
일본의 병탄과 고종의 대응
언젠가는 기회가 오리라
고종의 해외 망명 작전
마지막 군주의 최후
고종이 해외로 망명했다면


-고종의 정치적 한계와 그의 결핍. 수동적인 정치의 패턴은 일본에게 ‘나를 먹어달라’는 것과 같은 짓이었다. 고종의 존재가 사대부를 너머 전 국민을 한데 모을 수 있는 힘이었지만 결국은 ‘독살’로써 이에 보답했다.
불우한 조선왕조의 독살사(毒殺)史)는 결국 타민족이며 이방인인 일제에게 독살당하는 라스트 씬을 장식한다.

조선엔 왜 독살설이 많을까
-조선...특이한 나라였다!!!
그 나라가 내 선조들의 나라였고 지금의 우리나라이다!!!

Written By Kar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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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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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미있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영상이 꺼져 버린다면?
화면이 일시정지되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다음 스토리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신경이 최고조로 곤두서있는데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면 관객들은 울화통을 터트릴 것이 분명하다. 그 다음에는 사랑하는 남녀가 다시 만났는지, 그 주인공이 생명을 구했는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등등...수많은 이야기가 잘 전개되다가 갑자기 멈췄을 때 그 기분이란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1Q84의 1,2권을 다 읽은 느낌은 이런 느낌이다.

아직 스토리는 끝나지 않았는데, 독자들은 더 큰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는데 갑자기 책장이 덮어야 한다. 아무리 책장을 넘겨도 하드커버(표지)만이 자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소설가, 작가는 이런 점에도 굉장히 독재자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이야기를 술술술 풀어놓고는 갑자기 우리에게 그 이야기에 관심을 끌 것을 강요하며 책장을 덮게끔 만들고 있다. 그래서 화가 났다. 





 하루키의 이 5년 만에 출간한 대단한 작품!

독자인 나는 이 작품을 흥미롭게 접하며 하루키의 위업에 찬사를 보내고 있었다. 아오마메와 덴코의 오가는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는데 웬 걸??? 이야기가 잘렸다는 느낌! 누구 말처럼, 한 동안 소설은 보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이 대목은 마치 어네스트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그렇게 사투를 벌여 잡은 물고기, 자기가 실컷 잡은 고기가 상어들에게 다 먹이고 할퀴고 찢기고 난 후 바닷가에 당도했을 때는 앙상한 물고기의 뼈대만 남아있는 허무한 대목과 오버랩된다. 니힐리즘, 허무주의? 헤밍웨이의 허무주의는 그의 삶과도 연계된다. 노벨상을 받았지만 엽총으로 자살하고 마는 씁쓸한 대목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죽음이 주는 굉장한 여운! 그러나 그 여운은 생명과 삶과 인생을 희망하는 이들에게는 정신적인 굉장한 데미지로 작용한다. 그래서 글이 대단한 것이기도 하고 해악적인 요소가 다분하다고도 볼 수 있다.


하루키가 헤밍웨이의 닮은 꼴을 지향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오마메와 덴코...모처럼 하루키의 매력에 흠뻑 빠졌는데...역시 하루키는 글쟁이다.


문학적인 위업이나 평가는 시간이 없어 표피적인 느낌만을 적는다.

아쉽다, 아쉽다, 아쉽다......

1개월 동안 쉬면서 올린 성과라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 신작 소설을 독파했다는 것뿐? ㅎㅎ

Written By Karl21


하루키를 어떻게 이해할까?


1q84를 어떻게 읽을까에 대한 해석서라고 할 수 있는 글,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는 해설서에 대한 글!


http://blog.naver.com/eugenetec/13007760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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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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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비리(?)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는 주인공 와타나베가 '고등어의 푸른 빛깔'같은 20대로 접어드는 시점 전후의 사건을
기억하면서 이야기의 첫 단추를 풀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하루키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만들어 가고 있다. 

  상실의 시대
 이 소설은 상실자들의 이야기이다. 여기서 상실은 이중성(doubleness)을 갖는다.
 첫째는 자기 존재성의 상실이며 둘째는 관계성의 상실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한 방향감각이나 목표의식도 없는 주인공 와타나베의 자기 상실,
그리고 카오스(Chaos)는 자신에게만 머물지 않고
 자기와 관계하는 모든 이들에게 파급된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와타나베를 '피해자'로 볼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
와타나베의 고교친구인 나오꼬는 이미 어린 시절에 언니의 자살을 목도했고 
 
기즈키라는 소꼽친구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 관계성의 상실과 상처다발
  그녀는 와타나베와 성관계를 가짐으로써 관계성을 회복할려고 하지만 그와의 섹스는 오히려 그녀의 카오스를 극에 치닫게 만들고 결국 그녀는 정신 요양소로 거처를 옮긴다.
그곳에서 만난 레이코여사는 어릴 적에 정신질환을 두 번 앓은 적이 있고 결혼엔 한 번 실패한 중년여성이다.
와타나베에게 있어 레이꼬 여사는 결과적으로 볼 때 '병도 주고 약도 주는' 그런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연극 강의를 같이 듣다 알게 된 미도리는 가족공동체로부터 받은 상처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를

아버지의 장례식을 '피크닉'이라 부르고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내 존재의 절반은 아버지의 정자쟎아요?"

라고 하면서 자신의 알몸을 내보이는 아주 도발적인 행동을 한다. 

  와타나베의 학교 선배 나가사와의 애인, 하쓰미는 나가사와의 에고이스트적인 삶과 사랑의 방식-그에겐 모든 것이 '게임'이었으며 20여년 동안 80명의 낯선 여자와 섹스를 했다-에 상처만 입고는 결국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
와타나베는 나오코와 미도리와의 연인관계를 이중적으로 계속 유지하면서도 주말이면 나가사와 함께 '여자사냥'에 나가 낯선 여자와 '프리섹스'를 하는 이러한 카오스적인 애정행각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그러다가, 나오꼬와 하쓰미는 자기 존재성의 상실과 관계성의 상실에 못이겨 자기파멸(파괴)-자살-로 치닫고 만다. 그렇게 카오스는 카오스를 낳고 만다.

 와타나베는 나오코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방황하다가 예전 고교시절 섹스파트너였던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생전 처음으로 '상처 입은 자'에 대한 생각을 했다-이런 자각은 후에 미도리와의 전화통화하는 순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
방황 끝에 그는 레이꼬 여사를 만나게 되는데 이 만남은 와타나베 자신에게 있어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첫째는 미도리에게 다가갈수 있다는 가능성-관계성의 회복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이고, 
   둘째는 나오꼬의 장례식을 위해 51곡의 기타연주 이후에 아직 나오꼬의 죽음에 대한 슬픔도 가시지 않았는데 
            이들은 네 번의 방대한 섹스를 가졌다는 점-자기 존재성의 상실의 가능성-이다.
 
  와타나베는 레이꼬 여사와 헤어진 후 미도리에겐 전화를 하지만 

  '당신, 지금 어디 있어요?'


  라는 미도리의 물음에 그는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라고 자문하며 카오스상태로 빠져든다.
 왜냐하면 설사 미도리와의 관계성은 회복될지 몰라도
 자기 존재성의 상실, 카오스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딜레마(dilemma)인 것이다.
 이것은 나 스스로 생각해 보건대
 인간이 보편적으로 가진 정체성(identity)의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본다.
 이것은 와타나베에게 있어 가장 큰 상실이요, 카오스인 것이다.  

 상실은 또 다른 상실을 낳고
  와타나베가 가진 개인적인 상실은 그 개인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더 나아가 다른 이와의 관계 가운데 상실을 파급시키면서 상실은 또 다른 상실을 낳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이것은 소설속의 와타나베의 초상화이기도 하지만 현대문화의 초상화이기도 하다.  
  
  하루키는 이 작품에서 '자기 존재성과 타인과의 관계성'의 '어울림' 을 강조하고 있다.

Written by Kar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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