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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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황정은이다, 신간이다 싶어 구매했다. <아무도 아닌>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은 좀체 속도가 나지 않았다. 왜 그럴까? 내용도 난해하고 그냥 몰입이 잘 안 되었다. 나중에는 빨리 읽어치우자 싶어 읽었다. 왜 그럴까?

 

 

 

 

2

문학이 정치라는 옷을 입었구나. 그래서 더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한나 아렌트가 나오고, 아우슈비츠가 나오고, 스테판 츠바이크가 나오고, 박근혜 탄핵이 나오고, 세월호가 나오고...그냥 너무 많은 것을 얼버무리려 했나? 잘 읽힐 것 같은 예감은 틀렸다. 소설에서 무언가를 인용하거나 발췌할 때는 주를 달아 밑에 분리해두는 것이 좋겠다 싶다. 한나 아렌트의 책을 읽으려고 사두었지만, 주제의 무게감 때문에 손만 대고 있는데, 소설이 혁명을 다루고, 정치를 다루고...아 복잡해...그래서 싫었다. 황정은이 정치적인 색깔을 입은 지가 좀 되었나?

 

 

 

 

3

문학은 그냥 문학이었음 좋겠다. 순수문학...그대로 아름답고 보기 좋지 않은가! 정치는 정치가나 기자가 하고, 문학은 작가가 하면 안 되나? 언젠가 K시인이 문학의 권력을 입고 휘둘렀던 성추행이나 연예인 J의 죽음을 가지고 해외펀딩까지 해서 책을 내었다고 하는 Y나, 물론 팩트는 추적해보아야 하겠지만...어떤 소재이든, 어떤 주제이든 무기를 삼으면 권력이 되는 게 아닐까! 문학은 순수했음 좋겠다! 그렇다고 황정은 작가가 문학의 권력을 휘둘렀다는 말은 아니다. 오해는 마시길! 그냥 내 생각이다. 작가는 자기가 쓰고 싶은 거 쓰겠지만. 황정은 작가가 야심차게 준비해서 4년 반 정도 쓴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냥 이번에는 조금 아닌 듯...단지 내 취향이 아닌 듯 싶다.

 

그냥 정치적인 이야기 하려면

나는 그 작가의 소설은 별로 읽고 싶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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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9-05-05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감100배 입니다

카알벨루치 2019-05-05 12:40   좋아요 0 | URL
아침부터 이런 댓글 역쉬 북키님🥰

syo 2019-05-05 12: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전 예술가도 정치하고 정치가도 예술하고 막 그랬으면 좋겠어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가 잘하는 방식으로요. 정치가만 정치하게 시켜놔서 정치꼴이 이 모양 이 꼴만 같아서요.

카알벨루치 2019-05-05 12:39   좋아요 0 | URL
난 그냥 문학이 너무 그러니 ...싫어요 문학이는 그러는거 시러용 문학이가 그럼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이는...제 편견일수도 있고 내가 너무 정치적 감각이 둔해서 일수도 있고 ... 반가워요 우리 쇼군 💕

syo 2019-05-05 12:47   좋아요 2 | URL
편견이나 감각의 문제라기보다는 각자의 스타일이 있는거니까요 ㅎㅎㅎ 저도 반가워요 카알님😊

cyrus 2019-05-06 08: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작가는 ‘순수’ 문학은 추구할 수 있을까요? 정치가가 정치를 해야 하고, 소설가는 소설을 써야 한다는 식으로 역할을 딱 잘라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저는 순수 문학이라는 단어에서 사회적인 문제와 관련 없는 문학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syo님 말씀처럼 정치가도 소설을 쓸 수 있고, 소설가도 정치적 이슈를 주제 삼아 소설을 쓸 수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치적인 이데올로기에 민감하게 생각하고 확대 해석하기 쉬운 분위기라서 정치가가 소설을 쓴다거나 소설가가 정치적인 주제로 소설을 쓰는 일이 쉽지 않아요. 물론 작가가 어쭙잖은 생각으로 정치적 이슈를 건드려서 어이없는 소설을 쓴다거나 정치가가 자신의 편협한 이데올로기를 설파하려는 목적으로 소설을 쓰는 건 비판을 받아야 합니다. ^^

카알벨루치 2019-05-10 09:38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제가 황정은 작가 작품을 겨우 2권 읽고서 느낀것이라... 그냥 그 작가에 대한 기대감 같은게 있는데 정치적인 색채가 등장하니 조금 당혹스러웠다고나 할까? 정치적인 색채를 지울 순 없는듯 한데 그냥 갑자기 황작가의 “순수문학”이 더 그리웠다고나 할까요? 4년 반 준비하셨는데 전 한번 읽고 리뷰 이렇게 써도 되나 조심스럽기도 하고 황작가님이 이 리뷰를 보시지 않았음 싶기도 하고...맘 상할 순 있지만 또 볼 필요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일개의 저의 글이 무슨 영향력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그래도 써야죠 존버정신! 근데 저 시루스님 땜에 존버 뜻 제대로 알았네요 존버를 저는 zone burrow로 이해했는데 그 영어 뜻도 얼쑤 맞네요 존버정신 너무 좋네요! 다락방님 댓글에 이거 달아야하는데 암튼 사통발달 알라딘 ㅋㅋㅋ

뒷북소녀 2019-05-23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만 그랬던게 아닌가 봅니다.
저도 읽다가... 진도가 잘 안나가서... 읽고 또 읽고...
벌써... 3달째 표지만 보고 있는 것 같아요...ㅠㅠ

카알벨루치 2019-05-23 14:25   좋아요 0 | URL
그거 맘 잡고 읽어야 합니다 저랑 비슷하게 느끼셨다면...황정은 작가는 작가의 뚝심어린 책임감과 시대에 대한 작가적 사명을 가지고 쓰신듯한데 ....들추기 싫은 역사의 한 단면이라 피하고 싶은 제 심리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ㅎ

중력바깥에서 2020-07-24 18: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블로그에서는 처음 댓글을 남겨봅니다. ;;
예술가가 작품을 통해 시대를 다루지 않으면 누가 무엇으로 다뤄야 할까요? 이건 정치인이나 기자와는 온전히 별개인 작가의 시대적 사명입니다. 누구보다도 가장 앞장서서 시대를 베어내는 게 작가여야 된다고 생각해요. ;;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문학이라는 게 어떻게 존재할 수 있습니까? 문단에서 본인의 권력을 악용한 ‘권력형 성추행‘이나 연예인 등 개인의 불행을 조미료 삼아 파는 치들과, 시대 자체를 관통하는 글을 쓰는 작가를 생각이라고 퉁쳐서 묶는 건 정말 아니라고 보네요. 카알벨루치 선생님의 개인적인 비몰입이나, 감상을 비난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의 영역이니까요.) 순수 문학의 아름다움이 의도적 무지에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있을 것만도 같아 지나치지 못하고 공간을 빌려 덧남깁니다.

카알벨루치 2020-07-25 07:39   좋아요 0 | URL
긴 댓글 감사합니다
정치와 문학 뗄레야 뗄수없는 영역인데 제가 조금 너무 섣부른 접근을 했나 봅니다 정치적 성향이나 해석이 차이가 있을 수 있어서 더 역반응(?)을 일으켰나 봅니다 순수문학에서만 보고싶은 것을 보고픈 맘은 어쩌면 문학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제약을 강제하는 것일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문학의 기능은 더 포괄적인데...현실의 정치가 너무 역겨워 문학이란 피난처로 왔는데 또 그 문제를 들여다보니 불쾌한 시큰함을 느껴서 거부함에 그렇게 쓴 것이라고 변을 남깁니다!
작가의 시대적 사명은 스토리를 통해 시대를 대변하는 자라면 정치도 당연히 들어가는게 맞는듯 합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