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양선아 옮김 / 강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좋았던 점>

1. 베르메르의 작품과 소설줄거리와의 조화
    : 베르메르라는 화가도 잘 모르고 그의 그림도 몇 점 빼고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잘 알고 봤으면 더욱더 새로웠으리라. 어쨌든 소설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그림과 소설의 줄거리는 마치 퍼즐처럼 잘 들어맞았다. 그리고 그림에서 풍기는 뭔가 완벽함을 추구하는 느낌대로 소설 속의 베르메르는 평생 아주 적은 수의 그림만을, 아주 공들여 그린다. 어울렸다.

2. 그리트
    : 남의 집 하녀지만 어딘지 기품이 느껴지는 그리트에 대한 묘사는 그림 속의 진주귀고리 소녀와 그럴듯하게 들어맞는다. 어린듯, 그러나 묘하게 유혹하는 듯한 눈과 입술은 베르메르와 묘한 긴장 속에서 서로를 아주 약간씩(?) 유혹하는 소설의 줄거리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몇점의 그림이 엮어져 장편소설이 되다!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저 그림 속의 실제 진주귀고리 소녀는 그저 그림을 의뢰한 귀족의 딸이었을 수도, 혹은 작가의 그 수많은 아이들 중 한명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베르메르는 지금 하늘나라에서 이 소설을 보며 코웃음을 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3. 진주귀고리에 대한 묘사
     : 왜 꼭 진주귀고리여야만 하는가, 에 대한 작가의 설명대로 그림의 귀고리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고 쳐다보았다. 과연! 임팩트가 없구만그래! 그녀는 꼭 귀고리를 해야만 했던 것이다. 다른 그림에서도 작가가 치밀하게 구도며 소도구를 고민하는 모습이 묘사되었는데, 그림을 보면 정말 그랬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작업에서 그리트가 톡톡히 한 몫을 한다. 똑똑한 그리트 같으니라구!

4. 소설의 결말
     : 20길더 받아서, 15길더 갚고, 5길더 가진다. 그리트는 매우 쿨하고 냉정한 여자였던 것이다. 그녀는 10년 전의 기억을 추억으로 떠올리며 눈물을 짜진 않을 것이다. 그녀가 베르메르의 사망소식을 듣고는 자기 손을 베어버린 것은 마음에 안 들지만 결말을 보며 용서해 주었다.(누가 너의 용서 따윌 바란단 말이냐ㅡ..ㅡ;;;) 

 

<싫었던 점>

1. 베르메르의 성격과 행동
     : 나 같으면 그딴 놈은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이것은 소설의 완성도와는 상관없다. 소설의 주인공이 나쁜 놈이라고 나쁜 소설인 건 아니니까. 하여간 난 싫었단 말씀!) 자기가 그리트를 좋아했는지 어떤지는 모르나 행동을 보면 결국 이용해 먹을 만큼 이용해 먹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리트의 예술에 대한 동경과 선망을 이용하여 자기 작업을 돕게 하면서도, 그것이 가족에게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내색하지 못하게 하고, 결국 그리트는 잠자는 시간을 줄일 수 밖에 없다. 진주귀고리를 귀에 달라고 주면서 하는 말도 기가 막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완벽한 그림을 위한 것이다. 정나미 떨어진다.(아아 그래야만 예술이 되는 걸까? 그래서 예술가의 주변인은 피곤한 건지도....)

2. 베르메르의 아내
     : 그녀를 조금만 더 품위있게 그려주었더라면, 이 소설은 좀 더 아름다울 수 있었다, 고 나는 생각한다.

3. 정리정돈에 대한 찬양
     : 나도 베르메르의 아내와 비슷하게, 뭘 떨어뜨리지 않고는 어딜 못 지나다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소설에서 베르메르와 그리트 vs 베르메르의 아내 식으로 묘사되는 완벽정돈과 칠칠맞음에 대한 비교가 매우 신경질났다. (순전 개인적인 감정이다. 흥!)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클 2005-11-23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내 얼굴 패러디하는 거 느무 싫어.....

깍두기 2005-11-23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야클님! 그랬던 것이군요. 베르메르가.....

하이드 2005-11-23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력 받았어요?

깍두기 2005-11-23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려보았습니다요^^
(사실 달력 땜에 살까도 했는데, 벽걸이 달력이었음 샀을텐데)

검둥개 2005-11-27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임팩트가 없구만그래! "에서 넘어갔어요. 역시 위트가 넘치시는 이 리뷰!!! ^^
게다가 저두 개인적으로 뭘 흘리거나 쏟지 않구는 하루가 안 넘어가는 사람이로서 그 부분이 무척 열받는군요. 채소 써는 게 뭐 그리 중요한 일이라구요. 흥흥흥 ^^

깍두기 2005-11-27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님, 그렇죠 그렇죠!!!!! 방 닦고 채소 썰고 이런 거 못한다고 그렇게 부인을 무시하면 안될 일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