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나는 이정진의 가슴팍과 엉덩이를 보았으니 그걸로 됐구(남편 손잡고 영화 봐놓고 이런 말을 하다니 난 정말 가증스러워!), 영화 내용도 대충은 만족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웃을 수 있었다. 내가 귀여워하는 이문식이 나와서 온몸으로 웃겨주셨으며(심지어 똥폭탄까지 맞는 살신성인의 정신을 발휘), 연기력 입신의 경지에 오른 할머니들이 각각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하여 한몫 하셨고, 이정진은 조금만 더 망가졌어도 좋았겠지만 그 정도면 되었다. 몸뻬 입어도 섹시하니 다 용서가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과연 나는 160억원짜리 당첨복권을 갖고 줄행랑을 놓다가 멍청하게 그걸 갈매기밥으로 빼앗겨버린 가시내를 용서할 수 있을까?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너무도 마음씨가 좋은 것 같다. 그래서 마지막에 약간은 휴먼드라마틱하게 가버린 것이 좀 아쉽긴 했으나 안 그러면 또 무슨 수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마지막의 그 담배 한대로 약간의 껄적지근한 마음은 다 하늘로 날려 보낼 수 있다. 인생은 요지경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