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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의 섬 ㅣ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평점 :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음. 주의!
읽을 때 무지 재미있었으나 별 다섯개는 못준다. 왜냐하면 결말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사실 내가 이 책의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던 건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다. 책을 주문하기 전 알라딘의 책소개를 보았는데 극적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던 것이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오로지 그 극적 반전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느라 진도가 빨리 나가지지를 않았는데 중간쯤 가니까 내가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은 오직 그것 뿐이었다.(그것이 무엇이냐고 묻지 마시라. 스포일러로 돌맞고 싶지는 않다)
그 결말이 내 머릿속에 떠오르자마자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설마, 나도 예상할 수 있는 그런 반전을 극적 반전이라고 할까. 그건 아니겠지. 그거기만 해봐. 내가 별 세개도 안준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결말이 내가 예상한 바로 그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별 네개냐면 아주 재미있었고, 아슬아슬했고, 심리묘사가 훌륭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말도 내가 예상했다는 것만 빼면 사실 완벽한 것이었다. 적당한 복선과, 결론을 모르고 읽을 때와 결론을 알고나서 다시 읽을 때 등장인물들이 한 발언의 미묘한 차이(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될 수 있는 말들), 완벽히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들의 고통, 이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 식스센스를 보고 난 우리는, 이제 웬만한 반전에는 눈도 깜짝 안할 강심장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식스센스가 자꾸 연상되었는데 결론을 알고 나자 그렇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사한 점이 많은 작품이다. 주인공의 고통과 여러가지 심리적인 장치들이....그리고 무엇보다 결론이.
그리고 감점 요인 또 하나. 미국인들이 전쟁을 묘사할 때, 마치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듯이(사실 개인으로 보면 한명한명은 피해자이기도 하겠지만), 전쟁이 왜 일어나는지를 모르겠다는 듯이(그게 진정 누구 때문인지 모른단 말인가. 바보냐) 순진하고 아픈 표정을 짓는 것이 난 항상 역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