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의 그림은 참 특이하다. 술먹고 그린 것도 같고 아무렇게나 찍찍 목적도 없이 그린 것 같은데 어느새 보면 어린 아이의 얼굴이다. 그러고 보니 정말 이 책의 주인공 아이의 얼굴은 대여섯개의 선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그림을 찾아보자면 만화에 대해서 별 아는 것 없는 내 머릿 속에서는 박수동의 고인돌이 떠오른다.

서예로 따지자면 초서체고 그래서 쉽게 알아보기 힘들다. 이 작가의 <빨간 귀>맨 첫장을 난 몇번이고 다시 본 후 겨우 내용을 알게 되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더니 옆자리의 후배가 그 장면을 보고는 나에게 이게 뭔 얘기냐면서 해석을 해 달란다.

빨간 귀가 워낙 충격적이어서 이 책을 읽을 때는 충격이 좀 덜했지만 우리가 항상 <마음의 고향>으로 가슴에 담아두는 <가정>에 대해 작가는 무자비한 묘사를 한다. 일부러 욕하거나 비판하거나 이런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남들이 가정에 대한 이미지를 손상시킬까봐 알고도 하지 않는 서로의 묵인하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까발기는 것이다.

그래도 작가는 자기가 그린 그 초라하고 아름답지도 않은 것들을 사랑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4-09-19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옆지기분 보러왔다 헛물켜고 갑니다...

로드무비 2004-09-19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책이 별로였나봐요?
감상이 짧네요? 궁금.^^

미완성 2004-09-19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아, 헛물켜고 갑니다...허탈~

깍두기 2004-09-1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이게 그렇게도 연결될 수 있는 거였군요? 우리 아빠.......(히히히)
책은 별로 아니었는데요, 직장에다 책을 놓고 오는 바람에....
그리고 로드무비님이 제가 할 말 다했는데 뭐하러 중언부언 하겠습니까?^^

호랑녀 2004-09-20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나는 친정아부진 줄 알았어요 ㅠㅠ

깍두기 2004-09-20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양한 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