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변의 카프카를 다 읽었다. 에잇, 다 읽었단 말이다.
그런데 어찌 이리 머리가 복잡한 것이냐. 원래 이 책을 다 읽고는 근사한 리뷰를 쓰리라 마음먹었건만 별점을 주지도 못하겠고(헷갈려서) 딱히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싫다고 못하겠으니 페이퍼로 전환할 수 밖에. 아깝다. 리뷰가 점수가 더 많다는데ㅠ.ㅠ
이 책엔 진짜 무수한 <메타포>가 나온다. 메타포라는 낱말 자체도 수없이 나오고 메타포 자체도 많이 나온다. 문학작품을 많이 읽었거나 문학이론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그 메타포가 무엇을 겨냥하고 쓴 것인지 알련마는 무식한 나는 이게 무슨 메타포이긴 한 모양인데, 도대체 뭘 메타포한 건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읽으려니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재미는 있다. 뭔가 추리소설적인 구성도 있고, 로드무비님이 좋아하는 로드무비적인 내용이기도 하며 한 소년의 괴상한 성장기이고 아주 황당한 환상소설이기도 하다. 근데 웃긴 것이 보통 환상소설이라면 어떤 소설적 장치를 깔아놓고 독자에게 이것이 환상임을 전제한 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그러니까 '이건 농담인데....이렇게 깔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 이 책의 환상은 그냥 툭, 던져진다. 정말 사실같은 분위기로 환상을 이야기해서 환상임을 알기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너무나 진지하게 웃지도 않고 농담을 해서 듣는 사람이 헷갈리는 것처럼.
읽으면서 작가의 야심이 느껴졌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과 같은 20세기의 탁월한 총합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충분히 멋있는 작품이고 나름대로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어쩐지 덜 익은 음식, 혹은 다양한 재료를 썼는데 그 재료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 그런 음식을 맛본 느낌이 있다.
**책을 읽다 보니 클래식 음악에 별 취미가 없는데 한번 작정하고 들어보고 싶어졌다
**이 책에 정통한 사람을 옆에 앉혀놓고 '이건 무슨 얘기냐?' 고 쉼없이 물어가며 읽고 싶은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