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가투쟁에 안 갔기 때문에
: 미안해 하는 것조차 면피용인 것 같아 아예 쌩까고 있는데
선후배 모임에 갔다가 한 선배가 집회 다녀왔다며
"거기 모인 사람들 보니까 눈물이 날라 하드라. 자기 한 몸 위해 여기 나왔겠나"
하시는데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원평가 저지 연가투쟁이라면
사람들은 지 밥그릇 챙기려고 저런다고 생각하고
나도 그딴 오해 받기 싫어서 슬쩍 회피한 점도 있다.(많다)
그러나 지 밥그릇 챙기는 사람은 절! 대!
집회장 같은데 가지 않는다.
징계 한다는데.
찍소리 않고 모른척 하다가 쟁취한 열매만 같이 따먹는 거다.
무임승차자.
지금 내 모습.
그나저나 교원평가 후의 학교 모습을 생각하면......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은.....되고 나면 알겠지. 그런 사람 많던데)
경쟁 경쟁 경쟁 경쟁 경쟁 경쟁.......무한 경쟁.
다들 그걸 원하나? 교사들의 경쟁은 곧 애들 잡기로 이어질 텐데.
지금보다 더 점수별로 줄 세우고
낙오자에 대한 배려는 눈 씻고 찾아볼래야 없는.
그걸 알면서 넌 왜 거길 안 간거니?
2. 부동산
: 집값이 두배가 뛰든 열배가 뛰든
나는 집 살 돈도 없고 생각도 없고
이대로 살다 나중에 좋은 세상이 오면(오면? 오나? 믿나?)
국가에서 임대해 주는 아주 싸고 좋은 아파트에 임대료만 내고 살겠다, 는 것이
나의 로망이었는데
무시할 수 없는 누군가가 자꾸 들쑤시는 바람에 머리가 아파 죽겠다.
어제 모임에서도 아줌마들 대부분이 집을 사서 몇배가 뛰었네, 전세금을 몇천 올려줬네 하며
한쪽에선 부동산으로 피 본 얘기를
한쪽에선 한 몫 잡은 얘기를 화제로 삼는데
괜히 마음이 불편하다.
내가 그런 미련 다 내려놓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거다.
그러니 마음이 불편하겠지, 안 그러면 개가 짖나 했을텐데.
내가 집을 사기 싫은 이유 중의 하나는
집을 일단 사고 나면 집값이 오르기를 바라게 된다는 것 때문인데
옆반 후배도 집 사기 전에는
"아, 부동산 너무 뛰어. 미친 거 아냐" 하다가 2억을 대출받아 집을 사고는
이제는 집값 올라라, 올라라 이런 마음이 든다며
사람 참 간사하다고 한다. 내가 웃으며
우린 이제 계급이 달라졌으니 너랑 안 놀겠다고 했다.
그건 농담이지만, 내가 그 마음을 가지긴 싫다, 없는 사람의 불행을 바라는 마음을 갖고 살긴 싫다,
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그 마음조차 내가 뭘 버리지 못해 드는 마음이 아닌가 싶다.
내가 집이 필요하고 사야 될 형편이면 사고
손해를 두려워 말고, 손해 나면 감수하고, 그걸로 한 몫 잡을 생각만 하지 않으면
집을 사고도 집값 오르길 바라지 않을 수도 있지.
결국은 니 마음 안에서 버려야 할 걸 조건이 어쩌구저쩌구
변명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이 문제는 마음이 좀 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