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의 집 1
야마모토 오사무 지음, 김은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관에서 우연히 빌린 책인데

어제 오늘 이 책 때문에 가슴이 시리다.

일본에서 있었던 일을 소재로 하였고, 장애인들 그것도 안 들리고 그것으로 말도 못하고 또한 자폐나 여러 가지 장애를 함께 가지고 있는 농중복장애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도토리의 집'은 사이타마 현 오오미야시에 실존하는, 농중복장애인들의 공동작업장이다.

이 공동작업장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도 이 만화에 상세히 나와 있고, 만화마다 한 인간을, 한 생명의 성장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내가 처음 밑줄긋기를 해 본 책도 이 책인데, 게이코의 엄마가 사춘기에 들어선 딸에게 생리를 알으켜 주려고 화장실에서 생리대를 직접 보여 주고 화장실에 달력을 붙여 아이에게 생리 현상을 이해시키는 모습이 애틋했다. 엄마가 아픈 가 걱정하는 아이에게 매달 보여 줘서 이해시키고 드디어 초경을 하게 되자 엄마와 게이코가 둘 다 기뻐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엄마처럼 립스틱을 하고 브래지어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여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게이코와 딸의 성장을 보며 눈물겨워 하는 엄마의 모습.

몇 마디 말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이 사소한 성지식의 전달조차도 장애인 부모들에겐 힘겨운 일이다.

그리고 원래 말 못하고 듣지 못하는 이가 눈까지 멀어지게 되자 손으로 다른 이의 수화를 만져 내어 읽는 장면도 감동적이었다.

이 만화에는 이 외에도 콧등이 찡한 부분이 많이 있다.

어느 단체에선가 청소년 추천 도서로 선정했다는 소리가 있는데 우리 청소년들이 다 읽어 보기를 바라고 어른들도 한 번쯤 읽어 보기를 권한다.

일본의 경우처럼 우리 한국에서도 특수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고 그들의 작업장을 마련해 주고 정말 '집'같은 시설을 마련해 주는 운동이 벌어지길 고대해 본다.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아직도 요원한 이 운동이 어서 빨리 이루어지길,

그리하여 여러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가슴에, 그들의 한을 짊어지고 있는 가족들의 한 맺힌 가슴에 봄꽃이 가득 피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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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 2006-04-13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리뷰에요....

비자림 2006-04-13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깨어 있으셨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 좀 울었어요. 그들에게 감동받고 그들 속에서 그들을 부모처럼 품어 안으려던 선생님들의 절절한 사랑과 그 부모님들의 깊고 깊은 고뇌와 사랑을 생각하면서...

가넷 2006-04-26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ㅁ; 숨이 막히던 책이였어요...

비자림 2006-04-27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뵈어요. 리뷰를 거의 못 쓰고 있는데 이렇게 책을 통해 이야기 나누게 되어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