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깨비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5
이연실 지음, 김향수 사진 / 한솔수북 / 2009년 3월
구판절판


제가 어린시절엔 이사를 여러번 했던 기억이 있어요. 이사하는 날 짐이 하나씩 옮겨지면서 마지막으로 커다란 장농을 들어내면, 뽀얀 먼지와 함께 평소에 아끼던 핀이나 동전, 오빠가 가지고 놀던 딱지 등이 나왔지요. 이 책을 읽고나니 아마도 먼지깨비 친구가 돌려주지 못하고 남아 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쓰신 작가님도 프랑스에서 공부하던 시절 다락방에서 잃어버렸던 물건 때문에 우연히 먼지깨비를 만나게 되셨데요. 그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우리 친구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만든 책이 바로 <먼지깨비>라는 그림책이라는군요.

책의 표지를 넘기면 몽글몽글 뽀얀 먼지 사이에 동글동글 무슨 자국이 있어요. 처음엔 이게 뭔가 했는데 자꾸보니 바로 먼지깨비가 걸어간 발자국이더라구요. 동글동글 귀여운 발자국을 가진 먼지깨비를 만나러 가볼까요?

'데굴데굴 데구루루......톡!' 시끄러운 소리에 먼지깨비가 부스스 일어나, 여느때와 똑같은 일상을 맞이하지요. 그런데, 갑자기 '쿵 와르르 우당탕탕!' 우렁찬 소리에 깜짝놀랜 먼지깨비는 그 소리의 정체가 궁금해서 먼지산으로 모험을 떠나지요.

먼지 꽃밭을 지나, 으스스 먼지 늪을 헤치고, 잡동사니 언덕 넘어 산꼭대기에 도착해 보니, 이상한 물건이 하나 떨어져 있어요. 궁금한 것을 보면 참지 못하는 우리 친구들처럼 먼지깨비도 이 물건이 어디서 떨어졌는지 궁금해서 하늘 꼭대기로 올라가기로 마음먹었지요.

먼지 구름을 밟고 오르고 또 올라 마침내 하늘 꼭대기에 다다랐지요. 고운 먼지 안개를 살포시 걷어내자 낯선 세상이 펼쳐졌어요. 처음보는 신기한 물건들이 먼지깨비를 환영해 주는 듯 하지요?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 중에는 작가님이 쓰신 <안녕, 바나나 달>이라는 책도 보여요. <먼지깨비>는 사진을 찍어 만든 그림책인데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많이 쓰신게 보이더라구요.

먼지깨비는 여기서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리고 찾아다니는 아이를 만나게 되지요. 보일듯 말듯 실제 어린아이의 손과 발이 등장해서 물건을 잃어버린 아이의 슬픈 마음이 그대로 표현되는것 같아요. 그 모습을 본 먼지깨비는 먼지산 꼭대기에서 보았던 이상한 물건이 생각났지요.

살금살금 조심조심 아이의 책상 밑에 보물상자를 가져다 놓았더니, 아이가 환하게 웃어요.

먼지깨비는 신이 났지요. "이건 빨리 갖다 줘야지!", '저것은 내일 갖다 주고......" 아이도 신이 났지요. 잃어버렸던 물건을 하나씩 하나씩 찾게 되거든요.

아이가 잃어버린 이 많은 물건들을 먼지깨비는 조금씩 조금씩 가져다 줄거래요.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다른사람에게는 소중할 수 있는 물건을 찾아주는 먼지깨비도, 잃어버렸던 물건을 찾는 아이도 모두 행복하겠지요?

오늘도 잃어버린 물건을 찾았다면, 우리집 어딘가에서 먼지깨비가 활약하고 있다는 증거일꺼예요.ㅎㅎ

마지막 책 표지의 글이 너무 재미나지요?
"먼지깨비를 못 보았다고요?
잃어버린 물건이 엉뚱한 곳에 놓여 있다면,
그 어딘가에 먼지깨비가 숨어 있을 거예요."

아마 먼지깨비는 우리아이들의 소중한 추억과 소중한 물건을 찾아주기 위해 바쁘게 일하면서 우리집의 어딘가에도 숨어 있을꺼예요.^^

그림을 그려서 만든 그림책도 물론 정성이 들어가겠지만, 이렇게 천조각,솜,실 등을 사용하여 입체작품을 만들고 사진을 찍어서 만든 그림책을 보면 더욱 정성이 느껴져요. 작가님도 이 책을 만들기까지 2년이나 걸렸다네요. 아이들도 이런 따뜻한 그림을 좋아하지만, 저 또한 <구름빵> 다음으로 정이 가는 책이네요.

제가 책을 구입하고 얼마 후부터 워크북 증정 행사가 있었네요. 이럴줄 알았으면 조금 있다가 구입하는건데 그랬어요. 다른 친구들이 워크북 가지고 놀고 있는 사진을 본 우리아이도 워크북을 사달라고 조르고 있어요. 따로 구입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럴수도 없고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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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1-17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에 먼지를 다 모으면 이것보다 더 두꺼운 책도 만들 수 있을 듯~^^
전 서재 먼지,책벌레 이런 것을 엮어 이런 책 한번 쯤 생각해 봤었어요~.

같은하늘 2010-11-17 15:38   좋아요 0 | URL
ㅋㅋㅋ 양철나무꾼님 역시나 상상력이 풍부한 책을 좋아 하신다더니...
양철나무꾼님이 먼저 엮으셨으면 더 재미난 이야기가 나왔을듯 싶은데...
지금이라도 하나 만들어 보심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