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생겼어요! 그림책은 내 친구 25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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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그림과 잔잔한 여운을 남겨주는 따뜻한 글을 쓰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책을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폴란드 작가로 한글에 관심이 많아 <생각하는 ㄱㄴㄷ>이라는 한글 그림책을 그려주어 더욱 고맙기도 하다. 그런데 내가 남긴 그녀의 리뷰마다 누군가 그녀의 새 책 <문제가 생겼어요!>가 출간되었다는 댓글을 남겼다. 어떤책일까 정말 궁금했는데, 또 한번 나를 놀래켜주는 멋진 책에 그녀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깔끔한 책 표지에는 독특한 모양의 도형이 하나 덩그라니 그려져 있고, <상상그림책>이라는 부재가 있다. 아이들은 '과연 이 도형은 무슨 모양일까?'라며 상상을 하겠지만, 아줌마인 나는 바로 생각나는게 있다. 그리고 나중에 표지의 그림이 움푹 패여있는 이유도 알 수 있다.

책장을 펼치면 한 쪽에는 그림이 다른 한 쪽에는 그림과 관련된 간단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마도 이렇게 깔끔하게 남아있는 여백 덕분에 더욱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게 아닌가 싶다.

이것은 할머니가 수를 놓으신,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식탁보다.

그런데...
다림질을 하다 잠깐 딴생각을 했더니 큰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엄마가 아끼는 식탁보에 선명하게 남겨진 다리미 자국을 보는 아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마도 눈앞에 펼쳐진 큰일에 얼룩을 없애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을 것이다.

그리고 얼룩을 바라보는 아이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갑작스럽게 당한 이 문제는 어떤 힘센 사람도 맞설 수 없고, 가장 비싼 세제로도 지울 수 없고, 인터넷을 검색해 봐도 소용이 없다. 아무리 궁리를 해도 얼룩을 없앨 방법이 떠오르지 않은 아이는 동생이 그랬다고 할까? 아니면 할아버지가 그랬다고 핑계를 대볼까?라는 생각도 한다. 너무 걱정스럽던 나머지 세상 끝으로 도망갈 생각도 해보지만, 아무데도 갈 곳은 없고 자신의 잘못이라는게 명백하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아이의 상상에 따라 변해가는 다리미 자국의 그림이 정말 다채롭다. 그리고 그에 따라 변하는 아이의 심리가 그대로 읽혀지는 듯 하다.

결국 엄마가 오실 시간이 다 되어가고, 아이는 자신의 잘못을 털어놓고 용서를 빌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식탁보를 본 엄마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지금까지 고민에 빠져있는 아이의 걱정거리를 한방에 날려주는 엄마의 멋진 해결책이 제시되어 있다. 과연 어떤 해결책일지...^^

책장을 한장한장 넘길때마다 아이와 함께 상상을 해본다. 과연 다음장에는 다리미 자국이 어떤 모양으로 변할까?라며... 아이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품게 해주는 재미난 책임과 동시에, 책장을 덮는 순간 엄마인 나를 반성하게 하는 책이다.

절제된 선과 색으로 단순하게 그려낸 그림과 최소한의 설명으로 상상을 자극하는 <상상그림책> 시리즈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니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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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1-07 0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잼나겠는걸요~^^
전 이런 류의 책들 좋아요.
무궁무진한 상상이 가능한 책들~!!!

같은하늘 2010-11-07 20:53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재미나요. 이렇게 그림이 독특한 책은 아이와 이야기 나누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딱이거든요.
앞으로 시리즈가 나온다니 기대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