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86
존 버닝햄 글.그림, 박철주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더운 여름이면 추운 겨울을 그리워하고, 추운 겨울이 오면 더운 여름이 좋다고 말한다. 그래도 이렇게 사계절을 느낄수 있는 곳에서 살고 있다는건 행복한 일인것 같다. 지난 봄에는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9월에도 덥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에 우리나라도 봄,가을이 없는 아열대 기후로 변하는거 아니냐는 얘기가 들리면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요즘 화창한 햇살과 파란 하늘을 보면 가을인것 같아 안심이 된다. ^^

이 책은 요즘 한참 호기심 많은 다섯살 둘째를 위해 얼마전에 구입했다. 계절이 바뀌면서 낙엽이 떨어지고 바삭바삭 소리나는 낙엽을 밟으며 유치원을 향할때면 "엄마, 날씨가 추어졌어요. 눈은 언제와요?"라는 질문을 한다. 그럴때면 나뭇잎이 색깔옷을 갈아입고 모두 다 떨어지는 과정 그리고 더 추운 날씨가 되어 눈이 내리는 과정을 설명하다보면 유치원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렇게 계절이 변하는 것을 거창한 설명이 아닌 그림만으로 얘기해주는 책이 있다. 바로 존 버닝햄의 <사계절>이라는 책이다. 존 버닝햄의 책은 상상력을 발동시키는 기발한 이야기 책만 있는줄 알았는데, 자연스러운 그림과 함께 사계절을 느끼게 해주는 이 책을 보고 바로 구입했다.



존 버닝햄의 책은 그림보다는 뛰어난 상상력이 담긴 글을 보는 재미가 있는데, 이 책은 그와 반대다.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이 그림을 보면서 아이와 함께 계절의 변화에 대해 느끼고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사실 존 버닝햄의 그림책을 볼때면 그다지 그림을 잘 그렸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책은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 느껴지는 그림들로 가득하다. 어린아이가 그린듯한 표정없는 그의 인물들도 계절의 변화 탓인지 책속에서 살아 움직이듯이 보인다. 페이지마다 그림을 설명한 간단한 글들이 있지만 읽지 않아도 그림만으로 느낄수 있다. 멋진 풍경을 보고있는 듯한 느낌이라는 표현이 딱이다.

봄에는 새들이 둥지를 틀고, 돼지가 코로 땅을 파헤치고, 새끼 양들이 뛰놀고, 오리들이 물장구를 치고, 꽃이 핍니다.



연둣빛 나무로 시작되는 봄 이야기는 푸릇한 색상만으로도 봄이 느껴집니다. 돼지가 왜 코로 따을 파헤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봄이 느껴지는 색상이예요.



여름에는 옥수수가 여물고, 방학이 있고, 곤충들이 윙윙거리고,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천둥과 폭풍우가 칩니다.



봄보다는 한층 풍성해진 나무와 예쁜 꽃들 나비와 벌도 보이네요. 바삐 움직이는 농부들의 모습, 방학으로 한가한 모습은 보기좋지만, 역시나 무더운 여름은 괴롭습니다.



가을에는 낙엽이 흩날리고, 다람쥐가 먹이를 모으고, 사람들이 트랙터로 밭을 갈고, 모닥불을 피우고, 기러기들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밤이 길어집니다.



요즘 우리아이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이군요. 계절이 계절이니 만큼 색깔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떨어지는 낙엽과 겨울을 위해 식량을 준비하거나, 따뜻한 곳으로 떠나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볼 수 있어요.



겨울에는 낮에 안개가 자욱히 끼고, 밤에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고 눈이 내리고, 비가 줄기차게 내립니다.



우리 아이가 기다리는 겨울눈이 온 풍경이네요. 크리스마스 카드에나 등장해야 할 것 같은 그림이군요. 같은 경치를 배경으로 한 사계절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해요. 봄에는 새들이 놀던 작은 연못에, 여름에는 소들이 찾아와 풀을 뜯고 물을 마시고, 가을에는 철새들이 놀더니, 겨울에는 아이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지요. 자~~ 아이들과 함께 어서 존 버닝햄의 사계절을 펼쳐들고 그림비교하기 놀이를 해보자구요.^^



그러고 나면 다시 봄이 시작됩니다.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봄이...
해마다 찾아오는 봄,여름,가을,겨울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사계절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이 책 아이들과 함께 보면 정말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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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1-01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상 너무너무 이쁘당..... 아 가지고 시퍼요.
아니, 저런 색상의 벽걸이나 하나 있으면 좋겠고만.. ^^

같은하늘 2010-11-02 01:41   좋아요 0 | URL
처음 겉 표지보고는 조금 그랬는데 안의 그림이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