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본 다이어리 2015>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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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 다이어리 2015
새시 로이드 지음, 고정아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은 2009년 11월이니 2015년이라면 그리 멀지 않은 세상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아주 먼 훗날을 얘기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만큼 암담하고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의 얘기를 펼치고 있다.
지금 현실에서도 이상기온으로 인한 예고치 않은 쓰나미나 지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여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수면 상승으로 인하여 사라지고 있는 나라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구 온실효과의 주범인 탄소의 배출을 줄이기 위하여 1997년 교토 의정서를 통하여 국가간의 온실가스감축을 협약한바 있다. <카본 다이어리 2015>는 온실가스 감축이 개인에게 강제적으로 주어졌을때를 상상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런던에 사는 평범한 16세 소녀 로라의 일기를 통해서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경고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2015년 영국 정부는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하여 유럽연합 국가 중 최초로 '탄소 배급제'를 시행한다. 각 가정에서는 의무적으로 스마트 미터기를 설치하고 1인당 탄소 배출량을 제한하기 위해 한 달에 에너지 사용량이 200포인트로 제한되어 있는 포인트 카드를 발급한다. 탄소 배급제가 시행되면서 평범하기만 했던 로라의 가족은 차츰 무너져간다. 학교에서 관광학을 가르치던 아빠는 관광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사치스런 일이 되버리면서 직장에서 실직하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엄마는 현실 도피를 꿈꾼다. 가족에 대한 불신과 반감으로 가득찬 언니 킴은 이상한 행동을 하며 가족을 걱정 시킨다. 어린 소녀 로라가 겪기에는 힘들었을 모든 상황들이 그녀를 이해해주는 같은 동네 아서할아버지와 함께 연주하는 더티에이절스 멤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월 1일로 시작된 로라의 일기는 하루하루 날이 갈수록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암담한 현실을 얘기한다. 기나긴 가뭄으로 인한 물부족 현상, 절전, 암거래, 약탈, 무력에 의한 진압, 템즈강이 범람하여 런던이 수몰되는 상황까지... 그러나 중간중간 16세 소녀가 겪어가는 풋풋한 사랑이야기가 있어 한숨 돌려가며 읽을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옆집의 래비를 사랑하면서 질투와 시기를 알게되고, 래비가 공부를 위해 떠나면서 항상 곁에서 힘이되어준 친구 애디가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마지막 템즈강 범람을 눈앞에 두고 킴을 찾아 소호로 떠나는 아빠, 그들을 찾아 나서는 엄마를 보면서 힘들고 어려울때 다시 뭉쳐지는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12월 25일 "내 평생 가장 아름다운 날이다. 우리만의 기적이다. 지금은 저녁이고 우리 식구는 모두 킴의 방에 있다."로 시작되는 로라의 일기를 보면서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지금 우리는 너무나 풍요로운 생활을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소설과 같은 상황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 경우 우리들의 잘못으로 인하여 우리의 아이들 아니면 우리의 손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미래의 소녀가 우리에게 던진 경고는 결코 쉽게 넘어갈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 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읽고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심각한 문제인것 같다.
후속작으로 <카본 다이어리 2017>도 출간예정이라니 그녀의 글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