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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할 수 있다고 말해 주세요
이프 스타위바에르트 지음, 그레스 보스해르트 그림, 위정현 옮김 / 계수나무 / 2008년 5월
절판
<엄마, 할 수 있다고 말해 주세요>라는 제목과 함께 서있는 너구리의 모습이 너무나 당당해서 부럽다. 아이에게 자존감을 갖게 해주는거 스스로 알아서 자기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거 너무나 중요하다는거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해라~해라~"라고 잔소리를 늘어놓아도 되지 않는데 그걸 어찌 가만 두고 볼 수 있다는건지... 난 오늘도 엉뚱하게 숙제를 하고 있는 아이에게 또 핀잔을 주었다. 그리고 뒤돌아 서서 "아! 이렇게 얘기했어야 하는데..."하며 후회를 해보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우리 너구리 친구는 다른사람들이 잘하는 것들을 자신은 못한다고 생각하며 항상 소극적이다. 형은 축구를 잘해서 '슛'하면 골인인데 내가 찬 공은 맨날 반대로간다. 옆집아이는 노래를 잘하는데 내가 노래를 하면 사람들이 귀를 막는다니 얼마나 슬픈 일인가... ㅜㅜ
우리 미술선생님이 그린 새는 정말 하늘을 나는것 같이 보이는데 내가 그림을 그리면 모든게 괴물같이 변하고... 삼촌은 뭐든지 만들어내는 맥가이버인데 나는 아무것도 만들지 못하는데다 망치로 내 손가락이나 내리치는 한심한 아이...
내 동생은 수학을 어찌나 잘하는지 빼기,더하기,곱하기까지 못하는게 없는데 나는 열손가락을 다 사용해도 맨날 틀린다. 그러면서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하고 의기소침해 있는 너구리 친구에게 엄마가 말을 걸어온다. 뭐라고 했을까? 나처럼 "너는 그것도 못하면서 다다다다다~~~~~" 이렇게 했을까? 엄마는 부끄러워하며 내민 노트에 적은 아이의 글을 보고 "참 잘 썼구나. 이 글은 노래처럼 아름다워. 그리고 멋진 그림이 떠올라."라고 말해준다. 아이는 하늘을 날것 같이 기쁘고 나도 잘하는게 있다는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예쁜 꿈을 꾼다.
나중에 내가 쓴 책을 들고오는 사람들에게 싸인도 해주고 미술선생님 이야기, 동생이야기, 삼촌이야기, 형이야기를 재미난 글로 써보겠다고...
아!!! 난 또 반성한다.
우리아이에게 "너는 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하루에 몇번이나 사용해 보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