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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가 살아났어요 ㅣ 자연과 나 10
이명희 글, 박재철 그림 / 마루벌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아는 난지도는 쓰레기매립지였다. 그 전의 모습도 알지 못했고 그 후의 모습도 연관지어 생각 못하는 그저 쓰레기매립지... 그러나 2002년에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열광하던 그곳 상암동이 바로 난지도다. 이 책은 한강에 있던 아름다운 작은섬에서 쓰레기매립지로 죽어가던 땅이 다시 생태공원으로 살아나는 변화 과정을 얘기해 주고 있다. 책의 내용이 실제 이야기라고 하니 아이는 바짝 다가와 앉아서 책을 들여다본다.
그림이 아이들의 눈을 끌기에는 약간 부족해 보이지만 아름다운 현재와 옛날의 모습에서는 초록색을 사용하고 죽어가는 난지도를 표현할때는 회색을 사용한다. 대조적인 색상을 사용한 그림만으로도 난지도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다 .
이름은 섬인데 배도 안타고 다리도 안건너고 가는 난지도에는 사람들이 만든 두개의 산이있다. 두개의 산은 흙으로 덮여 있지만 그 밑에는 쓰레기가 묻혀있는 바로 내가 아는 난지도의 모습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내려가다 보니 내가 몰랐던 난지도의 모습도 있다. 오리가 물에 떠 있는 모습을 닮아 오리섬으로 불리기도 하고 철새도 많고 꽃이 예쁘게 피어 아이들이 소풍도 오고 배우들이 영화도 찍으러 왔다던 난지도...
그런 난지도가 1978년부터 서울시의 쓰레기 매립지로 선정되어 15년동안 온갖 쓰레기를 버리게된다. 아름다웠던 난지도는 쓰레기 썩는 냄새가 코를 찌르고 먼지로 하늘은 항상 뿌얬다. 쓰레기 썩은 물로 강물도 시커멓게 되고 가끔 썩은 가스가 폭발하기도 했다.
고약한 냄새와 쓰레기 먼지 때문에 나비도 새도 사람도 떠나고 물고기도 죽는다. 철새도 찾아오지 않고 썩은 땅에서 나는 땅콩과 수수는 먹을 수 없었다. 난지도가 죽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난지도에는 점점 많은 쓰레기가 쌓여가고 더 이상 쓰레기를 버릴수 없게 되자 흙으로 덮어 쓰레기를 감추니 두개의 산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흙에 묻어온 씨앗이 난지도에 싹을 틔웠다. 풀이 자라니 풀숲이 생기고 풀씨를 먹는 쥐, 두더지가 살게 되고 쥐, 두더지를 먹고 사는 뱀, 족제비 올빼미도 찾아온다. 난지도가 꿈틀꿈틀 살아나기 시작했다.
자연이 생명력을 보여주자 사람들도 도와주기 시작했다. 썩은 물을 거르는 장치를 만들고 쓰레기가 썩어서 생긴 가스를 연료로 쓰는 장치도 만들었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되어 죽어가고 잊혀져가던 난지도를 살려낸 것이다. 여기에 월드컵 경기장도 만들어 지고 사람들이 만들었던 두개의 쓰레기 산은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이라는 예쁜이름의 공원이 되었다. 지금 난지도에는 수 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고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수리부엉이도 살고 있다고 한다. 자연이 망가지는 건 쉽지만 제모습을 찾는게 얼마나 힘든지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난지도...
책의 뒷편에는 좀 더 자세하게 난지도의 옛날 모습과 현재의 모습에 대해 얘기해 주고 있어 아이에게 설명해주기도 편하다. 책장을 덮으며 이번 여름방학에는 아이와 함께 상암동으로 나들이 가기로 약속했다. 처음 책장을 넘길때 두개의 산이 어떻게 생겼냐며 의아해 하던 아이가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보며 신기해하겠지......^^
요즘 본의 아니게 환경과 관련된 책을 많이 보게되었는데 그림책이지만 배울점이 많다. 이런 책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이 많이 아파하고 있다는 얘기니 마음이 안좋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자연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니 다행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