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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느슨함 - 돈, 일,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품위 있는 삶의 태도
와다 히데키 지음, 박여원 옮김 / 윌마 / 2025년 5월
평점 :
#도서협찬 #서평 [어른의 느슨함](와다 히데키/박여원 옮김, 윌마)
-부제: 돈, 일,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품위 있는 삶의 태도
책 표지에 사람이 빨랫줄에 널려 있는 그림이 있다. 평소 침대에 널브러져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침대에 널브러져 있는 건 게으름을 나타낼 수도 있으니 빨랫줄에 걸려 있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책 속의 글자들도 매우 느슨하다. 한 챕터 안의 내용이 많지 않다. 한 쪽수 안의 글자들도 적어서, 술술 넘어간다. 가볍게,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게으르게 살지 않는, 매우 성실하게 사는 사람일 것이다. 우연찮게도(?) 나는, 내 일에서는 성실하게 살지만, 집안일에는 성실하지 않은 편이라, 느슨하게 사는 편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 책의 서평단으로 신청한 건 더 느슨하게 살고 싶어서였을까, 아니면 내가 느슨하게 살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을까.
결혼 전까지 무척 성실하게 살았다. 결혼 전의 나를 아는 사람이 지금의 나를 본다면, 달라졌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이건 다 신랑 덕인데, 이 책을 보니 신랑은 느슨하게 사는 법을 알았던 것 같다. 내가 한없이 게을러져도 괜찮다고 해주는 신랑이 있어서 집에서만큼은 한없이 느슨해졌다. 집에서의 느슨함이 학교에서의 느슨함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한데, 아직까지는 학교에서의 느슨함은 선을 지키고 있다. 어쨌거나, 나의 느슨함은 살로 이어졌다. 임신을 하며 먹는 것의 즐거움을 깨달아 쪘던 살이 안 빠지기도 했지만, 출산 후에도 마음 편히 지냈더니 살이 더 안 빠지는 것 같다. 그러나 살과 마음 편함 중에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기꺼이 마음 편함을 선택할 것이다. 이것도 느슨함 중 하나가 아닐까.
내가 제일 느슨하지 않은 것은 건강관리에의 느슨함인 것 같다. 2년마다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게 되어 있는 우리나라 시스템상 검진을 안 받을 수는 없으니까. 아픈 걸 알게 되면, 그걸 치료하기 위해 더 제한되는 생활이 좋은 것 같지 않았다. [눈으로 하는 작별]에서 작가의 아버지가 치매 판정을 받고 운전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의 그 상실감, 이후로 아버지가 급격하게 노쇠하는 것 같더라는 그 내용이 떠올랐다. 70대가 되면 면허를 반납해야 한다고들 하는데, 그리고 나도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했는데, [눈으로 하는 작별]과 이 책에서 작가가 하는 말을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비율은 젊은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그럼에도 노인들의 면허를 뺏겠다는 발상은 운전에서의 판단력 부족과 실수 때문일 텐데, 자신들의 실수는 생각하지 않으면서 무작정 면허를 반납하라고 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우리 부모님과 시아버지는 70대이신 걸.
최근에 맘모톰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암은 아니었는데(암이 아니어야 맘모톰 시술을 한다는 말을 보기도 했다.), 그냥 그대로 뒀어도 되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은 아무래도 몸에 부담을 주니까, 자연스러운 게 아니니까.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병이 걸리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2년마다 검진은 하게 되어 있지만, 검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좀 있는 편이라 걱정을 했는데, 심각한 수준이 아닌 이상 괜찮겠구나, 안심도 했다.
지금처럼 느슨하게 살면 되겠구나, 건강 관리에서 조금 더 느슨해져야겠구나 하는 다짐을 했다. 느슨해진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또는 언젠가 자리보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때에도 자유롭게 걸어 다니던 때가 좋았어‘라며 곱씹기보다 ‘누운 채로도 남들과 이야기할수 있구나‘, ‘경치도 보고 소리도 들을 수 있네‘라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또 하나는 못 하게 된 것을 어디까지 개선 가능한지 검토해보는 것입니다. 만약 난청이 생겼다면 보청기를 끼면 되고,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었다면 기저귀를 사용하면 됩니다. 못 하게 된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인정하고, 무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그러면 못 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될 뿐더러 미래가 열려 즐거움도 늘어납니다. 한심하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53-54쪽)
🏷사람은 누구나 100퍼센트의 확률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옵니다. 그렇다면 비록 어느 순간 죽음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운명, 즉 하늘이 정해준 수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150쪽)
다만, 느슨함이 게으름으로 이어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고, 느슨함과 게으름의 차이를 생각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편한 길을 선택하는 것은 십자가의 길과는 다르지 않은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건 아직 잘 모르겠다. 약간 결이 다른 걸까.
🏷편한 길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비겁한 행동이 아니며 게으른 선택도 아닙니다. 그뿐 아니라 모든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우선 ‘편한 길은 게으르고 비겁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립시다.(62쪽)
내가 생각한 책의 결론은 이 문장이다.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해본다‘, ‘하나도 못 해도 된다‘, ‘어느 정도 실패해도 괜찮다‘, ‘바로 그만둬도 되고 질질 끌어도 된다‘,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다‘, ‘남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는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그런 자세가 즐겁고 느슨한 삶으로 이어집니다. 우선 무엇이든 거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216쪽)
🔎요조앤 @yozo_anne 이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윌마출판사 @wilma.pub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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