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울었다
나카가와 히로타카 지음, 초 신타 그림, 오지은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8월
평점 :
#도서협찬 #서평 [울었다](나카가와 히로타카/초 신타 그림/오지은 옮김, 문학동네)
📍문학동네 서평단 ‘뭉끄‘ 5기 8월 도서
초등학교(마지막 국민학생이지만) 6학년 때였다. 학교에서 울었다. 스승의 날 아침에 선생님께 이벤트를 해드려야 하니 일찍 오자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날 아침에 선생님보다 늦게 등교했다. 왜 늦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비난했다. 그래서 울었다. 일기장에 뭔가 적었던 것 같다. 선생님이 답글을 적어 주셨는데, 5학년 때 선생님이 나를 가리켜 울보라고 했다고 했다던가. 그뒤에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우는 거라고 적어주셨던 것 같다.
엄마는 내가 울 때 다독여주신 적이 없다. 혼나면서 울었고, 맞으면서 울었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뭐 잘했다고 우노?˝라고 하셨다. 그래서 몰래 울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슬플 때.
눈물이 잘 안 참아졌다. 참으려고 노력했지만, 눈물이 글썽글썽해지거나, 또르르 눈물이 흐르거나 그랬다. 나도 모르는 내 감정을 다른 사람이 읽어줄 때 눈물이 나왔다. 슬픈 일을 이야기할 때 눈물이 저절로 흘렀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울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시간이 한참 흐른 후였다.
나이를 먹으면서, 다양한 경우에 운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 읽으면서 감동을 받으면 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중학생 때 [너 없는 사랑] 읽고 울었다.), 드라마와 영화를 보다가도 울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당했던 슬픈 일을 들으며 함께 울었다.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아는 동생의 장례식장에서 계속 눈물이 흘러내렸다. 잘 안 참아졌다.
기쁠 때도 울 수 있다는 걸 서른을 한 해 앞두고 알았다. 매우 힘들었던 그 해, 아이들이 내 생일을 알고 생일파티를 준비해 깜짝 놀라게 했다. 아이들이 쓴 글자를, 아이들이 하나씩 읽어갈 때 눈물이 흘렀다. 아이들은 나를 안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닌 것을 알았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사랑해주니, 얘들아...
이 책은 내가 울었던 때를 기억나게 했다. 여러 이유로 우는 아이가 울고 있는 나 같았다.
아이는 자신의 울음에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자연에서, TV에서, 다른 사람들(특히 가족)에게서 눈물을 발견한다. 그리고 🏷‘어른이 되면 나도 울지 않게 될까.‘ 하고 생각한다.
어른이 되었어도 슬프면 눈물이 흐른다. 그래서 슬픔을 외면하려 한다. 울고 싶지 않으니까. 울면 어른이 아닌 것 같으니까.
내 안에 눈물이 많아서 다른 사람의 눈물을 잘 보지 못했다. 나만 사랑하는구나, 생각하게 된다. 아니, 어쩌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지도. 내 눈물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내 눈물도, 다른 사람의 눈물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
우는 것에 죄책감을 갖는 사람들에게ㅣ 이 책을 추천한다.
#202508 #2025독서기록 #25독서기록 #독서기록 #서평 #북리뷰 #책리뷰 #그림책리뷰 #그림책 #울었다 #나타가와히로타카 #초신타 #문학동네 #서평단 #문학동네서평단 #뭉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