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x4의 세계 -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41
조우리 지음, 노인경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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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4의 세계](조우리, 창비)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고학년 대상작
-창비 선생님 북클럽 4월 도서

본의 아니게 재독한 책이다. 3월에 가제본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읽었던 터라 일부러 미루고 미뤄서 읽었다.
처음 읽을 때는 내가 맡았던 아이 중 병원학교에 다녔던 아이가 생각나서인지 협소하게 책을 봤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제갈호의 마음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의 마음을 담담하게 서술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마음일지 가늠할 수 없어서 더 슬프게 다가왔다. 병원에 오래 있으면서 희망을 갖기 어려운 상황일 때, 책과 친구를 통해 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과 친구가 있었기에 재활을 돕는 선생님의 말이 마음에 더 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이제 걷는 건 포기하는 건가요?˝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야. 그렇지만 호야, 걷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
˝그게 뭐예요?˝
˝살아가는 거야. 다시 살아가는 것. 너는 그걸 해내는 중이야.˝
고온유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울령거렸다. 엄마 아빠와 할아버지는 나에게 ˝반드시 걸을 수 있어. 희망을 가져.˝ 라고 자주 말하지만, 사실 요새는 고온유 선생님의 말이 더 와닿기 시작한다. 걷지 못하는 것이 완전한 절망만은 아니다. 걷지 못하더라도 다른 종류의 희망들이 남아 있을지 모른다.(87쪽)

가로(제갈호)와 세로(새롬)가 4X4 빙고판에서 만나는 두 축처럼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희망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가슴이 먹먹했던 장면

🏷누가 일흔 넘은 할아버지를, 게다가 다리도 저는데 일을 주나? 열두 살 먹은 나도 아는 걸 할아버지만 모른다. 그러면서 자꾸 엄마한테 그런 말을 하니까 엄마는 나한테 미안해한다. 아빠는 안 미안해하는데. 그래서 가끔 할아버지의 입을 테이프로 붙여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도 할아버지와 나는 늘 붙어 있어야 하니까 억지로라도 할아버지의 좋은 점에 대해 생각하려 한다. 각고의 노력 끝에 얼마 전, 드디어 할아버지의 장점 열여섯 개를 다 채웠다. 내가 이렇게까지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줄은 아무도 모르겠지.(21쪽)

🏷가끔 생각한다. 학교도 이런 모습일까? 어쩌다 마주치는 친구랑 잡담을 나누고, 급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같이 운동을 하고 그렇다면 병원이 내겐 학교인 셈이다. 인생에 필요한 지식을 남들은 학교에서 배우고 나는 병원에서 배운다. 그림 별로 억울할 게 없네.(46쪽)

🏷엄마가 떠나서 우는 게 아닌데, 그냥 너무 좋은 꿈을 꿔서 우는 건데, 하지만 그 말을 하지 못했다. 요새는 많은 말들을 자꾸 삼키고 또 삼킨다.(76쪽)

🏷˝다들 심심하니까.˝
˝내가 심심풀이 땅콩이야, 뭐야?˝
˝농담이고, 병원에선 안 좋은 소식이 많은데 너한테 일어난 일은 좋은 소식이니까.˝
내가 세로를 만난 게 좋은 소식이라니. 물론 내게는 그렇지만 나와 세로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까지도 좋은 소식이라니.(95쪽)

🏷세로에게 어차피 다 치워질 지렁이 무덤을 만드는 게 괜찮으냐고 물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어.˝
세로의 대답이었다. 세로는 지렁이를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햇볕 아래 말라 죽어 가는 것이나 죽은 그대로 사람들에게 밟히는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98쪽)

🏷나는 휠체어라는 제약이 있고, 세로는 조금만 뛰어도 금방 지쳤기 때문에 오래 놀진 못했다. 하지만 그래서 좋았다. 우리 둘 다 완벽하지 않아서. 부족한 나와 부족한 세로가 이 세상에 둘이나 있어서. 그런 우리가 같이 있어서.(99쪽)

🔖(나만 웃었는지 모르겠지만) 웃음 포인트

🏷간병 이모는 할아버지랑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데 다들 이모라고 부른다. 내가 어른들을 ‘이모‘나 ‘삼촌‘이라고 부르는 건 이상하지 않은데 어른이 어른을 그렇게 부르는 건 이상하다. 다들 호칭에 대한 공부가 필요해 보인다.(29쪽)

🏷˝할아버지! 나 도서관 다시 데려다줘!˝
˝이놈이, 지금 오자마자 또 거길 간다고?˝
˝응, 지금 갈 거야. 얼른, 얼른!˝
˝똥개 훈련시키나?˝
˝할아버진 똥개가 아나야. 엄청 멋진..... 셰퍼드야.˝(41쪽)

🏷할아버지는 만 원을 받아들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받들어 모시겠습니다!˝(90쪽)

🔎<창비 선생님 북클럽>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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