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인간 이시후 창비아동문고 342
윤영주 지음, 김상욱 그림 / 창비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서평 [냉동 인간 이시후](윤영주, 창비)
-창비 선생님 북클럽 5월 도서

‘냉동 인간‘이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SF 동화이다. 정확하게는 ‘해동 인간‘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왜 ‘냉동 인간‘이라는 단어를 쓰셨는지 궁금했다.

시후는 냉동 인간으로 40년을 살다가(?) 깨어났다. 12살에 냉동이 되었으니 원래라면 52살이 되어야 하지만, 몸의 모든 기관이 정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12살의 몸으로 깨어났다.
누군가 ‘냉동 인간이 되고 싶나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답하겠다. 시후가 겪는 모든 힘듦 때문일 거다. 다시 깨어날 수 있을지 보장할 수 없다는 점, 냉동 인간으로 사는 동안 가족에게 부담을 지운다는 점,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 등이 냉동 인간이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만든다.-이 질문, 독서토론 질문으로 좋은 것 같다.

그 40년은 많은 것을 바뀌게 했다. 내 나이와 비슷하니, 내가 태어날 무렵에 냉동 인간이 되었다가 지금 해동이 되었을 때 겪는 충격과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40년 전에는 인터넷도 없었고, 스마트폰도 없었고, 컴퓨터도 없었고, 다른 나라 물건이 차고 넘치지도 않았다. 나 역시 몇 달 동안 적응의 시간을 거쳐야 했을 거다.

시후의 가족은 40년 동안 시후를 포기하지 않았다. 시후에게 들어가는 돈 때문에 자가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월세로 가듯이 가난한 곳으로 향해야 했지만, 희망을 잃지 않았던 것 같다. 40년 동안 캡슐에 있었던 시후는, 인생의 쓴 맛을 여러 번 맛봐야 했다.

🏷다만 나는 궁금했다. 삶은 이렇게 흘러가는 걸까? 때로는 그저 버티는 게 나아가는 거란 걸 알고 있었다. 투병 생활이 그랬으니까. 분명히 버티는 것만으로도 넘치도록 값진 시간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건강해졌으니 더 기쁘고 더 힘차게 살고 싶은데. 사랑하는 사람들과 웃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나 자신을 좋아하고 싶은데. 버티는 것 이상의 삶을 꿈꾸는 건 바보 같은 일일까?(76쪽)

🏷내가 광고 모델이 되어 돈을 많이 벌면 우리 집은 몇 지구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30지구? 40지구? 그 돈이면 정후는 힘들었던 걸 보상받을 수 있을까? 우리 사이의 텅 빈 시간도 채워질까?(81쪽)

🏷나는 이제 안다. 세상의 진짜 모습은 고통이라는 걸. 아픈 사람, 가난한 사람, 괴로운 사람은 언제 어느 때나 있고 다같이 잘 사는 세상은 앞으로도 오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완벽한 세상은 가짜다. 보라가 꿈꾸는 세상은 오지 않을 거다.(94쪽)

삶은 힘들다. 시후는 처절하게 지내야 했다. 주변에서 보는 시기의 시선도 받아내야 했고, 방관하는 아이들에게도 상처를 받았다. 이미 세상을 떠난 가족과 치료가 힘든 병에 시달리는 가족이 있었다. 그리고, 시후의 등장은 남은 가족에게도 적응이 필요한 사건이었다.

시후와 시후의 가족을 치유한 건 서로를 향한 사랑이었다.

🏷˝앞일은 아무도 모른다지만 모두가 아는 앞일도 있지. 우리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거 말이다. 하지만 시후야, 인생엔 죽음보다 강한 게 있어. 내가 먼저 죽든 네가 먼저 죽든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게 우리 사이엔 있는 거야. 꼭 기억해 다오. 사랑이 가장 강하다는 걸.˝(154쪽)

가족의 사랑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창비 선생님 북클럽>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202506 #2025독서기록 #25독서기록 #독서기록 #북리뷰 #책리뷰 #초등동화 #동화 #sf동화 #냉동인간이시후 #윤영주 #창비 #창비선생님북클럽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꼬똥, 나야 김단우야 노란 잠수함 18
지안 지음, 이주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서평 [김꼬똥, 나야 김단우야](지안, 위즈덤하우스)

김꼬똥이라는 이름은 표지에 나오듯이 개 이름이다. 나에게도, 김단우에게도 아양을 떠니 ‘나‘의 마음이 타들어간다. 분명 내가 주인인데, 왜 단우에게 잘해주는 거지?

개인적으로, 동물을 안 키운다. 아니, 못 키운다. 나 한 몸 건사하기도 바빠서 우리 딸내미도 제대로 못 챙기는데 동물은 무슨... 몇 년 전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달팽이를 받아왔을 때, 식겁했다. 결국 키우는 건 신랑 몫이었고, 2년을 채 살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기왕이면 오래 살았으면 했는데, 패각이 약한 것 같더라니 죽을 때쯤에는 밥을 잘 먹지 않았다.
딸내미는 달팽이의 죽음을 별로 슬퍼하지 않았다. 죽는 게 당연하다는 것처럼. 요즘도 할머니가 천국에 가면, 어쩌고 말을 하는데,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 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 책이 나에게 울림을 주었던 건, 내가 우리 딸에게 바라는 마음과 닮아 있어서일 거다. 아이라고는 딸 하나뿐이어서인지, 딸내미가 할머니를 더 좋아하면 그게 그렇게 서운하다. 아이가 둘 이상인 집 엄마들은 아이가 할머니를 좋아하면 나야 땡큐지, 라고 말하면서 부러워하는데, 정작 나는 그게 섭섭하다. 나중에는 결국 엄마한테 간다고들 하시는데, 나는 왜 이렇게 아이의 사랑을 갈구하는 걸까. 아이가 더 어릴 때는 ‘나야, 할머니야?‘라고 하기도(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했다.-그럴 만한 일이 좀 있었다. 아이는 아무것도 모를 때였을 건데 너무 속상했던 나머지...

🏷˝단우를 좋아하는 건 꼬똥 마음 아냐? 우리도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친구만 좋아하지는 않잖아.˝

반려견을 에워싼 친구와의 관계, 반려견을 대하는 태도 등을 볼 수 있는 책이다. 동물을 키우고 싶은 친구들이 봐도 좋을 것 같다.

🔎위즈덤하우스 ‘나는 교사다 4기‘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위즈덤하우스
@wisdomhouse_official
@wisdomhouse_kids

#202501 #2025독서기록 #25독서기록 #독서기록 #북리뷰 #책리뷰 #초등동화 #동화 #김꼬똥나야김단우야 #지안 #위즈덤하우스 #나는교사다 #나는교사다4기 #서평단 #교사서평단 #초등저학년 #초등중학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른의 느슨함 - 돈, 일,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품위 있는 삶의 태도
와다 히데키 지음, 박여원 옮김 / 윌마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서평 [어른의 느슨함](와다 히데키/박여원 옮김, 윌마)
-부제: 돈, 일,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품위 있는 삶의 태도

책 표지에 사람이 빨랫줄에 널려 있는 그림이 있다. 평소 침대에 널브러져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침대에 널브러져 있는 건 게으름을 나타낼 수도 있으니 빨랫줄에 걸려 있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책 속의 글자들도 매우 느슨하다. 한 챕터 안의 내용이 많지 않다. 한 쪽수 안의 글자들도 적어서, 술술 넘어간다. 가볍게,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게으르게 살지 않는, 매우 성실하게 사는 사람일 것이다. 우연찮게도(?) 나는, 내 일에서는 성실하게 살지만, 집안일에는 성실하지 않은 편이라, 느슨하게 사는 편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 책의 서평단으로 신청한 건 더 느슨하게 살고 싶어서였을까, 아니면 내가 느슨하게 살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을까.

결혼 전까지 무척 성실하게 살았다. 결혼 전의 나를 아는 사람이 지금의 나를 본다면, 달라졌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이건 다 신랑 덕인데, 이 책을 보니 신랑은 느슨하게 사는 법을 알았던 것 같다. 내가 한없이 게을러져도 괜찮다고 해주는 신랑이 있어서 집에서만큼은 한없이 느슨해졌다. 집에서의 느슨함이 학교에서의 느슨함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한데, 아직까지는 학교에서의 느슨함은 선을 지키고 있다. 어쨌거나, 나의 느슨함은 살로 이어졌다. 임신을 하며 먹는 것의 즐거움을 깨달아 쪘던 살이 안 빠지기도 했지만, 출산 후에도 마음 편히 지냈더니 살이 더 안 빠지는 것 같다. 그러나 살과 마음 편함 중에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기꺼이 마음 편함을 선택할 것이다. 이것도 느슨함 중 하나가 아닐까.

내가 제일 느슨하지 않은 것은 건강관리에의 느슨함인 것 같다. 2년마다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게 되어 있는 우리나라 시스템상 검진을 안 받을 수는 없으니까. 아픈 걸 알게 되면, 그걸 치료하기 위해 더 제한되는 생활이 좋은 것 같지 않았다. [눈으로 하는 작별]에서 작가의 아버지가 치매 판정을 받고 운전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의 그 상실감, 이후로 아버지가 급격하게 노쇠하는 것 같더라는 그 내용이 떠올랐다. 70대가 되면 면허를 반납해야 한다고들 하는데, 그리고 나도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했는데, [눈으로 하는 작별]과 이 책에서 작가가 하는 말을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비율은 젊은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그럼에도 노인들의 면허를 뺏겠다는 발상은 운전에서의 판단력 부족과 실수 때문일 텐데, 자신들의 실수는 생각하지 않으면서 무작정 면허를 반납하라고 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우리 부모님과 시아버지는 70대이신 걸.

최근에 맘모톰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암은 아니었는데(암이 아니어야 맘모톰 시술을 한다는 말을 보기도 했다.), 그냥 그대로 뒀어도 되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은 아무래도 몸에 부담을 주니까, 자연스러운 게 아니니까.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병이 걸리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2년마다 검진은 하게 되어 있지만, 검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좀 있는 편이라 걱정을 했는데, 심각한 수준이 아닌 이상 괜찮겠구나, 안심도 했다.

지금처럼 느슨하게 살면 되겠구나, 건강 관리에서 조금 더 느슨해져야겠구나 하는 다짐을 했다. 느슨해진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또는 언젠가 자리보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때에도 자유롭게 걸어 다니던 때가 좋았어‘라며 곱씹기보다 ‘누운 채로도 남들과 이야기할수 있구나‘, ‘경치도 보고 소리도 들을 수 있네‘라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또 하나는 못 하게 된 것을 어디까지 개선 가능한지 검토해보는 것입니다. 만약 난청이 생겼다면 보청기를 끼면 되고,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었다면 기저귀를 사용하면 됩니다. 못 하게 된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인정하고, 무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그러면 못 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될 뿐더러 미래가 열려 즐거움도 늘어납니다. 한심하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53-54쪽)

🏷사람은 누구나 100퍼센트의 확률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옵니다. 그렇다면 비록 어느 순간 죽음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운명, 즉 하늘이 정해준 수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150쪽)

다만, 느슨함이 게으름으로 이어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고, 느슨함과 게으름의 차이를 생각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편한 길을 선택하는 것은 십자가의 길과는 다르지 않은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건 아직 잘 모르겠다. 약간 결이 다른 걸까.

🏷편한 길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비겁한 행동이 아니며 게으른 선택도 아닙니다. 그뿐 아니라 모든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우선 ‘편한 길은 게으르고 비겁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립시다.(62쪽)

내가 생각한 책의 결론은 이 문장이다.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해본다‘, ‘하나도 못 해도 된다‘, ‘어느 정도 실패해도 괜찮다‘, ‘바로 그만둬도 되고 질질 끌어도 된다‘,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다‘, ‘남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는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그런 자세가 즐겁고 느슨한 삶으로 이어집니다. 우선 무엇이든 거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216쪽)

🔎요조앤 @yozo_anne 이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윌마출판사 @wilma.pub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202506 #25독서기록 #독서기록 #북리뷰 #책리뷰 #어른의느슨함 #와다히데키 #윌마 #자기계발서 #성공학 #책추천 #요조앤서평단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샌드힐 스토리에코 2
하서찬 지음, 박선엽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서평 [샌드힐](하서찬, 웅진주니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숨을 참으며 읽었다. 마음 졸이며 읽었다. 지훈이를 응원하며 읽었다.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쓸 수 없는 글이라고 생각했다. 짧은 ‘작가의 말‘에 적힌 글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형제를 잃은 나는 빈 병실에서 울고 있었다. 오래 울 수는 없었다. 다음 환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무기력하게 어깨를 늘어뜨렸다. 시간이 지나도 그때의 병실 냄새는 내 코끝에 머물러 있다.‘(185쪽)

부모님의 과격한 부부싸움은 형제를 밖으로 나돌게 했다. 형제는 노숙 후 귀가하던 길에, 형이 교통사고를 당해 쓰러진다. 부모님은 결국 이혼하고, 형은 엄마가 지키고, 지훈이는 아빠가 데려간다. 형이 옆에 없어 외로웠던 지훈이는, 중국으로 가며 더 외로워진다. 국제학교도 아니고 일반 학교에서 버티길 바라는 지훈이의 아빠가 원망스러웠다. 지훈이를 괴롭히는 아이들, 방관하는 아이들, 짜증내는 선생님까지. 지훈이의 무기력함이 느껴졌다. 지훈이가 할 수 있는 것은, 형이 마음을 다스리라며 전해준 조각칼로 반 아이들을 (자신이 군림할 수 있는) 병마용 토기로 만드는 것뿐.
일반 학교에 있는 한국 아이들은 엇나간다. 지훈이는 라희를 보며 버티고 있었고, 라희를 위해 일탈을 감행한다.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 것 같았다. 라희는 선배들에게 당해 병원 신세를 지며 한국으로 가고, 지훈이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과정이 너무 험난했다. 아버지의 도움 없이, 미성년자의 신분으로 한국에 돌아온다는 건 운이 좋았다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한국으로 가기 위해 중국인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탈북한 아이들을 도와주며, ˝넌 우리와 달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지훈이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국경을 기준으로 다르다는 말을 듣는 지훈이의 모습이, 우리 모두의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한남, 한녀, 꼰대, 이대남(더 심한 말도 알지만 자제한다.), 이런 은어들이 ˝넌 우리와 달라.˝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아서.
결국에는 해피 엔딩이지만 헤쳐나가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우리네 인생처럼. 🏷‘라희와 지훈은 죽지 않았고, 벚꽃은 매년‘(185쪽) 핀다. 하나씩 하나씩 해결하면서 살아나갈 힘을 얻는다.

죽고 싶을 만큼 마음이 힘든 친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샌드힐]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웅진주니어 @woongjin_junior

#202506 #25독서기록 #독서기록 #북리뷰 #책리뷰 #청소년소설 #샌드힐 #하서찬 #웅진주니어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4x4의 세계 -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41
조우리 지음, 노인경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X4의 세계](조우리, 창비)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고학년 대상작
-창비 선생님 북클럽 4월 도서

본의 아니게 재독한 책이다. 3월에 가제본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읽었던 터라 일부러 미루고 미뤄서 읽었다.
처음 읽을 때는 내가 맡았던 아이 중 병원학교에 다녔던 아이가 생각나서인지 협소하게 책을 봤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제갈호의 마음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의 마음을 담담하게 서술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마음일지 가늠할 수 없어서 더 슬프게 다가왔다. 병원에 오래 있으면서 희망을 갖기 어려운 상황일 때, 책과 친구를 통해 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과 친구가 있었기에 재활을 돕는 선생님의 말이 마음에 더 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이제 걷는 건 포기하는 건가요?˝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야. 그렇지만 호야, 걷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
˝그게 뭐예요?˝
˝살아가는 거야. 다시 살아가는 것. 너는 그걸 해내는 중이야.˝
고온유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울령거렸다. 엄마 아빠와 할아버지는 나에게 ˝반드시 걸을 수 있어. 희망을 가져.˝ 라고 자주 말하지만, 사실 요새는 고온유 선생님의 말이 더 와닿기 시작한다. 걷지 못하는 것이 완전한 절망만은 아니다. 걷지 못하더라도 다른 종류의 희망들이 남아 있을지 모른다.(87쪽)

가로(제갈호)와 세로(새롬)가 4X4 빙고판에서 만나는 두 축처럼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희망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가슴이 먹먹했던 장면

🏷누가 일흔 넘은 할아버지를, 게다가 다리도 저는데 일을 주나? 열두 살 먹은 나도 아는 걸 할아버지만 모른다. 그러면서 자꾸 엄마한테 그런 말을 하니까 엄마는 나한테 미안해한다. 아빠는 안 미안해하는데. 그래서 가끔 할아버지의 입을 테이프로 붙여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도 할아버지와 나는 늘 붙어 있어야 하니까 억지로라도 할아버지의 좋은 점에 대해 생각하려 한다. 각고의 노력 끝에 얼마 전, 드디어 할아버지의 장점 열여섯 개를 다 채웠다. 내가 이렇게까지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줄은 아무도 모르겠지.(21쪽)

🏷가끔 생각한다. 학교도 이런 모습일까? 어쩌다 마주치는 친구랑 잡담을 나누고, 급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같이 운동을 하고 그렇다면 병원이 내겐 학교인 셈이다. 인생에 필요한 지식을 남들은 학교에서 배우고 나는 병원에서 배운다. 그림 별로 억울할 게 없네.(46쪽)

🏷엄마가 떠나서 우는 게 아닌데, 그냥 너무 좋은 꿈을 꿔서 우는 건데, 하지만 그 말을 하지 못했다. 요새는 많은 말들을 자꾸 삼키고 또 삼킨다.(76쪽)

🏷˝다들 심심하니까.˝
˝내가 심심풀이 땅콩이야, 뭐야?˝
˝농담이고, 병원에선 안 좋은 소식이 많은데 너한테 일어난 일은 좋은 소식이니까.˝
내가 세로를 만난 게 좋은 소식이라니. 물론 내게는 그렇지만 나와 세로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까지도 좋은 소식이라니.(95쪽)

🏷세로에게 어차피 다 치워질 지렁이 무덤을 만드는 게 괜찮으냐고 물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어.˝
세로의 대답이었다. 세로는 지렁이를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햇볕 아래 말라 죽어 가는 것이나 죽은 그대로 사람들에게 밟히는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98쪽)

🏷나는 휠체어라는 제약이 있고, 세로는 조금만 뛰어도 금방 지쳤기 때문에 오래 놀진 못했다. 하지만 그래서 좋았다. 우리 둘 다 완벽하지 않아서. 부족한 나와 부족한 세로가 이 세상에 둘이나 있어서. 그런 우리가 같이 있어서.(99쪽)

🔖(나만 웃었는지 모르겠지만) 웃음 포인트

🏷간병 이모는 할아버지랑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데 다들 이모라고 부른다. 내가 어른들을 ‘이모‘나 ‘삼촌‘이라고 부르는 건 이상하지 않은데 어른이 어른을 그렇게 부르는 건 이상하다. 다들 호칭에 대한 공부가 필요해 보인다.(29쪽)

🏷˝할아버지! 나 도서관 다시 데려다줘!˝
˝이놈이, 지금 오자마자 또 거길 간다고?˝
˝응, 지금 갈 거야. 얼른, 얼른!˝
˝똥개 훈련시키나?˝
˝할아버진 똥개가 아나야. 엄청 멋진..... 셰퍼드야.˝(41쪽)

🏷할아버지는 만 원을 받아들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받들어 모시겠습니다!˝(90쪽)

🔎<창비 선생님 북클럽>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202505 #2025독서기록 #25독서기록 #독서기록 #북리뷰 #책리뷰 #초등동화 #동화 #4X4의세계 #조우리 #창비 #창비선생님북클럽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