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내, 비닐장갑! 그림책이 참 좋아 75
유설화 지음 / 책읽는곰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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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내, 비닐장갑!](유설화, 책읽는곰)
-스포일러 주의

장갑초 아이들이 별자리를 보러 장갑산에 오르는 날이다.

책장을 넘기고, 교실에 들어서는 장면이 보이자마자 숨이 턱 막혔다. 교실이 보이는 듯했다. 아직도 나는 아이들의 산만함에 적응이 안 된다(옛날보다 덜 무서워졌지만(?) 여전히 협박과 경고로 일관한다.). 진짜 교실에 있는 줄 알았다. 어떻게 아셨지..

비닐장갑은 사서 걱정을 하는 스타일이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한다. 나랑 비슷하다. 겁이 나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그냥 주변에 휩쓸려 가게 됐다.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일이 벌어졌다. 손전등이 꺼진 것. 할 수 없이 선생님은 쌍둥이 장갑을 앞뒤로 내세워 산을 내려가려 한다. 선생님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사고가 난다.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져 구른다. 모두들 구덩이에 빠지는데, 가벼운 비닐장갑만 유일하게 구덩이 바깥에 있었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구할 수 있는 건 비닐장갑뿐이다. 자신이 의도한 상황이 아닌데, 책임이 막중하다. 비닐장갑은 겁이 났지만, 회피하지는 않았다. 무서웠지만,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 그리고 꾸역꾸역 자신의 길을 갔을 때, 반딧불이를 만났다. 투명한 자신의 몸을 이용해 등불이 되었다. 비닐장갑은 두려움보다 책임감이 더 컸고, 그 책임감은 사랑에서 나온 것 같다. 책임감으로 발현되는 사랑이라.. 비닐장갑 모습이 나와 너무 닮았다.
비닐장갑은 얇고 투명한 몸을 이용해 살아남았고, 반딧불이를 자기 몸에 넣어 등불이 되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나.

지금 같으면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린 선생님은 소송을 당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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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여름휴가
안녕달 글.그림 / 창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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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여름휴가](안녕달, 창비)
-스포일러 주의

따뜻한 책이다. [순례 씨]가 생각난다. 할머니가 주인공이라서 그럴 거다.

할머니는 주택에 산다. 주택에 난 큰 문 사이로 고층 아파트가 보인다. 할머니는 선풍기로 더위를 식힌다.
할머니는 초인종 소리를 듣고 버선발로 뛰쳐나가(?) 손주를 맞는다. 손주는 바다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며 소라를 꺼내 할머니께 건넨다.

아이와 엄마는 돌아가고, 소라만 남았다. 소라에서 게가 튀어나온다.-처음에는 소라게인가 했다. 할머니의 개 메리가 게에게 반응한다. 게를 쫓아 소라 속으로 들어간다. 띠용! 할머니는 그제야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다.
할머니는 휴가 준비를 하고 소라 속으로 들어간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하게 여름을 보낸다. 할머니는 돈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기념품 가게에서 산 바닷바람 스위치가 고장난 선풍기 버튼을 위한 것임을, 뒤의 내용을 보고 알았다. ˝그래, 바닷바람처럼 시원하구나.˝

할머니에 대한 손자의 사랑이, 소라를 타고 넘어왔다. 손자 덕분에 할머니는 여름휴가를 잘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읽은 안녕달 작가님의 책
✔️눈아이
✔️수박 수영장
✔️겨울이불
✔️당근 유치원
✔️할머니의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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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유치원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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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유치원](안녕달, 창비)
-스포일러 주의

담임 선생님인 곰은 제일 크게, 원장 선생님 다람쥐는 제일 작게 그렸다. 이것도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담임 선생님이 큰 건 이해가 간다. 심지어 30대에도, 딱 40이신 부장님이 엄청 크고 어렵게 느껴졌다. 지금 나는 그 부장님보다 두 살이나 더 먹었지만, 그 부장님만큼의 역량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마흔이 되면 다 가질 수 있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말썽꾸러기 토끼는 다른 토끼와 달리 빨간색이다. 보기만 해도 흥분 잘하고 화 잘 낼 것 같다. 빨간 토끼는 선생님과 적응하는 과정에 있어서 선생님을 자기 식대로 해석한다.-그런데 이건 어른도 다 그렇지 않나. 한 가지 사실이 각자의 해석에 따라 다른 사실이 된다([다원주의 사회에서의 복음]이 생각난다. 사실과 가치를 나누던 그 통찰력이 떠오른다.). 이 토끼는 선생님을 ‘목소리만 크고 힘만 세다‘고 해석했다. 함께 지내는 과정에서 선생님이 빨간 토끼 편을 들어주자, 금세 선생님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여기서는 [공감의 배신]이 떠오른다.). ‘우리 선생님은 예쁘다. 목소리도 크고 힘도 세다.‘로 바뀌었다. 힘만 센 것과 힘도 센 것은 참 다르다. 유치원에 가기 싫어했는데, 가고 싶어 한다. 선생님한테 잘 보이고 싶어 한다. 선생님과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

음, 여기서 궁금한 게 생긴다. 토끼의 성별은 없다고 간주한 걸까. 아빠랑도, 엄마랑도, 할아버지랑도 결혼하겠다고 하는 걸 보면... 내가 너무 나갔나.

당근 유치원에 학생은 모두 토끼인데, 정작 선생님들은 토끼가 없다. 왜 그럴까.
학예회(당근 발표회) 준비를 마치고 늦은 시간 집으로 가는 동안 곰 선생님이 피식한다. 빨간 토끼가 선생님하고 결혼하겠다고 떼쓰던 모습이 생각나서 아닐까.

유치원, 어린이집 선생님들, 고생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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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한 기독교 (양장) 믿음의 글들 185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이종태 외 옮김 / 홍성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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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순전한 기독교](C.S.루이스/이종태, 장경철 옮김, 홍성사)
-재독
-다북다복 13th.

거의 20년만의 재독인데도 제대로 이해한 건지 잘 모르겠다.
1️⃣1부: 인간 본성의 법칙, 즉 자연법(도덕률=옳고 그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자연법은 인간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만, 자연법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이것을 보면, 인간 행동 너머에 어떤 실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2부: 하나님의 존재 여부나 선악을 바라보는 관점들과 기독교를 비교한다. 이런 관점들은 우주의 문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는데, 이 우주의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이원론과 기독교를 비교하며 제3의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피력한다. 이 이원론에서 선(하나님)과 악(어두운 권세)의 개념을 도입하여 기독교인이 믿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설명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아닌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고, 이 책에 나오는 근거 외에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서, 그들의 주장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3️⃣3부: 기독교인의 행동에 대해 다룬다. 2부 끝에서 기독교인이 믿는 것(이론?)에 대해 다루었으니 실제적인 삶은 어떤 것인지를 밝힌다고 해야 할까. 루이스는 옛날 사상가들이 도덕을 분류한 형식을 빌려온다. 그것은 기본 덕목(분별력, 절제, 정의, 꿋꿋함)과 신학적 덕목(믿음, 소망, 사랑)이다. 루이스는 기본 덕목의 수준에서만 그치지 않고, 사회 도덕, 성도덕 등을 다루면서 기독교 도덕이 어떤 것을 요구하고 있는지 세세하게 설명한다. 해야 할 일(덕목)과 하지 말아야 할 일(죄)를 다루며 신학적 덕목을 설명한다.
4️⃣4부: 루이스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소개하며, 우리의 존재 목적이 삼위 하나님의 생명 속에 이끌려 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설명한다. 삼위 하나님의 관계가 사랑의 관계이며, 그리스도를 통해 그 사랑(생명)을 우리에게 주시고, 구원, 칭의(루이스의 워딩은 아니지만), 성화에 이르는 단계를 설명한다. 내가 늘 생각하던, ‘비기독교인과 기독교인은 왜 다르지 않나?‘에 대한 질문도 다루고 있는데, 루이스는 그 질문을 ˝기독교가 진리라면 왜 모든 그리스도인이 모든 비그리스도인보다 더 호감을 주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정리하며 개선이 곧 구속이 아님을 설파한다. 하나님은 ‘옛 사람을 개선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인간을 만들기 위해 하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이다. 하나님 보시기에 모든 사람에게 구원이 필요한 것이지, 호감을 주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진정한 새 자아는 그리스도를 찾을 때에만 얻을 수 있다는 결론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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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기 잘한 습관들 - 삶을 바로 세우는 신앙의 원칙
박길웅 지음 / 구름이머무는동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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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기 잘한 습관들](박길웅, 구름이머무는동안)
-부제: 삶을 바로 세우는 신앙의 원칙

이 책은 줄 그을 부분이 너무 많아서 필사를 해야 하는 책이다. 지금 필사하는 책 다 쓰면 이 책 필사로 넘어가 볼까 싶다. 그래서 이 책은 천천히 읽어야 한다. 다시금 꺼내 읽으면서 마음에 새겨야 한다.

책 구성이 독특하다. 비-눈-구름-맑음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날씨에 따라 버려야 할 습관의 모습이 조금씩 다른 양상이다. 자기비하나 자기기만의 습관들의 모습을 날씨와 연관지은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얇고, 누군가는 기초적인 내용에 불과하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건 눈 한 송이 때문이니, 그만큼 기본은 중요하면서 무너지기 쉽고 잊기 쉬운 게 아닐까.

📚책에서 꼽은 문장
🏷무엇이든 세우기 전에는 반드시 허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안의 잘못된 습관을 버리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끈끈하게 붙어 있는 삶의 방식들을 철저하게 버리기 위해서는 하나님에게 나아가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를 변화시키실 수 있으니까요.(14-15쪽(프롤로그))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가 삶을 이끌어 가는 힘이 아니라 하나님에게 이끌려 가는 힘이다. 이 힘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영역에서 벗어나려는 순간,
하나님이 우리를 다시 끌어당기셔서 돌아오게 하는 힘이다. 믿음이 좋다는 것은 큰일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떠나지 않으려 애쓰고 몸부림치는 열심이다.(20쪽)

🏷믿음 안에서 생활하는 것은 특별한 게 아니다 . 나의 하루의 주인은 하나님임을 고백하고, 그분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삶을 살아 내는 것이다. 큰일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주어진 하루를 온전히 보낸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우리의 소명을 기억하는 것도 게으름을 멈추는 좋은 방법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매일 읽는 것도 게으름을 벗어나는 데 도움 된다. 말씀은 하나님이 주신 소명과 열정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기억나게 하기 때문이다.(31쪽)

🏷모든 일이 하나님의 보호하심 안에서
이루어지듯이, 우리가 걱정하는 일들도 하나님의 손에 불들려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의심으로 삶의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하나님의 선하신 뜻 안에 있음을 날마다 마음에 새기자. 우리의 불안과 염려는 날마다 하나님을 신뢰해 가는 연습을 통해 사라질 것이다.(46쪽)

🏷결과만을 바라보면 결과를 우상으로 모시고 살게 될 것이다. 결과를 우상으로 모시고 살면 인내하지 못한다. 어떻게든 목적 달성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성품과 반대된다. 하나님은 오래 참으며 인내하는 분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님은 우리 삶의 모든 과정에 간섭하기를 원하신다. 시작부터 하나님과 함께해야만 하나님이 원하시는 매듭을 지을 수 있다.
신앙생활은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어 냈는가를 드러내는 삶이 아니다. 오히려 나의 삶을 통하여 하나님이 옳으셨음을 증명해 내는 삶이다.(56쪽)

🏷무너지지 않는 삶은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가능하다. 하나님은 세우시는 분이다. 삶으로 다가오는 비바람도 다스리시는 분이다. 흔들릴 때, 무너지려할 때 하나님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앞에 엎드려야 한다. 하나님의 도우심만이 우리를 무너지지 않게 한다.(67쪽)

🏷우리 삶의 목표는 안정된 삶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인해 안전하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일은 떠나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다.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은 내 것을 내려놓지 않으면 얻지 못한다.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구름을 삶에서 발견하는 것은 큰 축복이다.(72쪽)

🏷기도의 목적은 기도 제목의 성취가 아니다. 모든 일의 결과가 하나님에게 달려있음을 인정하는 데에서 기도가 시작되고 그것은 믿음이 된다.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하나님에게 맡기고 기도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성공이냐 실패냐‘에 관심 없으시다. 우리가 기도하며 하나님과 동행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신다. (84쪽)

🏷오늘을 잘 살아 내는 것이 내일을 잘 살아 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91쪽)

🏷하나님이 어떠한 값을 치르고 우리를 구원하셨는지를 날마다 기억하는 것, 이것이 첫사랑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이다.
우리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잊어버리면 그 사랑은 종교적인 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었던 우리가 구원받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된 그 은혜를 기억하지 못할 때 첫사랑은 사라져간다. 우리가 구원받은 첫사랑의 기억은 우리가 그분과 거리가 멀오질 때 언제고 돌아갈 수 있는 이정표가 된다. 그리고 우리를 구원하신 그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123쪽)

🏷어제의 믿음이 오늘의 신앙을 보장하지 않는다. 만나가 매일 필요했던 것처럼, 우리 믿음도 매일 새로워져야 한다. 어제의 믿음은 어제만으로 충분하다. 오늘이 어제와 다르길 바라는 우리 마음처럼 믿음도 새롭게 채워져야 한다.
우리가 과거에 오래 머물고 싶어 하는 이유는 새로운 날들에 대한 불확실함 때문이다. ‘그 정도로 좋은 날이 다시 올까‘에 대한 불안함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만나는 새날에 새로운 기회를 주시는 분이다.(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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