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지 않으면서 나를 지키는 교사의 말 기술 - 당당하게 학부모와 마주하기 위한 민원 대응법 36 성효 쌤의 교사 멘토링 1
김성효 지음 / 빅피시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처받지 않으면서 나를 지키는 교사의 말 기술](김성효, 빅피시)
-부제: 당당하게 학부모와 마주하기 위한 민원 대응법 36

책 소개를 보자마자 이 책은 나를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모의 민원에 잘 대응하지 못하는 분
✔️학부모 민원에 트라우마가 생기신 분
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부제가 책 내용을 잘 드러낸다. 마치 손자병법 삼십육계처럼, 서른 여섯 가지 상황의 대응법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어느 한 챕터를 먼저 읽더라도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바뀐 법도 함께 담고 있어서 더 유용하다.

이 책은 술술 읽힌다. 문장이 간결하고 명료해서 읽기 편하다. 또, 선배 교사가 후배 교사에게 하는 말처럼 쓰였기 때문에(실제로도 한참 선배님이시고) 더 다가왔던 것 같다. 선생님이 겪으셨던 사례 중심으로 쓰셔서 공감하며 읽었다. 이 사례 중에 안 겪어본 일이 손에 꼽을 정도로, 대부분 다 경험했던 상황이었다. 나와 경력이 비슷하신 선생님이라면, 아마 대부분 다 경험하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 민원 상황을 보면 10년만 있어도 다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다.

선생님의 메세지는 크게 두 가지인 것 같다.
1️⃣기록하라.
큰 사건은 육하원칙에 맞게, 주변인들의 진술까지 모아서.
사소한 사건은 간략하게.
2️⃣학부모에게 학급 상황을 알려라.
평소에 해두면 자신을 지키는 힘이 된다.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울컥했다. 이 책을 쓰시면서 많이 아프셨다는 말이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이런 책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따뜻한 세상인 것 같은데,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고소 고발을 남발하며 얻는 이익은 무엇일까.

엄마가 엄했다. 자기 표현을 잘 못하고 살았다. 내 감정이 어떤지도 잘 모르고 지냈다. 그래서인지 말하는 상황이 불편했다. 말이 중요한 이 업에 오래 머물고 있는 지금도 불편하다.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도, 공감보다는 문제 해결에 치중하는 것 같다.
학부모와 전화를 하거나 대면해서 이야기해야 할 때면, 마음에 여유가 없어진다. 그 상황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든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대화에 단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단계에 대한 내용은 [교사의 말 연습]에 있는 것 같아서, 그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책보다 글에 강한 나는, 시나리오를 글로 적고 입으로 내뱉는 연습을 수없이 해야 할 거다.

이 책 한 권을 읽는 즉시 민원 마스터가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방향성은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말에 취약한 나는 계속 꺼내봐야 할 책이다.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110쪽)
나의 최선을 다했으면 그걸로 됐다.(227쪽)

참쌤스쿨 교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빅피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량 하우스 생각하는 책이 좋아 13
케이트 클리스 지음, 김율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량 하우스](케이트 클리스/김율희 옮김, 주니어RHK)

이 책을 보는 순간, ‘세상에 이런 일이‘였나, 자기 집을 쓰레기장으로 만든 사람 이야기가 떠올랐다. 진짜 딱 그 집이다. 사실은, 친정도 이 집에 버금간다. 버리지 못한다. 두 분 다. 그리고 그 성향을 내가 고스란히 물려 받았다. 아, 나는 교사가 되어 조금은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조금은. 4학년 때부터 쓰던 리코더를 아직 갖고 있으니 나도 참 어련하다 싶다.
베니는 버리지 못하는 아빠와 그런 아빠를 참을 수 없는 엄마와 함께 지내다, 엄마가 집을 나간다. 사실, 베니의 아빠는 무척 앞서가는 사람이다. 작가가 의도하고 쓴 거겠지만, 70-80년 전에 SNS를 상상하는 사람이다. 이런 베니의 아빠에게 단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물건을 절대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피자 상자조차도.
자신의 골동품을 팔지 않아 세든 가게에서 쫓겨나고, 산처럼 쌓인 골동품 때문에 집이 더러워져도 절대 치우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도 본인은 인식을 못하고, 절대 못 치우게 하며(치우면 불같이 화를 낸다.), 고물들을 가지고 뭔가를 계속 만들어 낸다. 아빠의 고물이 유용할 때가 있기는 했지만, ‘돼지가 하늘을 날‘ 때에나 가능한 유용함이다.

집을 나간 베니의 엄마가, 집에서 향수병을 느끼는 베니가 정말 이해되었다. 베니의 아빠는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으로 치면 베니를 아동학대 하는 거나 다름없고, 똑똑하지만 무례한, 내가 제일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어서 그렇다.-책에서 내가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 나올 때마다, 그 사람의 모습에 내 모습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긴 하지만... 베니 아빠는 해도 해도 너무 했다.
토네이도가 아니었다면 베니 아빠는 구원받지(?) 못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친구를 모두 잃어버리는 방법 - 이기적이고 고집불통인 아이 야단치지 않고 버릇 고치기 I LOVE 그림책
낸시 칼슨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친구를 모두 잃어버리는 방법](낸시 칼슨/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사실 이 책도 생각했던 것만큼 수업에 잘 쓰지는 못했다. 친구와의 갈등에서 내 지분이 많을 때의 상황 여섯 가지를 담고 있다. 아이들에게 읽어줬고, 재미있다고는 했지만(재미있는 포인트가 도대체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수업 때 쓰기로는 1-2학년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누가 잘못했는지 곰곰이 생각해서 따져볼 수 있는, 찬반토론이 가능한 그림책을 찾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친구랑 싸웠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7
시공주니어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친구랑 싸웠어!](시바타 아이코/이선아 옮김, 시공주니어)

도덕 시간에 친구 갈등을 다루느라 읽은 책이다. 그런데 3학년이 보기에 살짝 공감이 덜 되나 싶다. 이런 경험이 있기는 할 텐데, 이제 싸움이나 갈등이 점차 서사를 띠게 되니, 이런 식으로는 더 이상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 까닭이다.-내가 잘 못 끌어낸 것일 수도 있다.
사과 안 받고 싶은데 상대가 사과하면 사과를 받아줄 건지에 대한 이야기는 해봄직 하다. 누구 편 들 건지도 물어볼 걸, 생각을 미처 못해서 아쉽다. 다음에 이 책을 본다면 이 질문을 해봐야지.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맨 마지막 말에 있다.
‘그렇지만, 다음엔 내가 꼭 이길 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최은영, 문학동네)

장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단편소설집이었다. 이 소설들의 화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그리고 소외된 사람들, 혹은 소외된 사람들을 대변하는 작가(글쓴이)의 목소리가 실려 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첫 소설에, 지금 내 나이대라면 알 만한 용산 참사가 등장한다. 뉴스에서 스치듯이 봤던 사건이었다. 정확한 내용은 모르는 사건이다. 이 소설로 사건을 들추어 보았다.
(이 소설에서) 그 사건에 대한 의견이 너무 극과 극이라, 당시 용산에 살았던 주인공은 담백한 글쓰기, 안전한 글쓰기를 선택한다.

삼풍백화점 사고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생기는 사건, 사고에 점차 냉담해지는 사람들을 본다. 작가님은 우리나라의 소외된 사람들에 집중했고, 그 상황을 글쓰기와 연결지었다. 나는, 사건 사고에 무딘 사람들에 집중하게 된다. 자기 일이 아니라고 너무 막 말하는 건 아닌지.
어제, 아파트 안에서 택배차에 깔려 죽은 아이가 있었다. 다들 아이 부모를 탓한다. 우리나라에 판사가 참 많다고 생각했다. 옳고 그름으로 그 사람들을 비난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일은 뭘까. 자신의 옳음을 강화하는 것 외에.
옳고 그름으로 대해야 하는 일과 공감으로 대해야 하는 일이 뒤바뀌어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삶의 많은 부분이 정치와 연관 있어서 그런가. 한쪽이 옳으면 다른 한쪽은 무조건 그른 것이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세월호 참사 10주년의 주된 모토는 ‘기억‘이었던 것 같다. 이 책에 맥을 같이 하는 글이 실려 있다. ‘기억하는 일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영혼을, 자신의 영혼을 증명하는 행동이라는 말을.‘(33쪽)

하지만 내가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써도 결국 글만 쓰는 사람이 될까, 행동하지 않는 사람이 될까 두려운 마음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 싫었어. 읽고 쓰는 것만으로 나는 어느 정도 내 몫을 했다, 하고 부채감 털어버리고 사는 사람들 있잖아. 부정의를 비판하는 것만으로 자신이 정의롭다는 느낌을 얻고 영영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79~80쪽)

있는 일을 없는 일로 두는 것. 모른 척하는 것.
그게 우리의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대하는 우리의 오래된 습관이었던 거야. 그건 서로가 서로에게 결정적으로 힘이 되어줄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방식이기도 했지. 그렇게 자기 자신을 속이는 거야. 다 괜찮다고, 별일 아니라고, 들쑤셔봤자 문제만 더 커질 뿐이라고.(150쪽)

작년 서이초 사건을 겪으면서, 학교의 불합리한 일에 더이상 입다물고 있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절대 좋은 게 좋은 게 될 리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중에도, 이 마음을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갈등이 있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평화하라고 하신 말씀에 어긋나는 건 아닐까. 그래도 가만히 있으면 사람이 죽잖아요, 라고 조용히 소리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