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의 여행 비룡소의 그림동화 136
사라 스튜어트 지음, 김경미 옮김, 데이비드 스몰 그림 / 비룡소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나의 여행](사라 스튜어트/김경미 옮김, 비룡소)

[리디아의 정원]으로 사라 스튜어트를 접하고, 우리나라에 번역된 사라 스튜어트의 책 네 권을 모두 읽었다. [도서관]을 제외하고 모두 편지글이다. 이 책은 한나가 엄마와 일주일 동안 도시를 여행하며 쓴 편지글이다. [안네의 일기] 같은 일기로 봐도 될 것 같은데, 안네처럼 가상의 인물에게 편지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주인공이 ‘일기에게‘라고 쓰면서, 일기 자체를 대상화했다는 것이다.
처음 도시를 여행하는 거라서 그런지, 자기가 지내던 곳과 비교하면서 적고 있다.

오늘은 수족관에 갔어. 물고기와 나 사이에 유리 벽이 놓여 있는 게 신기했어. 집에서 저녁 식사거리로 물고기를 잡을 때는 물고기와 나 사이에 넓은 호수가 있었는데 말이야!

물고기와 나 사이에는 횟집이 있다..고 쓰면 되려나. 인공적인 것은 (글을 쓸 때에도) 참 삭막하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을 위한 교회, 세이비어 이야기 IVP 모던 클래식스 14
엘리자베스 오코너 지음, 전의우 옮김 / IVP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을 위한 교회, 세이비어 이야기](엘리자베스 오코너/전의우 옮김, IVP)
-다북다복 10th.

처음 읽을 때는 떠오르는 교회가 있어서 괴로웠다. 이 책의 말을 빌리면, 내적여정은 없고 외적여정만 있는 교회여서다. 뭐, 모르지. 그 교회에도 내적여정이 있는지도. 그런데 그 교회를 롤모델로 한 시스템을 따른 교회를 살펴보면, 내적여정을 강조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이 교회만큼 내적여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책의 앞부분에는 내적여정과 외적여정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외적여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기 때문에 계속 물음표가 생겼다. 외적여정만 있는 교회를 교회로 볼 수 있나?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책 끝에 있었다. 아, 이런 과정이 있었다면 인정.
교회의 문턱 이야기를 많이 한다. 교회의 문턱이 낮아질 필요는 있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 번 겨우 다같이 모여 드리는 예배가 새로 오는 사람에 초점이 맞춰지는 걸 예배로 볼 수 있는지 늘 의문이었다. 그건 평일에 신앙생활 열심히 한 사람들에게나 가능한 일인데,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사는 사람들의 비율이 많으면서 외적여정을 강조하면 그게 교회인지 사회복지시설인지, 그걸 예배라고 부를 수 있는지 늘 고민이었다. 낮아진 교회 문턱으로 새신자(제자를 삼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서)가 많이 늘었나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고, 기존 신자들의 신앙도 떨어지게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원인을 이 책에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사람들이 복음을 거부하는 까닭은 우리가 한 사람의 본질인 은사를 끌어내기보다 여태껏 사람들을 선하게 만들려 했고, 사람들이 각자 의무를 다하도록 독려하려 했으며, 사람들에게 새로운 짐을 지웠기 때문입니다.‘(76쪽) 외적여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에만 신경을 쓴 것이다. 선하게 만들기, 의무, 새로운 짐. 내적여정이 있으면 행동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을 못 믿는 게 아닐까.

우리가 교회(the Church)로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까닭은 내주하시는 교회의 주님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타인을 그분의 임재 속으로 불러들이지 못하는 까닭은 우리 자신이 그분의 임재를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순간의 하나님(the moment God)과 함께 서 있는 대신, 수많은 길을 달려 내려온다.(125쪽)

하나님의 부르심을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 듣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도 신선했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그게 부르심이 된다는 것을 잊고 산 게 오래되어, 아니,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내 한 몸 건사할 수 있는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직업 선택 기준은 아이들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경제력이 우선이었다. 가르치는 게 좋았다는 부수적 이유도 있었지만, 지금도 아이들을 사랑하지 못하는 내가, 이 직업을 가지고 사는 것을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볼 수 있나 하는 생각을 한다. 기독교사대회에서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은혜가 없었다면, 진작 도망가고도 남았을 거다. 독서모임에서 이 얘기를 했을 때, 내게 책임감이 있다고 해주셔서 위로가 됐었다.
한 가지,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것과 성령님의 조명하심으로 깨닫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을 텐데, 많은 사람들이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성령님의 조명하심으로 깨달았다고 할 때, 그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대표적인 게 내적치유고, 나는 이 부분을 아직도 잘 모르겠다.

우리가 사람들을 변화시킬 필요는 없다. 있는 모습 그대로의 사람들 곁에 있으면 된다. 우리 자신에 관해서도, 우리는 우리를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이 필요한 게 아니다.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 주고 곁에 있어 줄 사람들이 필요할 뿐이다. 은사는 이렇게 끌어내진다. 소통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성령께서 만남의 공동체 안에 계시고, 그 공동체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지 발견한다.(277쪽)

외적여정의 핵심이다. 내가 뭔가 해서 복음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고, 무익한 종이다. 진짜 좋아하는 일은, 주변에서 아무리 고생한다고 말을 하더라도 고생하는 것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그게 나에게는 반주고, 독서모임이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영적 지도자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영적 권위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말이겠고, 손수 겸손의 모범을 보이며 분별력을 가지고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고든 목사님이 대단해 보였다. 한 가지 궁금했던 건, 외적여정으로 프로젝트 사업을 벌이면서 그 사업이 실패인지, 노력이 필요할 때인지 어떻게 분별했을까 하는 점이다. 해마다 학급경영을 하며 새롭게 시도하는 것들이 있는데, 때로는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해만 시도하고 그만둔 것들이, 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인상적이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 것 같아서다. 눈에 띄는 결과물이 안 보이면 곧잘 실망하게 되는데, 사업의 유지 여부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을지 궁금하다.
내가 생각하는 교회란 같은 신앙을 고백하는 공동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수정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그 ‘같은 신앙‘이 어떤 신앙인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표현되는 신앙으로 성장하는 공동체였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품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어의 집 - 불을 켜면 빵처럼 부풀고 종처럼 울리는 말들
안희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어의 집](안희연, 한겨레출판사)
-부제: 불을 켜면 빵처럼 부풀고 종처럼 울리는 말들

며칠 전, 우연히 이 책에 대한 기대평을 발견했다. 무려, 2021년 12월 30일에 썼다. ‘시 쓰고 싶은 사람들이 보고 싶은 책이겠네요. 비문학적 단어를 어떻게 문학적으로 만나는지 궁금한 이야기입니다.‘라고. 실제로도 이 책은 기대평에 걸맞는 내용이다. 아는 단어도 있지만, 모르는 단어가 훨씬 많다. 이를테면 이런 내용이 있다.

그로부터 며칠 뒤 ‘버력‘이라는 단어를 만났다. 광석을 캘 때 광물이 섞여 있지 않아 쉬이 버려지는 돌멩이. 바다에 방파제를 만들 때 기초를 다지기 위해 물속 바닥에 집어넣는 잡다한 돌멩이. 정신이 번쩍났다. 나의 하루하루가 그렇게 버려지는 돌멩이라면, 아니 나 자신이, 내 존재가 그렇게 잡다하게 취급되는 돌멩이라면 어쩌지.(71쪽)

단어 하나를 파고드는 것, 문학작품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일일 거다. 모래 속 진주를 찾듯이, 이 단어, 저 단어 중에서 마땅한 말들을 골라낸다. 그리고 단어를 삶으로 살아낸다. 그런 단어들이 모여서 내공을 쌓고 좋은 작품이 된다.

밑줄 친 부분이 많았지만, 독서기록으로 엮어내기에는 내 글솜씨가 부족하다. 책에서 가장 마지막에 밑줄 그은 부분을 소개한다.

살아 있는 한 끝은 영원히 유예된다.(260쪽)

개인적으로는 단어보다 낱말이라는 말을 더 좋아하는데, 글쓴이는 왜 단어라는 말을 썼는지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짜 투명인간 신나는 새싹 13
레미 쿠르종 글.그림, 이정주 옮김 / 씨드북(주)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짜 투명인간](레미 쿠르종/이정주 옮김, 씨드북)
-제19회 앵코륍티블*** 수상작

3학년 2학기 국어책에 나온다(고 되어 있다.). 작년에 했지만 1학기인지 2학기인지까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 아마도 감각적 표현 하면서 다룬 것 같은데, 감각적 표현으로만 다루기에는 좀 아까운 내용이다. 앞뒤 내용 잘라먹고 가운데 부분만 나오는데, 2학기에 수업할 때는 책 전체 내용을 읽어줘야 되겠다 싶다.

엄마가 피아노 선생님이지만 피아노 치기 싫어하는 소년이, 시각장애인 피아노 조율사와 만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소년 에밀은 투명인간 책에 푹 빠져 있었는데, 소년의 질문과 조율사의 답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면 제가 투명인간이어도 알아채실 수 있어요?˝
˝에밀, 넌 나에게 투명인간이란다.˝

아,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다. 그리고 에밀이 조율사를 위해 세상의 것들을 보여주고 싶어 여러가지 선물을 준비하며 피아노 실력이 향상된다. 맨 마지막 장면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다. 궁금하신 분은 읽으세요.

***앵코립티블 상(Le prix des incorruptibles): 프랑스 아동청소년 문학상
👉정보: http://www.hanjak.or.kr/2012/idx.html?Qy=member1&nid=11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저 클럽 웅진책마을 98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불키드 그림, 김선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루저 클럽](앤드루 클레먼츠/김선희 옮김, 웅진주니어)

올해는 앤드루 클레먼츠를 파볼 계획이다. [프린들 주세요]에서 이 작가님에게 반했다. [위험한 비밀편지]도 괜찮았다. 이 책도 좋다.

이 책은 책을 사랑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그런지 소제목도 책제목이고(뒤에 작가의 말에서 읽었다.), 책이 매우 많이 언급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책들도 언제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기진맥진하고 머리도 멍했다.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았다. 이야기 속에 풍덩 빠져 있고 싶었다. 위대한 책 안에 완전히 혼자서 말이다.(24쪽)

책을 읽는 것만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110쪽)

마음 한구석에서 지난 토요일에 아빠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책 속에 숨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였다. 앨릭은 그게 바로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앨릭은 책 속에 계속 숨어 있고 싶었다.(130쪽)

책을 읽는 건 그 누구도 자신에게 말을 걸거나, 귀찮게 하지 못하도록 막아 주는 방패였다. 잡생각이 들지 않는 자기만의 공간에 꼭꼭 숨는 행동이었다.(311쪽)

아직까지는 앨릭처럼 책 안에 파묻히고 싶다. 책가방 독서모임 할 때마다 말하는 거지만, 책 읽고 피아노 치고 놀면서 지내면 좋겠다. 그런데 이 책에서 책은 현실이 아니라고 한다.

처음에는 꿈 같았지만 곧 현실이 되었다. 가만히 앉아서 공상만 하지 않고 실제로 움직인 것이다. 그때 앨릭은 자기 삶의 주인이 되었다. 자기가 직접 움직여 경험한, 자기만의 순간이었다. 그 순간은 누군가 지어낸 책 속 이야기가 아니었다.(167쪽)

책은 늘 그 모습 그대로 있다. 단어 하나하나 똑같은 순서로 나란히 줄을 서서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책은 무척이나 믿음직하고 아주 질서 정연하다.
‘책은 현실하고 하나도 비슷하지 않아.‘(302쪽)

현실을 살아내려면 결국 현실과 부딪혀야 한다. 이 책은, 언제까지 책 속으로 도망치기만 할 거냐고 묻는 것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