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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집 - 불을 켜면 빵처럼 부풀고 종처럼 울리는 말들
안희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1월
평점 :
[단어의 집](안희연, 한겨레출판사)
-부제: 불을 켜면 빵처럼 부풀고 종처럼 울리는 말들
며칠 전, 우연히 이 책에 대한 기대평을 발견했다. 무려, 2021년 12월 30일에 썼다. ‘시 쓰고 싶은 사람들이 보고 싶은 책이겠네요. 비문학적 단어를 어떻게 문학적으로 만나는지 궁금한 이야기입니다.‘라고. 실제로도 이 책은 기대평에 걸맞는 내용이다. 아는 단어도 있지만, 모르는 단어가 훨씬 많다. 이를테면 이런 내용이 있다.
그로부터 며칠 뒤 ‘버력‘이라는 단어를 만났다. 광석을 캘 때 광물이 섞여 있지 않아 쉬이 버려지는 돌멩이. 바다에 방파제를 만들 때 기초를 다지기 위해 물속 바닥에 집어넣는 잡다한 돌멩이. 정신이 번쩍났다. 나의 하루하루가 그렇게 버려지는 돌멩이라면, 아니 나 자신이, 내 존재가 그렇게 잡다하게 취급되는 돌멩이라면 어쩌지.(71쪽)
단어 하나를 파고드는 것, 문학작품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일일 거다. 모래 속 진주를 찾듯이, 이 단어, 저 단어 중에서 마땅한 말들을 골라낸다. 그리고 단어를 삶으로 살아낸다. 그런 단어들이 모여서 내공을 쌓고 좋은 작품이 된다.
밑줄 친 부분이 많았지만, 독서기록으로 엮어내기에는 내 글솜씨가 부족하다. 책에서 가장 마지막에 밑줄 그은 부분을 소개한다.
살아 있는 한 끝은 영원히 유예된다.(260쪽)
개인적으로는 단어보다 낱말이라는 말을 더 좋아하는데, 글쓴이는 왜 단어라는 말을 썼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