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복음이다](feat. 책가방 8기)

📚소감
라은성 목사님 책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번째 책은 [이것이 개혁신앙이다]인데, 겁나 두꺼운 책이다. 이 책 읽으면서 그때 읽었던 느낌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이 책은 설교집 같은 느낌도 있다. 각 시대별로 한 명씩 선택해서 18세기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교회사의 답을 청교도에서 찾은 저자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뒤에 익힘문제가 있어 책의 내용을 한 번 더 되짚어볼 수 있게 하는 구성도 괜찮았던 것 같다.
책가방 8기의 주제는 ‘역사‘다. 나는 교회사를 선택했고, (우리 교회 전도사님의 추천을 받아) 이 책을 추천했다. 교회사를 알고 싶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목적 그대로, 교회사를 배우고 싶었다. 현재에도 과거처럼 교회의 역사가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을 테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원하는 내용은 아니었다. 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교회사를 알고 싶었는데, 이 책은 사람을 중심으로 전개가 된다. 속사도 교부 중 폴리캅, 이레니우스, 루터, 칼빈, 조나단 에드워즈 등등 한 번쯤 들어본 인물도 있고, 처음 듣는 인물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공부하듯 읽었던 것 같다.

📚독서모임+하지 못한 이야기

독서모임 시즌8이다. 이쯤 되면 굳이 책 내용을 파는 독서모임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책을 못 읽고 오신 분들도 있으셨고. 발제는 특별히 준비하지 않았다. 발제 두 가지만 해도 시간이 오버되기 일쑤여서, 이번에도 두 가지 발제를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으나 결론적으로는 하나만 가지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이미 시즌8까지 오신 분들이라, 특별한(?) 진행 방향이 없어도 술술 잘 이야기하시기 때문이다. 너무 준비를 안 했나. 아, 이 이야기를 자세히 쓰는 것은 내가 추천한 책이어서 내가 진행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할 말을 반도 안 했다.ㅋㅋㅋㅋㅋㅋㅋ 내 할 말은 여기서 적어보는 것으로. 시간 관계상 아마 다들 할 말을 삼키시지 않았을까.

📌발제: 신앙의 색깔을 가지고 있나요?(신앙이란 무엇인가요?)
신앙생활과 종교생활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며 물꼬를 틀어주신 소현학사님께 감사. 신자들이 자기 자신에게 속아 넘어갈 수 있는 장치(종교생활)를 교회가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교회는 신앙이 좋을 수밖에 없는 대본을 가지고 있다는 말에 공감했다. 사실상 교회 내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신앙생활이 아니라 종교생활 아닌가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하려면 교회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교회의 역할에 대한 질문이 필연적으로 나오게 된다.
교회의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복음을 제시하는 것보다 교회에 적응을 돕는 데 치중하는 교회의 시스템. 독서모임에서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전에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야기 중에 장로고시를 치게 되면서 목사님과 공부하던 장로님이 신앙생활 수십 년 했지만 그제야 복음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요즘 안 믿는 분들이랑 성경읽기 모임하면서 내가 설명을 올려드리곤 하는데, 설명을 적으면서 내가 성경에 얼마나 무지했었나를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성경을 숲의 관점에서 보게 되기도 하고, 여러 모로 내게 유익이 되고 있다. 이 모임을 통해서 성경을 더 조망하게 될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 해석은 목회자에게 검증을 받아야 한다 하더라도, 성경을 탐구하는 시간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에서 이런 모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목사님 설교 나눔도 좋지만 말이다.
교회의 역할은 자연히 교회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 그렇다면 목회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목회자의 역할‘ 하면 나는 항상 아빠가 해주신 말씀이 생각난다. ˝목회자는 세 가지 준비를 항상 하고 있어야 한다. 설교 준비, 짐 쌀 준비, 죽을 준비.˝ 처음에는 목회자의 자질이랄까, 신앙적 고민에 대한 이해와 공감, 가르침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신앙적 고민을 손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교회 여건이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교회도 많을 것 같다. 목사님이 물어보셔도 교회 밖 사람들에게 더 많이 마음을 열지, 일주일에 한 번 보는 관계에서 경계를 풀기란 쉽지 않고 말이다. 교회의 역할이 교회 지도자의 역할로 옮겨가는 것을 보니, 이 책이 왜 신자의 역사처럼, 사도행전을 뒤잇는 역사처럼 쓰였는지 이해가 되었다. 왜 교회 지도자의 역사처럼 쓰였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러면서 얼마나 목회자를 위한 기도에 소홀했던가를 생각했다.

‘이 책에서 마음에 남는 사람은 누구인가요?‘라는 발제도 생각했었는데, 다루지는 못했다. 나는 특별히 마음에 남는 사람은 없었지만, 루터 이전에 그 암흑의 시기에도 하나님이 남기신 사람이 있어서 진리를 알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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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수제자 파란 이야기 12
이유리 지음, 임나운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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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잘 살펴보면 태권도에 대한 책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태권도에 대한 책만은 아니다. 태권도를 하는 소녀가 누군가? 북한에서 왔다.


통일교육을 하는 데 적절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학년 대상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도덕 시간에 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와닿지 않는 수업보다, 이 책 한 권으로 탈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말만 통일이라고 외치기보다, 이런 책 한 권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 제대로 된 통일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파친코] 생각도 났다. 우리나라 사람도, 일본인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의 재일동포처럼, 북한에서도, 남한에서도 소속되지 못한 느낌을 잘 풀어냈다. 남북한 어디에나 존재하는 비리도 잘 엮어냈다. '아빠가 틀렸다. 남한도 북한도 결국 똑같았다. 공정하게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그런 세상은 어디에도 없다.'(140쪽)


이 책의 결말이 현실이 되면 좋겠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위즈덤하우스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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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남아 있는 나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4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송은경 옮김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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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나날](feat. 고질독 20기)

📚소감
‘스티븐스=과거의 나‘라고 생각했다. 도장깨기하듯 여행하는 스타일도 그렇고, 집사의 품위를 자신의 존재 가치라고 여긴 부분도 성취에서 존재 가치를 찾았던 과거의 나 같았다. 전형적인 ISTJ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어서 흥미롭게 봤다. 스티븐스와 나의 차이는 스티븐스는 끝까지 우직하게 갔다는 것, 나는 중간에 융통성이라는 물꼬를 틀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스티븐스의 삶과 내 삶 중 어떤 것이 더 풍요롭거나 좋았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스티븐스는 프로 정신을 선택했고, 나는 긴장 완화를 선택했다.

📚질문 만들기
1. 작가 조사
2. 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 총량을 알고 있나요?
3. 품위가 뭔가요?
4. ‘문제‘라고까지 부풀릴 일일까요?
5. 나의 여행 스타일은 어떤가요?
6. 같은 업무 지시를 여러 번 듣는다면?
7. 스티븐스의 선택,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8. 야망이나 포부가 있나요?
9. 찬성할 수 없는 일이 있을 때 나의 반응은?
10. 정신적 긴장을 풀 때 사용하는 방법은?
11.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가 있나요?
12. 스티븐스의 품위와 해리의 품위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13. 비판적 태도와 충성심은 함께 존재할 수 없나요?
14. 스티븐스의 무관심, 어떻게 생각하나요?
15. 농담으로 스티븐스의 품위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독서모임

📚인물탐구
📌스티븐스: ‘위대한 집사‘에 인생을 걸었던 사람
👉내 안의 ‘스티븐스‘는?
스티븐스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떠오른 생각은 ‘한 우물‘이었다. 스티븐스는 ‘위대한 집사‘라는 한 우물을 팠다. 내가 판 한 우물은 반주이다.
스티븐스와 비슷한 점이라면 감정 억압이다. 지금은 감정을 표현하려고 하는 편이지만. 감정을 절제하면서 살아왔던 세월이 길었다.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 사건으로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감당하는 게 너무 버거워서 자연스레 감정에 거리를 두게 되었다. 감정을 충분히 느끼는 것보다 나 자신을 통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금도 감정을 논리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다.
📌켄턴 양: 스티븐스에게 밀당을 시도했으나 밀려났던 사람
어쩌면 켄턴 양은 스티븐스와 마지막으로 만나면서 스티븐스를 사랑했던 마음을 떠나보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켄턴 양이 흘리는 눈물에 복합적인 감정이 담겼을 것 같다.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 보내는 시원섭섭함이랄까. 하지만 스티븐스는 그제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시간을 돌릴 수 없는 이 순간에 와서야 ‘실제로 그 순간 내 가슴은 갈기갈기 찢기고 있었다.‘
켄턴 양의 업무적인 특징으로 보자면 스티븐스처럼 일을 잘하고, 불의에 못 참으나 현실에 순응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지만, 이 소설에서는 스티븐스가 보는 켄턴 양을 설명하고 있으니 스티븐스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한줄 정리를 했다.
다른 고질독 분이 [동백꽃]의 ‘점순이‘라고 해서 빵 터졌다. 정말 딱 맞는 인물이다.
👉내 안의 ‘켄턴 양‘은?
불의에 못 참는 것 같아 보이나 현실에 순응하는 부분이 아무래도 좀 많이 닮았다.

📚질문
📌‘품위‘란?
내가 뽑은 두 번째 질문 ‘품위란 뭔가요?‘가 생각난다. 그때 나는 스티븐스처럼 직업적인 품위를 생각하고 글을 썼다. ‘교사의 품위는 수업에서 나온다.‘ 스티븐스 같은 모습을 여기서도 볼 수 있는 게, 스티븐스는 ‘위대한 집사‘를, 나는 ‘교사‘라는 점만 다를 뿐, 직업적인 부분에서의 품위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인간 스티븐스의 품위를 생각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나에게 적용시켰을 때, 나에게 ‘품위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니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면 질문을 바꿔서, ‘나는 어떤 품위를 가진 사람이기를 원하는가?‘를 곰곰이 생각했더니, 이때까지 살아온 나를 살펴보면 ‘최선을 다하는 삶‘을 품위로 생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최선‘이 걸렸다. 나는 늘 최선을 다해야 하는 긴장 속의 삶을 살았는데, 품위란 긴장 속에 갖춰지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늘 최선을 다하지 못하기도 하고. 그렇다면 품위는, ‘애쓰지 않아도 드러나는 인격‘이라고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반주를 오래 해서 자동적으로 할 수 있는 반주처럼, 애쓰고 애쓰다 보면 애쓰지 않아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는 생각에서다. 다른 고질독 분의 ‘그럼에도 지금은 애써야 하는 단계‘라는 말에는 공감했다.
📌나의 신념은?
고질독에서 신념을 주제로 [앵무새 죽이기]와 [남아 있는 나날]을 읽었다. 내 신념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적당하게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 ‘한 번 시작한 것은 끝까지 한다.‘를 말했지만, 마음이 썩 들지는 않았다.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맹목적 신념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스티븐스는 아이히만 같은 인물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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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하퍼 리 지음, 공진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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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고난주간 동안 [파수꾼]을 읽었다.

나는 [앵무새 죽이기]도 좋았지만, [파수꾼]도 나쁘지 않았다. [파수꾼]은 [앵무새 죽이기]보다 별로라고 하는 말들이 무성해서, 과연 그런가 하고 읽었다. 애티커스 핀치가 달라지는 게 싫어서 안 읽는다고 하는 사람도 보았는데, 애티커스가 나이가 들어 판단력이 흐려져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티커스는 달라지지 않았다. [앵무새 죽이기]에서는 스카웃이 부모님을 신격화하는 발달단계를 지났던 것이고, [파수꾼]에서는 스카웃이 애티커스의 이면을 보면서 신의 자리에서 떨어진 것뿐이었다. 스카웃이 아버지를 보는 관점이 달라진 것뿐이다. 스카웃이 아버지를 다르게 바라보는 시기가 너무 늦었던 게 흠이라면 흠인데, 그렇게 많은 책을 읽고서도 왜곡된 성 지식으로 오랫동안 지냈던 걸 생각하면(그 시대에 제대로 된 성교육 책이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스카웃의 파수꾼이 오랫동안 아버지를 신처럼 왜곡하여 보게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관점을 보여주지 않고 스카웃을 교육하여 스스로 관점을 선택하게 만든 애티커스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관점대로 보기를 가르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번역상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전 세계에서 이 책을 두 달 내에 동시에 번역하여 내놓으려면 어쩔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앵무새 죽이기]에서 캘퍼니아가 젬을 왜 미스터 젬이라고 불렀는지 이 책의 작품해설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인물 한줄정리
✔️잭 삼촌: 스카웃이 현실을 직시하도록 도움을 준 인물
✔️헨리: 쓰레기에서 벗어나고 싶은 야망을 가진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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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나 표지는 내 취향이 아니지만, 앤서니 브라운 책이라서 뽑아 들었다.-작가를 안다는 건 이래서 중요하다.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라는 걸, 뒤에 있는 설명을 보고 알았다. [방구석 미술관]에서 프리다 칼로를 접한 적이 있어 마냥 낯선 이름은 아니었다. 중간에도 칼로를 연상할 수 있는 그림이 나왔는데, 그 순간에는 그 그림에서 칼로를 떠올리지 못했다. ‘[방구석 미술관]에 칼로가 소아마비를 앓았다는 내용이 나왔던가?‘ 워낙 다양한 작가의 정보를 순식간에 집어넣어야 했던 책이라, 있었다 하더라도 금세 까먹었을 거다. 다시 찾아봐야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유로운)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유아들에게 적합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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