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보게 되는 비빔면 레시피. 많이 찾아봤고 많이 해봤고 많이 망해봤고 많이 실망하다가 올해 드디어 딱 마음에 드는 레시피 발견. 이제 비빔면 레시피는 더 이상 찾아다니지 않을 것 같다. 소위 맛있다는 비빔면 레시피에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분은 사이다를 넣으라거나 사과를 갈아 넣으라는 것인데, 비빔면 하나 만들자고 굳이 슈퍼에 나가 사이다를 사오고 싶지는 않으며, 남은 사이다 또한 내가 마실 수도 버릴 수도 없으니 미리 머리가 아프다. 사과 역시 마찬가지. 한여름에 사과라니. 지금 시중에 도는 사과는 모두 늦가을 수확한 부사를 (벌레가 먹지 않고 상하지 않도록) 농약물에 담가 정성스럽게 코팅하여 보관한 것들인데 제철도 아닌 사과를 굳이 사다가 갈아서 넣고 싶은 마음은 역시 들지 않는다.
따라서 이 레시피에는 사이다도 사과도 심지어 양파도 들어가지 않는다.그리고 무엇보다 비빔국수를 먹고 나면 뒷맛으로 남는 오랜 여운의 짠맛이 이 레시피에서는 확실히 없다. 고추장이 보통의 비빔면 레시피에 비해 적게 들어가서가 아닐까. 분량은 여성 2-3인분 정도.
고추장 2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식초 2큰술, 레몬즙 1작은술
설탕 1큰술, 매실청 1큰술
간장 1작은술
물 1큰술
참기름 1큰술
다진파 1큰술
나는 톡 쏘는 아린 맛을 원해서 추가로 다진마늘 1큰술을 넣었는데, 넣지 않는 편이 역시 가볍고 산뜻하겠다.

아무래도 샐러드 책에 나오는 레시피다 보니 산뜻하고 요즘 사람들 입에 딱 맞다. 작년에 사두었던 책인데 올해서야 제법 들춰보고 있다. 이 책에는 달걀 노른자 대신 마요네즈를 넣어 만드는 시저 드레싱이
나온다. 무려 안초비도 없어도 되는! 시저 샐러드 한 번 해먹자고 달걀씩이나 굳이 까지 않아도 되고 일반적으로는 구하기도 어려운
안초비 때문에 괜히 마음 쓰지 않아도 되니 참 좋은 일이다.